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핵심 - 누구보다 빠르게 완벽한 이야기를 만드는 기본 작법
리비 호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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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과 전문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두 부류 다 무엇이 중요한지는 알고 있다. 


다만 일반인과 전문가 가르는 중대한 차별점이 있다. 

일반인이 모르는 그 차별점이 전문가에게 있다. 


그 차별점은 중요한 요소의 우선순위 즉 순서를 안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무엇이 중요한데 그 우선순위는 이렇고, 어떤 상황에서는 이게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순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부류라고 본다. 


이미 실용 글쓰기의 경우는 어느 정도 로드맵이 확립되어서 글을 처음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한다. 


물론 문학 글쓰기도 작법서는 많다. 

문제는 너무 많다. 

정말 추천하는 작법서의 경우 중요한 요소가 너무 많다. 

그 많은 것을 그대로 쏟아부어 읽는 예비 지망생들의 기를 질리게 하거나 지레 겁먹게 만든다. 


이런 방식은 이제 글을 막 쓰기 시작한 독자에게는 정말 해로운 일이다. 


수많은 추천 작법서가 다 읽히지도 않고 서재에 자리를 차지하면서 

독자에게 '음 이 작법서가 서재에 꽂혀 있으니 잘 될 거야'라는 미신 같은 믿음과 위안만을 줄 뿐이다. 


읽혀서 활용되지 않는 작법서는 그냥 나무토막일 뿐이다. 


물론 다들 추천하는 작법서가 아예 쓸모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중급 지망생 또는 작가에게 또 다른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주거나 좀 더 깊이 있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쓰게 도와줄 수는 있다.


문제는 이 책 '이야기의 핵심'에서 말하는 중요한 점들. 

즉 '캐릭터 아크, 주제, 전개속도'에 대한 감이 있으면서 

이야기 뼈대의 5가지 중요 요소인 '주인공, 외적 목표, 적대자, 플롯, 결말'을 뽑아내는 능력을 일단 갖춰야 다른 작법서로 내 소설을 빛낼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일에 매뉴얼 같은 게 있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했다. 

이제 '작법서 계'에서 그 매뉴얼을 본 거 같다. 

바로 이 책 '이야기의 핵심'이 그 책이다. 


부록으로 함께 나온 '이야기의 핵심 창작 노트'도 좋은 아이템이다. 

아쉬운 점은 '창작 노트'를 PDF 템플릿으로 만들어서 배포해주었다면 

마케팅적인 면이나 독자에게 많은 이점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굿 노트나 노타 빌리티, Nebo 앱에다 PDF템플릿을 깔아서 쓰면 그만이다. 


종이와 잉크를 아낄 수 있다. 

저장도 용이하고 공유 및 활용에서도 디지털은 강점이 많다. 


물론 급한 마음에 아이폰으로 사진 찍어서 PDF화 했지만 

'글자 크기'를 좀 더 크게 해서 PDF템플릿으로 출판사에서 만들어주면 좋겠다. 


이미 다른 출판사들은 그런 마케팅을 하고 있으니까. 


이 책을 통해 깨달은 작법의 묘미를 지금 당장 써먹어야겠다.


참고로 이 책을 통해 깨달은 점 중 '웹소설'은 역삼각형의 '전개속도'만 잘 잡고 가도 재미난 웹소설로 독자의 시선을 붙들고 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도서를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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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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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향유고래는 숭배되었다.

특히 흰 고래, 하얀 향유고래는 신성했다.

고래는 바다에 산다.

바로 물에 사는 것이다.

물은 명상과 모든 신성의 바탕이다.

그리스인들은 제우스가 신중의 신이라고 했지만,

결국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제우스의 형제로 만들었다.

바다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인간도 자신들의 근원이자 진화의 시작이었던 바다를 잊을 수 없다.

무의식에 각인되어 있다.

