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의 품격 - 평범한 순간에서 비범한 생각을 찾는 신개념 영감 수집법
이승용 지음 / 웨일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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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의 품격이라니 제목이 흥미롭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헛소리는 실속 없고 미덥지 아니한 말로 정신없이 중얼거리는 말이다. 품격은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를 말한다. 평범한 순간을 비범한 순간으로 바꾸어 내는 마법 같은 아이디어를 저자는 헛소리에서 주워 담았다. 이 책은 우리가 던지는 헛소리들이 빛나는 똑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례들을 보여준다.

이름 짓기는 가장 중요한 경쟁전략 중 하나이다. 효과적인 네이밍은 익숙한 대상을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유니클로가 히트텍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면서 내복을 입는 행위는 올드하다고 느꼈던 사람들이 내의를 챙겨 입게 되는 변화를 가져왔다. 다양한 발열 내의가 겨울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인식의 변화에 이어 생활까지 바꿔줌으로써 에너지 절약의 일환이 되었다. 명칭이 바뀐다고 세상이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유의미한 변화의 첫걸음이 되는 사례들이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에서 촉을 세우는 간편하고도 유용한 방법은 메모다. 주변의 모든 게 꼭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어떤 것이 '뉴턴의 사과'처럼 나를 자극할지는 함부로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소소한 대화를 성실하게 모은다. 별것 아닌 농담마저 소중하게 수집한다. (p215)

가벼운 말장난이나 엉뚱한 농담까지도 수집하고, 평범한 것들을 평범하지 않게 바라보는 저자의 자세를 통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공식을 세울 수 있다.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무해하면서도 유쾌하고, 어이없으면서도 뼈가 있는, 가벼우면서도 곱씹을수록 기분 좋아지는 헛소리를 고품격 헛소리라고 부르고 이를 추구하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어떤 말도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듯이 요리조리 응용해 보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말장난이 더 이상은 무용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스스로의 한계선을 긋지 않는 태도, 정해진 기준선을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노력은 우리 인생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 줄 것이에 틀림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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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 - 2023 전 세계를 뒤흔든 빅이슈의 탄생
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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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ChatGPT.

ChatGPT는 GPT로 만든 채팅 서비스, 일종의 대화형 인공지능이며, GPT는 유창한 솜씨로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합니다. 2022년 12월 대중에 공개된 ChatGPT는 사람이 질문을 하면 대답을 되돌려주는 간단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ChatGPT는 OpenAI 사에서 2020년에 만들어진 기술이라는 점이었습니다. 2년 전에 만들어진 기술을 보면서 전 세계의 기업인, 미래학자, 사회학자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세상을 향한 경고를 던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최근 뉴스로 접한 ChatGPT에 대해 막연한 호기심과 경계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OpenAI 사에서는 이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GPT-4를 2023년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디바이스만을 통해 어느 곳에도 존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대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초고성능 인공지능이 일상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편리함에 대한 긍정적인 상상보다는, 인간이 그저 인공지능에게 직관과 재능이라는 고유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존재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현실입니다.

