파란 하늘과 도망치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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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전화가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깊은 밤 전화를 받은 지카라는 현재 신주쿠 제일병원에 교통사고로 입원했다는 아빠 소식을 듣게된다.

연극배우인 아빠가 최근 시어터 미티어의 극장에 서기 위해 늦은 밤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교통사고까지 겪을정도로 무리를 했을 줄이야.

걱정 가득한 마음을 안고 병원을 가던 지카라도, 엄마인 사나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게 하나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빠의 옆에 시어터 미티어에 함께 출연하는 여배우도 있었다는 사실을.

유명 여배우와 무명의 남배우 둘의 교통사고 소식을 가만 놔둘 매스컴이 아니었다.

특히 '쌍방불륜'으로 둘 다 유부남, 유부녀였을 경우는 더더욱!

최근 둘의 사이가 가까웠다는 동료들의 증언을 지켜보며 사나에는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보다 더한 배신이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뒤 남편이 조용히 병원을 퇴원해 잠적해버린 것이다.

사나에는 남편이 종적을 감춘 뒤로 행방을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남편을 찾는 사람들은 그 흔적을 사나에와 자카라가 사는 집에서 찾으려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리는 데다 외출하려고 밖에 나가면 모르는 사람이 "이야기 좀 들려주십시오."하고 갑자기 말을 걸어 오기도 했다.

지카라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었다.

이런 암흑 속에서 사나에는 한가지 돌파구를 찾는데, 그것은 도쿄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나에와 지카라는 시만토, 이에시마, 벳푸, 센다이로 도피여행을 하게 되었다.

처음 도착한 도피지는 시만토였다. 시만토는 사나에의 친구 세이코가 있는 지역으로 사나에가 걱정된 세이코가 자신과 함께 당분간 지내자는 제안을 해주어 가게된 곳이었다.

때마침 지카라의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갔고, 사나에는 여름방학 한 달이 뭔가를 바꿔 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시만토로 왔지만 도쿄에서 자신들을 따라온 사람들이 있었고 사나에는 지카라의 손을 잡고 두번째 도피지인 이에시마로 떠나게 된다.

이에시마는 언덕길과 골목길로 이루어진 섬으로 한창 수영대회 여파로 타지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지카라는 섬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올라가 바다의 깊은 파랑을 배경으로 급경사면에 집이 빽빽히 늘어선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때 골목에서 올라오던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여자아이의 이름은 유메로 서스름 없는 성격 덕분에 지카라와 금세 친해지게 됐고 둘은 서로의 가족사를 이야기 할 정도로 마음을 터 놓는 사이가 된다.

유메는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셔서 현재 엄마와 둘이 살고 있었는데, 지카라의 사정을 듣고는 아빠가 없는 상황은 똑같다며 별일 아닌 듯 지카라를 위로해 주었다.

어느덧 여름방학이 끝나고 지카라는 도쿄에 있는 학교에 등교를 하기 위해 이에시마를 떠날 채비를 했다. 유메의 배웅을 받으며 엄마와 함께 이에시마를 나온 지카라는 또 아빠 이야기를 들먹거리며 따 시킬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기 싫어서 엄마에게 사실대로 따 당한 이야기를 한 후 도쿄말고 다른 지역으로 가보자고 부탁했고, 눈물을 글썽이던 사나에는 울음기를 멈추고 벳푸로 발걸음을 돌렸다.

벳푸는 온천 위에 떠 있는 마을로 예전에 지카라가 태어나기 전에 사나에와 겐(남편)이 극단 공연하러 왔었던 곳이었다. 지카라를 위해서라도 더이상 도망가지 않고 이 곳에 정착하기 위해 사나에는 모래덮기 일을 시작하며 으쌰으쌰하지만... 하필이면 방송국에서 모래찜질 일터를 찍으러 벳푸로 왔고 사나에의 정체를 또 들켜버리고 만다. 게다가 여배우의 아들 유토까지 지카라 앞에 나타나 으름장을 놓는데...

사나에와 지카라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남편 겐은 살아있는지.. 살아있다면 숨어서 왜 안나타나는지, 유토는 무엇 때문에 지카라 앞에 나타난건지... 읽을수록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지는 '파란 하늘과 도망치다'.

사나에와 아지카라가 도피여행을 하면서 겪은 만남, 이별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들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고 자꾸자꾸 응원하게 됐다.

앞으로는 꽃길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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