인간이 바깥 세상으로 모험을 떠났지만, 진화의 여정은 다시 바다를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주인공 이슈메일은 자신이 상선이 아닌 포경선에 타는 이유를 '운명의 경찰관'이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고 말한다.

'운명의 경찰관'?! 이런 멋진 핑계거리가 있다니 재밌는 주인공이다.

이슈메일은 "상상속에서 고래들의 행렬 한복판에서 우뚝 솟은 눈 덮인 산처럼 거대한 두건을 쓴 유령 하나가 헤엄치는 것을 보았다.

바로 그 운명의 고래, '흰 고래'였다.

'교차작살, 황새치'라는 이름의 여관을 지나 물보라 여관에 들어섰다.

방이 없어 '작살잡이'와 한 담요를 덮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모비 딕'을 집필하기 전 '멜빌'은 모두 다섯 편의 장편소설을 썼습니다.

생애 첫 출간 작품 '타이피'는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고, 두 번째 소설 '오무'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세 번째 소설부터 독자 취향이 아닌 '작가 정신'이라는 '사명감'으로 '마르디'라는 철학소설을 썼습니다.

'섬에 대한 모험'이 아닌 '세상의 정치, 사회, 종교 제도'에 대한 단상을 펼치다 독자들의 냉대를 받게 됩니다.

이게 가장 뼈 아프게 다가오는 시점입니다.

역시 '작가 정신'의 소설은 '필명'으로 내야 한다는 교훈이 생깁니다.

이때 생긴 꼬리표, 즉 독자들이 받았던 인상은 그 후 작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신혼인 멜빌은 가족부양을 위해 '독자 취향의 소설'인 '레드번'과 '화이트 재킷'이라는 해양소설을 씁니다.

아마도 이 다섯 작품을 토양으로 '모비 딕'이라는 대작의 밀알이 뿌려젔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너새니얼 호손'의 조언이 크게 작용합니다.

'모비 딕'은 초고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되고 바뀝니다.

앞, 뒤 내용 중에 오류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작품을 해석할 때 착오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모비 딕'은 '모더니즘'을 예고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전까지 소설은 소설가가 그려내는 세상은 소설가의 자아와 정확히 일치해야 합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입니다.

이런 류의 소설은 교조주의적입니다.

독자를 가르치려 들거나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배적인 종교와 사상이 있는 세상에 나오기 쉬운 관점입니다.

모더니즘은 다릅니다.

소설가 자신이 세상에 대해서 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시인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화자는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고 상상한 것과 취재한 것만 알 수 있다는 전제와 그 전제마저도 인식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겁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소설가 자신의 자아와 세상은 불일치하므로 오히려 알 수 없는 세상보다 인식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개인 자아의 심리적 리얼리티의 집중하는 게 바로 '모더니즘'입니다.

그런 면에서 '모비 딕'은 교조화된 대중이 아닌 깨어있는 작가, 사상가, 예술인들에게 손에 손으로 이어지면서 읽혔고, 다시 깨어납니다.

교조주의에 빠진 대중은 결국 '모비 딕'을 보고 '멜빌'에 대해 경멸하게 됩니다.

그게 멜빌의 가장 큰 실수입니다.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계획은 자신의 '작가 정신'으로 무너지고 다시 출판계에 진입하지 못합니다.

소설이 그냥 취미로 남게 되고,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 '모비 딕'은 결국 불멸의 작품으로 부활했지만 정작 멜빌의 가족은 끔찍한 생계로 인해서 극단적인 선택과 지병 악화와 독신 생활로 마무리됩니다.

멜빌의 막내딸은 오히려 '모비 딕'의 부활과 대성공이 오히려 괴롭습니다.

현재도 웹소설의 경우 무조건 '독자 취향'으로 가야 합니다.

'작가 정신'으로 가야 한다면 '일반 소설 장르'로 가야 합니다.