IT 분야 종사자들만이 이용하는 인공지능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책에서 소개된 예시 속에는 교사, 공무원, 농업인, 디자이너, 심지어 인공지능 시대에 절대 영향이 없을 것으로 손꼽히던 직업인 성직자도 AI의 도움을 받아 ChatGPT를 일상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ChatGPT의 도움을 받아 책을 기획하였고 이 책의 한 페이지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작성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장인은 항상 최고의 도구를 고집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문가 집단 내에서도 남들보다 전문성이 더 뛰어난 사람들일수록 AI라는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사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된 것도, 대법원 사법 정책 연구원들의 판사들이 AI가 사법 시스템에 침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대형 병원들이 루닛과 같은 AI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도 다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AI가 사람보다 똑똑해지는 시점을 기술적 특이점이라고 합니다. 이 시점부터 AI가 인류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영원히 AI를 따라잡지 못하게 됩니다. 블랙홀의 특이점에서는 물리법칙이 성립하지 않듯이, 기술적 특이점 이후 우리의 사회에서도 기존의 지식과 법칙이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ChatGPT는 AI, 즉 빅데이터를 학습하며 세상의 이치를 수학적 패턴으로 분석하는 도구입니다. ChatGPT의 제작자들은 다양한 출처의 엄청난 정보를 수집하여 학습에 활용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상적인 대화, 과학논문, 정보를 담은 여러 문서들이 수집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 자연어의 문법적 구조, 인류가 쌓아 올린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함께 습득하게 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ChatGPT의 지식수준은 전문가보다 얕고 비전공자보다는 깊으며, 그 지식의 범위가 말도 안 되게 넓습니다. 그렇기에 ChatGPT를 지식의 깊이에서 압도할 수 있는 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하면 ChatGPT는 대부분의 일반인보다 똑똑하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가 네이버, 구글 등의 검색엔진을 활용해 정보를 얻으려면 검색하려는 키워드를 설계하고 입력한 뒤, 무수히 많은 검색 결과 중 최적의 정답을 찾는 탐색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ChatGPT는 질문받는 즉시 전문적인 수준의 답변을 제공해 줍니다. 질문 과정에서 약간의 요구 조건을 덧붙이면 사용자에게 꼭 맞는 정보를 바로 던져줍니다. 이러한 정보 탐색과정은 지금까지의 정보 탐색 체계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여, 정보 검색의 패러다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구글 CEO는 코드 레드를 발령하며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를 두고 '구글의 종말' 등의 헤드라인 뉴스가 나오고, 대중들과 기업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고 합니다.

단, ChatGPT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지는 않으며, 과거에 수집하여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AI입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 정보를 알고 있어야지만 대답이 가능한 정보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합니다. 또한 실제로 ChatGPT에게 저자가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담은 예시들을 많이 소개해 주었는데,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은 채 ChatGPT에게 영화 시놉시스나 시나리오 등을 요청하면 내용이 밋밋하고 재미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아직 인공지능이 자신의 발화를 통해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어떤 발언이 재미를 유발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정보를 학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자연어처리 인공지능 연구방향은 아직까지 성능 향상 쪽으로 치우쳐 있어, 한동안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자극하거나 재미를 느끼도록 전반적인 스토리를 설계하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이와 같이 저자는 책 전반에서 ChatGPT를 활용한 창작활동 중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콘텐츠 제작, 작문, 사람을 설득하는 논리 설계, 그림 그리기 등의 방면에서의 ChatGPT 활용방안과 그 한계를 설명합니다. 또한 ChatGPT가 국어, 영어, 수학, 코딩 공부 영역에서는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사,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등의 전문가들과 비교했을 때는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상세히 다룹니다. ChatGPT가 어떠한 방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우수함을 지니고 있는지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인류가 인공지능발달에 대한 미래의 대비책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개인적으로 ChatGPT의 실제 답변들을 통해 우수함과 한계를 파악하는 책 속의 내용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막연히 AI에 대한 반감과 경계를 갖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이러한 기술을 내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어떤 분야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나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인간과 사회 전체는 기술의 변화와 경제 상황의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새롭게 급부상할 여러 직업적 기회를 붙잡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도 해야 할 것이며, AI나 데이터 과학, 자연어 처리 등 전문지식을 습득하거나 AI 시스템과 함께 업무를 처리해나가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는 인간만의 성역일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것은 인류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AI를 나를 위해 일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자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인정하고 급류 위에 미리 조각배를 띄워 가라앉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큰 기회가 따라올 것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채팅형 AI가 유용한 업무 파트너나 조언자로만 남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극도로 발전한 AI가 일상의 말동무가 되어준다면 좋겠지만, 거기에 만족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될 것 같아 두렵다고 합니다. 어떠한 기술적 격변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놓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ChatGPT는 편리한 미래를 향한 첫 도약일까요, 인류의 마지막을 향한 작별 인사일까요? ChatGPT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더 높여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볼,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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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 - 거장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이종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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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한 파블로 피카소는 역사상 가장 많은 미술품을 남긴 화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20세기 초반 스페인에서 탄생한 피카소는 예술가로의 수명이 상당히 긴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대 전반에 천재 화가로 호평을 받았던 그는 91세까지 현역으로 화가, 조각가 등 예술의 길을 걸었고,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졌던 인물입니다. 예술 분야에서 천재라는 호칭이 따라 붙는 피카소는 그만큼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붓놀림이 빨라서 짧은 시간에 많은 작품을 만들어내서 유화, 소묘도 상당하고 스타일 역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면서 활동을 했습니다.

