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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 - 심리학, 경제학, 교육문화로 읽는 영화 이야기
이승호.양재우.정승훈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7월
평점 :

같은 책, 같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도 저마다 느끼는 감정과 감동은 다르다. 이에 저자 강연회나 평론가들의 강연을 찾게 되고 느낌을 전달받고 교감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후속 활동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요즘은 워낙 매체가 활성화되어 의지만 있다면 시간을 구애받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제각각 살아온 삶의 배경이 다르니 당연히 수용하는 관점이나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자기만의 평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좋다 또는 별로다라는 일반적인 대중의 시선을 전혀 의식할 필요가 없고 나만의 감동과 감정을 오롯이 느끼고 내 삶의 변화를 가져오면 될 것이다.
전혀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 세 필자들의 관점에서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반응은 독자들에게 충분히 흥미로움을 전달하고 있다. 자아, 가족, 사랑, 인생, 죽음, 행복이라는 여섯 개의 주제로 각각 세 편의 영화를 선정해 총 18편의 영화가 소개되어 있다. 심리 편, 경제 편, 교육 문화 편으로 각자의 전문가들이 이론에 치중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개인적인 이야기로 가볍고 유쾌하다. 독자와 마주앉은 대화처럼 필자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라 즐거운 독서 시간이었다. 우연히도 이미 다 봤던 영화들이지만 새로운 쟁점이 다가오기도 하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감동이 전해져 다시 보고 싶은 영화들도 생겼다.

영화 <동주>는 부끄러움이란 키워드로 접근했다. 몽규와의 경쟁, 창씨개명, 실천적 독립운동가로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한 동주의 부끄러움은 나약함과 비겁함이 아니다. 한 인간으로서 삶의 일면을 보여준 동주의 심리 기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동주는 결코 자신의 가난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를 부끄러워하지도 않았지만, 살짝 엿보이는 가난으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부끄러움을 이겨내기 위한 태도를 통해 경제적 부끄러움의 의미도 살펴본다. 우리 모두에게는 분명 부끄러운 행동에 대한 불편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교육자로서 시를 읽지 않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필자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한 편의 영화에서 삶의 철학까지 얻어 갈 수 있는 이 책은 다양한 독자층이 일독했으면 좋겠고 책 속에 언급된 철학자나 심리학자 또는 시와 도서를 찾아 읽고 알아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 서평 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