작가가 이 판단을 그르치면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 쓰기'라는 작업도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는 교훈을 멜빌의 생애를 통해서 반면교사로서 배우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받은 도서를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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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마음이 편해지는 반야심경의 말
우뤄치안 지음, 이서연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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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은 불교 의례 마지막에 꼭 하게 되는 경전으로 불교 수행의 가장 바탕이 되는 지혜이자 경전입니다.

그 깊이가 일상에까지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나아가 '양자역학'으로 반야심경에 있는 내용들이 나름 증명되고 있어서 더욱 놀라운 경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만 저자인 '우뤄취안'의 관점과 해석으로 읽는 '반야심경'은 여타 어려운 '반야심경의 해석서'보다 훨씬 일상적이고 삶에 기반한 내용이 매우 유익했습니다.

때로는 매우 깊이 원문에 대한 해석과 유래를 알려줘서 그동안 알고 있던 반야심경에 대한 착오나 오해도 바로 잡아줍니다.

'공무'라는 단어가 눈에 띕니다.

'공무'란 '내 것이라는 관념이 없는 것을 공이라 하고, 주체로서 나의 집착이 없는 것을 무라 한다'(역주) 라고 합니다.

이 '공무'란 단어는 이 책에서 처음 본 단어인데, 곱씹어보니 나름 묘한 알음알이였습니다.

'알음알이'라 해서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시작은 '알음알이'로 시작하게 되어 있거든요.

"소유하고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없을 때는 상실감을 받아들여라.

항상 깨어 있다면 '비우지' 말고 '내려놓을' 수 있다."

인생에서 어떤 대상에 집념이 불타오르거나 갑자기 무언가를 상실했을 때 이보다 더한 지혜는 없을 격언입니다.

'비우지 말고 내려놓아라' 참 묘한 문장이지만 마음속에서 되뇌다 보면 홀연히 그 의미와 내가 하나가 되는 걸 느끼게 됩니다.

언어상의 논리를 초월해 그 실상에 가닿게 되면 그 깨달음 그 자체가 되는 그 느낌적인 느낌!

우리네 삶에서 항상 부딪히게 되는 그 어떤 대상의 괴로움을 극복하는 문장도 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비결은

마음의 불편함을 조급히 쫓아내는기보다는

그것이 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이다.

일이나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단시간 안에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것과 평화롭게 공생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얼마나 위로와 위안이 되는 문장인가 말입니다.

지금 애쓰고 있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방편을 제공하는 이런 문장들은 우리의 영혼을 한 단계 상승시켜주는 마음의 양식 같습니다.

이제 일독을 했지만 가끔씩 어느 한쪽을 열어서 고요한 마음으로 구절구절 읽어봐야 할 양서라고 느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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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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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에 '어른 공부'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2년 후 저자인 '양순자' 어르신은 소천하셨습니다.

평범한 한 사람이 '사형수'를 교화시키는 종교위원 등으로 살면서 세상에 남긴 흔적들은 비범했습니다.

'어른 공부'라는 책이 나오고 10년 후, '양순자' 어르신이 운명하신 후 8년 뒤,

독자들 요청으로 이 책이 재출간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예전 책을 지인이 빌려보고 싶다고, 동네 도서관에서 대신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드렸습니다.

그때 잠시 몇 장을 넘겨보고 느꼈습니다.

'아, 이 책은 예사 책이 아니구나!'

그 후 이렇게 재출간된 '어른 공부'를 읽어보았습니다.

양순자 선생님은 '어른 공부'라는 책을 쓴 이유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책 ⟪ 어른 공부 ⟫ 는 꼭 써야 할 이유가 있었어.

나는 수술대 위에서 마취가 되기 직전 지상에서의 마지막 기도를 했지.

깨어나면 '의미 있는 일'을 하게 해 달라고.

내가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

비틀거리고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잠시 기댈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이 책을 잉태하게 되었지.

물론 인간인 내가 또 다른 한 인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품으로 만들어줄 수는 없어. 그 사람이 힘겹게 인생의 퍼즐을 맞추는 가운데 내가 퍼즐 한 조각을 놓아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지."