고향 스페인에서 파리로 옮긴 후 피카소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모자의 모습 등 청색을 바탕으로 주로 그렸기에 '청색 시대'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밝은 색채를 사용한 '장밋빛 시대'를 거쳐 <아비뇽의 여인들>이라는 기념비적 작품을 통해 큐비즘(입체파)를 탄생시킨 천재 화가로 불립니다.



<아비뇽의 여인들>을 발표로 예술 세계는 조화를 중시하는 평면 세계에서 3차원적 세계를 내포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낯설고 새롭게 해석된 아름다움이 탄생합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구사했고, 한편으로는 많은 여성들과의 끊임없는 사랑놀이를 했던 화가였습니다. 교제하는 여성의 스타일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저마다 스타일이 달랐다고 하니 일부로부터는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고 하죠. 교제 상대가 바뀔 때마다 회화 스타일이 바뀌어 만년에는 이들을 포함한 다채로운 작품이 탄생되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영감을 얻게 된 에너지였을까요. 피카소의 어록에서도 확인이 되듯 "사랑은 삶의 최대 청량제이자, 강장제이다."

수많은 대표작이 있지만, <아비뇽의 여인들>과 <게르니카>는 걸작으로 불립니다. 입체파 수법으로 그려진 게르니카 작품은 나치가 스페인 게르니카 마을에 저지른 무차별 폭격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가로 길이만도 엄청나게 큰 이 대작은 미술 사상 매우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피카소의 반전주의자로서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피카소의 입체주의 그림은 일반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10세 때부터 실사 그림 실력까지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피카소는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었는 경지에 오른 예술가로 현대인들에게 분명하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던 불굴의 투지를 보면서 우리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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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하는 뇌 - 순간의 선택을 결정하는 심리학의 12가지 비밀
하영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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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12 Secrets of psychology defining the moment of choice'는, 순간의 선택을 한 뒤 후회할 때가 많은 나에게 굉장한 이끌림을 주는 제목이었습니다. 가끔 이성만으로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선택들을 종종 하는데 그럴 때 나의 뇌에 어떠한 편향이 작용한 것인지를 인지한다면,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는 쪽으로의 선택 개선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행동적 의사결정 이론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 여러 사회과학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행동 경제학, 행동 마케팅 등의 새로운 학문분야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으나, 그 자체로의 변화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행동적 의사결정 이론의 초기에는 주로 당시 지배적이었던 기대효용이론을 위배하는 판단이나 의사결정 현상들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 이후 사람들이 경제학적 의미의 합리성을 지닌 존재가 아님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실제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어떠한 심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은 인간의 직관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에 많은 오류와 편향이 있음을 발견했고, 편향이 무작위적인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이 존재함을 알아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이나 편향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기술적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인간의 직관적 판단과 의사결정의 심리적 성격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이 일상 속에서 내리는 수많은 판단과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은 10년 전에 초판이 출판되었고 2012년 이후 '의사결정의 심리학'에서 발전을 거듭하여 축적된 다양한 연구 결과들, 새롭게 발표된 '넛지', '집단적 차원의 확인의 편향', '시간 지각과 의사결정' 등의 이론들, 여러 학자들의 피드백 등을 반영하여 개정판이 출시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 보면 지난 10년간 어떠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의 심리에 관한 이론이 변해왔으며, 어떤 새로운 발견들이 있었는지 등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우리의 매일매일은 의사결정 과정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하루에도 정말 수십, 수백 개의 오류와 편향을 통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것이 잘못됨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경제학 관점에서 의사결정자의 유일한 목표는 의사결정과 관련된 편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순편익(수효용)의 극대화입니다. 그러나 허버트 사이먼은 이러한 관점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현실적으로 인간이 가진 정보 처리 능력의 한계 때문에 의사결정을 통해 순효용을 극대화하는 최적화 과정은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인지적 능력과 주어진 환경 내에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을만한 효용을 얻고자 노력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때 우리는 너무 많은 인지적 노력이 투입되는 것을 손실로 보고 (인지 비용)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인지적 노력 사이에 타협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의사결정은 상황이나 맥락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어진 상황에 대해 적응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합니다. 저 역시 수험생활을 할 때를 생각해 보면 인지적 노력을 극소화하기 위해 매일 입는 옷을 정해두고, 같은 음식을 먹고 하루의 생활 루틴을 통일하여 오로지 의사결정은 공부에 한 해 정확도를 높여갔던 것 같습니다.