양순자 선생님은 자신의 마지막 삶마저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두고두고 도움이 될 이야기들을 꼭 남기고 싶어 하셨습니다.

이 '어른 공부'에 담긴 내용들은 여타 처세책에서도 보기 힘든 내용들이 있습니다.

제가 감명 깊게 읽은 부분들을 열거한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58p

오래전에 읽은 셰익스피어의 책 중에 '노인은 젊은이가 묻기 전에 말하지 마라'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내 가슴에 팍 와닿았어.

그 후 한 번도 이 말을 소홀하게 생각해 본 일이 없어.

나는 책이나 누구에게 들은 말 중에 이 말은 내가 죽을 때까지 갖고 가고 싶다는 구절을 만나면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

궁금한 것 못 참고 꼭 확인을 해야 하는 사람은 남도 피곤하게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피곤해.

이런 사람은 혼자 놀 수가 없어.

몸은 옛날 같지 않지만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써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하고 싶어.

자식들에게는 결정적인 순간에 SOS를 보내야지.

자식들에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사는 삶이 아니라 주어진 남은 기력의 카드를 잔고 없이 다 쓰고 가고 싶은 거야.

젊은 사람들 앞에서 고집 부리지 말고 알아도 모른 척, 그 애들 이야기 먼저 들어주고 잘못한 것 눈에 들어와도 나 어릴적 필름 돌려보면서 꾹 참고.

배가 산으로만 가지 않는다면 헤매고 방황해도 가만히 지켜보는 노인이고 싶어.

노인은 웃어도 밉다는데 나는 안 웃어도 예쁜 노인이고 싶어.




223p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나를 세탁했어.

2010년 12월 수술하기 전날 일산병원 암병동에서 딸에게 '엄마가 수술실에서 그대로 가면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했지.

1. 알릴 곳은 명단에 적힌 23명이 전부야.

여기만 연락하고 나중에 엄마 찾는 전화가 오면 "언제 가셨습니다."라고 말해주면 돼.

내 휴대전화 유효 기간은 30일이야.

2. 오늘 사망하면 다음날 화장해라.

3. 수의 입힌다고 벌거벗겨놓고 새 옷 입히지 마라.

내가 입은 옷 그대로, 엄마가 늘 덮고 자던 홑이불로 나를 덮어라.

4. 조의금은 받지 마라.

5. 가루는 절대 항아리에 넣어 납골당에 두지 말 것.

그때 상황에 따라 너희들이 처리하기 좋은 방법으로 알아서 뿌리고 싶은 곳에 뿌려라.

6. 절에 가서 49제 하지 마라. 제사 지내지 마라.

이 세상에 와서 70년간 살았던 내 내신성적표를 그대로 갖고 가는 것이니 기도나 염불 잘해준다고 내 내신성적이 바뀌지 않는다.

나는 내 성적표 들고 가서 심판 받을 것이다.

224p

부록

1. 엄마가 숨을 멈추면 숨 쉬라고 다른 방법 쓰지 마라. 평안하게 가고 싶다.

2. 화장이 끝나고 유골을 땅에 뿌릴 때까지 엄마가 항상 듣던 CD만 틀어라.

CD는 책상 위에 있다. 내가 사랑하는 음악 들으면서 환상의 섬 이니스프리로 천당 가는 마음으로 갈 것이다.

슬퍼하지 마라.

내가 행복하게 가는데 울긴 왜 울어.

너희들이 너무 슬퍼하면 내가 힘들어!

꼭 지켜주기 바란다.

이상.




이 책은 좋은 구절을 가려 뽑을 수 없을 정도로 1쪽, 1쪽이 모두 굉장한 지혜로 꽉 차 있습니다.

이 저렴한 책 한 권 값으로 얻어가는 삶의 지혜가 너무 많아서 읽는 내내 송구할 정도로 죄송했습니다.

자신이 겪어낸 그 삶에서 지혜의 한 조각을 엮어내는 양순자 선생님의 세심하고 예리한 시선에 전율했습니다.

개신교인이지만 예수님의 말씀과 부처님 말씀의 정수를 고루 갖추신 분.

사실 예수와 부처의 가르침은 거의 같습니다.

더구나 부처의 가르침을 배척하는 개신교인 양순자 선생님께서는 그 분별도 초월하신 분입니다.

모든 사람이, 특히 개신교인이라면 양순자 선생님을 많이 본받아야 합니다.

그분의 열린 마음은 세상과 바로 하나 되는 지혜 그 자체였습니다.

내 삶에서도 뭔가 퍼즐이 맞춰지지 않아 고뇌와 방황에 길을 잃어 괴로울 때 이 책은 다시 나를 일으켜 세워 줄 겁니다.

나와 가족, 지인을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이 '어른 공부'라는 책은 내 옆에 항상 있을 겁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도서를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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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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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들의 다양한 판본들은 그냥 대제목 '1부, 2부...'순으로만 차례가 적어있었습니다.

더구나 자서전이라서 '자신의 일'을 직접 서술하는 구조라 읽다 보면 누군가의 인생을 그냥 듣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독서에 목적의식을 갖추기가 매우 곤란했습니다.

'현대 지성 클래식 43'으로 나온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의 경우는 소제목까지 있어서 독서하는 데 나름 목적의식을 갖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흔히 교과서에서 '피뢰침 개발자'로 알려진 벤저민 프랭클린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자수성가한 자본가였습니다.

왜? '자본가'라고 표현하냐면 그를 '저속한 자본주의자'로 평가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회 입성 했을 당시, 자신의 아들에게도 일을 주었고, 공적인 업무를 받아 해당 인쇄를 자신이 운영하는 인쇄소에 맡겼습니다.

다만 선의를 가지고 공정하고 공평하게 정당한 대가로만 일을 했다는 게 다른 점일 것입니다.

현재도 정치인과 공직자에게 자주 거론되는 '이해충돌 원칙'이 벤저민 프랭클린에게 정확하게 적용됩니다.

이게 본인의 자서전이라서 좋게 썼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적잖은 사람들이 '저속한 자본주의자'라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종이와 디지털로 다 써본 나로서는 상당한 굴욕감을 얻었습니다.

1달 정도는 아주 성실하게 점검을 했지만 계속 지속하는 건 정말 어려웠습니다.

거의 부처님, 예수님 정도는 되어야 이걸 완수할 수 있을 거 같았으니까요.

다행히 자서전에서도 이것을 만든 벤저민 프랭클린도 1년에 4번 정도 13가지 덕목을 점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벤저민도 13가지 덕목을 1년에 4번 점검했다가, 1년에 1번 점검했고, 때에 따라서 공적 업무가 많을 때는 몇 년 동안 점검하지 못했다는 소회가 적어 있었습니다.

'벤저민 조차도 프랭클린 플래너'를 제대로 하지 못했었구나 하는 안도감을 자서전을 통해서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개신교 청교도인이 어떻게 이렇게 진취적으로 운명을 개척해나갔는지 의아스러웠습니다.

모든 걸 '신의 뜻'이라고 치부하는 개신교 신자라면 쉽지 않을 선택과 결정들이 많았습니다.

책에 벤저민은 어느 교파에 속하지 않는 '이신론자'였습니다.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긴 했지만 더는 관여하지 않고 우주는 자체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라고 보는 사상 주의자였습니다.

그래서 벤저민의 삶에는 자신의 의지가 더 중요했고, 능동적인 인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미국이 코로나 백신 관련 이슈로 혼란스러울 때 어느 개신교인이 '자신은 예수님의 피로 부음을 받아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아서 백신을 안 맞습니다'라고 말하는 얘기를 듣고 경악했습니다.

벤저민 같은 미국 개신교인이 있다는 것에 상당한 의구심이 생기는 계기였습니다.