'감성 휴리스틱'에 관한 챕터도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신경학의 연구에 따르면, 뇌 손상을 입은 사람들 중 인지적 기능(논리적 사고, 기본 지능, 기억)은 전혀 손상을 입지 않고 전두엽 중에서 행동 결과와 자신의 감정을 연결하는 부분에만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을 때, 분석적인 사고를 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음에도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합니다. 이는 감성이 인간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의미합니다.

'감성 휴리스틱'은 대안에 대해 의사결정자가 매우 빠르게 자동으로 갖게 되는 감성적 반응으로 판단이나 선택을 수행하는 의사결정 방식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큰 통에 조금 모자라게 들어있는 아이스크림보다 작은 통이어도 넘치게 담겨있는 아이스크림을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살 의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동차를 살 때 연비, 안전성, 디자인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자녀의 안전' 등의 문구가 옆에 적혀져 있을 때에는 자신의 아이가 안전성 낮은 자동차를 타고 사고가 나는 상상을 무의식에 떠올려 안전성 위주로 판단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감성 휴리스틱을 이용해 마케팅이나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것도 소비자의 소비행태를 좌우할 수 있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외에도 대상과 그룹 전형 사이의 유사성에 의존하는 '대표성 휴리스틱', 어떤 사건의 빈도나 확률을 평가할 때 얼마나 쉽게 그 사례를 자신이 떠올릴 수 있는지를 통해 판단하는 '이용가능성 휴리스틱', 주관적으로 확실하지 않은 수치를 추정할 때 자신에게 친숙한 기준치를 중심으로 조정해나가는 '정박과 조정 휴리스틱' 등 다양한 휴리스틱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휴리스틱은 사람들에게 그다지 많은 인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고, 무작위의 사고보다는 대체로 진실에 근접한 확률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사결정자가 논리적 비약, 성급한 일반화 등의 체계적인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높기에 우리는 의사결정자로서 휴리스틱이 가질 수 있는 함정을 기억하고 이를 피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내리는 중요한 판단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어떤 의사결정 구조 아래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올바른 의사결정으로의 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자는 마지막 챕터에서 사람들의 의사결정은 결국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저술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미래에 하게 될 경험에서 무엇을 느낄지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정확한 예측을 따르는 의사결정 방해 요소들을 파악해 그러한 요소들의 영향을 극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학습된 선호 (높은 소득이 낮은 소득보다 좋다)보다는 내재적 선호 (필라테스가 헬스보다 좋다)를 만족시킬 수 있는 활동들에 자신의 자원을 더 많이 배분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현재와 앞으로 경험할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서 지금 어떤 활동들이 필요한지를 돌아보고 자신이 매 순간 내리는 의사결정에 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선택들에 어떠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보고 뇌가 결정을 내릴 때 어떤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는지 궁금하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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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 말할 때마다 내가 더 똑똑해진다
엘커 비스 지음, 유동익.강재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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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많은 사회, 혐오 발언이 많은 사회, 자기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설득이라는 단어가 그리 편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설득을 하는 것도, 설득을 받는 것도 불편하고 껄끄러워합니다. 의견이 다른 상대에게 합의를 위해 토론하고 나의 주장을 관철시켜야 하는 일은 우리 인생에서 수없이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상대를 설득하려 들지 말고 오히려 좋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요.