다만 '이신론자'인 벤저민의 삶에서 다양한 교파의 개신교들과 다양한 에피소드로 다양한 관점을 배웠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개신교 던커 파(독일계 침례교)와의 일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개신교 교리는 상황에 따라서 교인들을 구속하고 시대를 못 따라가게 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종교가 그런 굴레에 있습니다.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종교는 불교와 독일계 침례교 던커파가 유일할 겁니다.

불교의 경우 수행자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도 죽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진리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초월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교리와 계율, 관습 등 모든 걸 물리 칠 수 있습니다.

던커파에 대한 얘기도 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던커파는 자신의 교리와 관련 없는 교리와 관습으로 비난받는다는 불평을 벤저민에게 했습니다.

벤저민은 새로운 종파라면 의례 겪는 일이니 그들의 교리와 규율을 대외적으로 발표하라고 조언합니다.

던커파 내부에서도 그런 의견이 있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통과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처음 조직을 꾸렸을 때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고 그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습니다.

한때 진리라고 존중했던 교리가 잘못된 것이고 잘못된 것으로 생각했던 교리가 오히려 진리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지요......"

"... 우리가 신앙 고백을 글로 표현해 인쇄해둔다면 그 순간부터 문서화된 고백에 묶이고 구속될 것이며 더는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 후손은 그것에 더더욱 구속되어 그들의 조상이며 종파의 창시자로서 우리가 행하고자 한 것을 신성하게 생각하며 그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벤저민은 던커파의 입장을 듣고 '던커파의 겸손함은 인류 역사상 유일한 사례일지도 모른다'라고 평했습니다.

예전에 정해진 규율에 묶여 시대와 맞지 않는 계율로 인해서 그 후손 종교인들이 처한 모순적인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는 말이었습니다.

이슬람교, 개신교, 가톨릭 그리고 불교 조차도 수행자를 제외한 불교 신자들은 그런 구속 안에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한 종파인 '던커파'의 이런 유연한 생각은 '탈무드급 격언'이었고, 이것을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절제와 근면과 자립'의 미덕을 강조한 진취적인 '모든 양키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면서 완성된 인간이었습니다.

벤저민이 정말 평범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화도 있습니다.

벤저민의 결혼한 친구가 부인을 떠나 외지로 갔을 때 함께 가서 같이 지내면서 친구가 알게 된 부인을 금전적으로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벤저민은 그 지위를 이용해 그 부인과 성관계를 가지려다 거절당하고 그 부인이 친구에게까지 그 사실을 알려 그 친구와 절교 했던 일화.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에 심취하여 상대방과의 논쟁에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드는 대화법을 곧잘 사용하던 벤저민은 간혹

상대방의 잘못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나중에 자신도 비슷하게 비난받고 나서 말싸움과 토론에서 이겨도 결국 감정이나 마음을 얻지는 못한다는 '데일 카네기식 인간관계론' 비슷한 이치도 배우게 됩니다.

그러한 반성에서 나온 게 바로 '12가지 덕목'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지막 13번째 덕목인 '겸손'은 없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덕목인 '겸손'은 능력이 세상에 드러날수록 인간 본연의 천성인 '자만심'이 자라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자만심'은 상대로 하여금 '잘난 체'로 인식돼서 '호의적인 마음'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합니다.

그 '겸손'의 덕목을 체화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언쟁이나 논쟁을 삼가했고, 단정적인 언행을 기피하고 원만한 관계로 인간관계를 주도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능력 있는 사람들의 확장성이 닫히는 주된 원인이 바로 '겸손의 결여'라는 걸 주변이나 여러 책에서 봤는데, 벤저민 조차도 그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보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이런 부분들이 눈에 띄는 것을 보니 향후 몇 년후에 또 읽어봐야 할 양서이자 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현대지성 클래식' 책 표지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촉감과 적당한 저항감이 있는 속지 촉감은 독서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재질의 종이였습니다.

이 부분은 현대지성 출판사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도서를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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