저자 엘커 비스는 네덜란드 젊은 철학자로 대본 작가이자 공연 제작자로 활동하면서 배우들을 비롯한 관계자들과의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 실용 철학 특히 '질문하는 법'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했고 그 결과물로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을 출간했습니다. 어떤 질문이 좋은 질문인지, 질문을 통해 사람들과 진심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저자는 진심으로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지적인 대화, 수준 높은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대의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도 던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질문하는 자세를 배우고 좋은 질문을 하도록 도와주는 실용적인 가이드북입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좋은 질문은 생각을 명확히 해주고 사람을 풍요롭게 하며 내면의 변화를 일으켜 역동적인 관계를 형성해 주며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죠.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서 2장은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법을 연습해 볼 수 있고, 좋은 질문을 하고 철학적으로 질문하는 자세를 개발할 수 있는 핵심을 다루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법의 기본은 나를 버리고 상대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데... 가장 어려운 기술이겠죠. 시간, 집중, 인내가 동반된 많은 연습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지식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 대화라고 했습니다. 질문하려면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식해야만 제대로 된 질문을 하고 상황에 맞춰서 질문을 수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너 자신을 알라'는 영원한 화두인 것 같습니다.

저자는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실전 연습 방법 일곱 가지를 전달하고 있는데요, 똑같은 사물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면 특별해지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물에도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고 합니다. 자신의 경험은 제쳐둔 채 상대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호기심을 갖고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질문을 만드는 연습을 요구합니다. 때로는 대립되는 질문을 용기 내어 과감하게 질문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소크라테스처럼 용기를 내어 불편할 수 있는 위험을 견디는 것이 일상적인 대인 관계에서는 오히려 상대와 어긋나 버릴 것 같아 저는 고민되는 부분이긴 하네요. 하지만, 실전 연습 사례에서처럼, "질문이 하나 떠올랐는데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약간 민감한 내용일 수도 있는데요" "거기에 대해 질문이 있습니다. 질문해도 될까요?"라는 식으로 질문해 보는 연습을 실행해 보려 합니다.

삶은 판단의 연속이죠. 우리는 긍정적인 판단보다 부정적인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종종 비판과 판단을 혼동한다고 해요.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를 하려면 판단과 비판을 분리해야 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 자신의 생각 사이에 거리를 두고 생각의 유연성과 자신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기록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데카르트는 진정한 지식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에서 시작하듯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질문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공감하는 능력은 소통에 있어 아주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여겼던 나의 상식을 깨는 또 하나가 이 부분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에서는 공감 제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공감 제로 상태란 감정과 표현을 확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능력입니다. 거리를 적절히 뒀을 때 객관성을 유지하고 상대방의 말을 더 잘 듣고 분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와 상대가 의견이 다르다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합의를 위해 뭔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계속 질문하는 힘, 노력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사고의 성장을 위해서는 약간의 고통도 참을 줄 알아야 합니다. 엘렝코스(반박)와 아포리아를 잘 삼켜내는 연습을 통해 더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에 대한 진지한 관심에서 대화의 출발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대화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주입하기보다는 함께 지혜로워질 수 있는 대화라는 것, 좋은 대화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한다는 것, 좋은 질문은 호기심 가득한 마음과 감탄하는 자세에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소크라테스의 자세이며 말할 때마다 내가 더 똑똑해지는 기술이겠죠.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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