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아이 살리는 잔소리 죽이는 잔소리 - 아이의 그릇을 키우는 43가지 비결 ㅣ 엄마의 서재 10
정재영.이서진 지음 / 센시오 / 2023년 5월
평점 :
작가 정재영과 이서진은 부부다. 양육서일때 부부가 썼다는 점이 더 호기심을 불러왔다. 같은 아이를 키워도 부모의 입장이 현저히 다를 수 있기에 그 접점을 만들어 가며 아이가 혼란스럽지 않게 함께 기준을 제시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워준다는게 패어런팅의 키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정재영은 자녀교육과 소통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작가이다. 아이에게 나쁜 잔소리와 실언을 했던것을 회고하며 쓴 <왜 아이에게 그런말을 했을까>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그 외에도 부모의 남다른 질문력, 말투가 고민이라면 유재석처럼, 언어 천재들은 어떻게 말을 할까? 어린이 책 지겨운 공부 왜 해야해? 엄마 아빠랑 마음이 통하는 대화법 등 다양한 저서가 있다.
이서진 작가는 아이에게 미안함이 많은 평범한 엄마이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억압하고 상처 준 일이 많은 나같은 엄마라는 말에..그냥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바로 어제 빨래 널려고 구분해놓은게 뭐 대수라고.. 그거 도와주겠다고 흐트린 아이에게 두 눈에 쌍심질을 키고 윽박을 질러버렸다. 둘째는 누워 울고 빨래는 빨리 널어야하는데..첫째는 징징대며 흐트러뜨리고… 진짜 돌아보고 나면 사소한 집안일에 아이에게 크게 각인될 수 있는 부정적인 기억을 만들어주었다. 진심으로 사과했지만 결코 없어지지 않는..
그래서 이서진 작가가 한 “철저한 반성” 이 문구에 눈길이 가며 나도 하고 싶어졌다. 오늘 또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저서로는 <말투를 바꿨더니 아이가 공부를 시작합니다>, <말투를 바꿨더니 아이가 공부에 집중합니다>를 남편 정재영 작가와 썼다.
잔소리란 필요이상으로 긴 사소한 충고나 지시라고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전달해야하는 중요한 메세지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듣고 싶지 않고 들을수록 짜증나는 소리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잘해야한다. 이거야말로 완벽한 시나리오 가운데 실수 없이 잘 해내야하는 필수 과제이다. 실수가 있는 만큼 관계가 어긋나고 그 어긋난 관계를 회복하기에는 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를 망가뜨릴수 있는 잔소리의 원인은 크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보이는 원인은 매우 심플하고 명확하고 제거해야만 하는 보이지 않는 원인은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시작되는 것들이다.
내 안의 원인을 정제하고 다스리고 가라앉힐때 아이를 향한 잔소리는 맑은 소리를 낸다. 그리고 말기술을 익히면 된다.
말기술 혹은 대화의 기술, 화법의 기술의 핵심은 아이를 나와 동등한 대화 상대, 자기 주관과 가치관을 가진 독립적인 주체라고 인정한다면 거친 잔소리는 줄어든다. 그렇다면 좋은 잔소리란 무엇일까?
첫째, 아이의 존재를 긍정해야한다. 잘못은 지적하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면 안된다.
둘째, 부모의 일방적인 통보 보다는 아이의 결정권과 발언권을 인정해야한다.
셋째, 부모의 위치를 스스로 낮춰야한다.
넷째, 아이가 부모의 말에 공감할 수 있어야한다. 문제가 생겼을때의 부모의 입장을 설명해준다면 아이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려 할것이다.
다섯째, 잔소리는 합리적이어야한다. 근거가 있어야한다.
여섯째, 선명해야한다. 메세지가 짧고 명확해야 아이들도 듣고 기억한다.
일곱째, 의외성을 갖춰야한다. 뻔하고 예상되는 잔소리의 패턴일 경우 듣지도 않고 귀를 닫을 것이다.
여덟째, 제3자 입장에서 객관화를 해야한다. 즉 감정을 배제한 잔소리를 해야한다.
좋은 잔소리는 재미있다. 아이와 가까워지고 아이 마음이 움직이는게 보이고, 내가 더 좋은 부모로 성장하는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에서 일 할때의 친한 외국인 부부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서 많은 걸 느꼈다.
“May I kiss you?”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엄마가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3살난 아이에게조차도 물어보고 뽀뽀를 하는구나..독립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은 아이가 컸을때 하는게 아니라 태어난 순간부터 해야한다는 것을..
본 책 1-2장에서는 나쁜 잔소리를 하는 부모의 마음속 원인들을 여덟개로 나누어 보고 해결점도 탐색해본다. 3-10장에서는 제일 기대되고 궁금한 잔소리 기술을 40여개의 상황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제목을 살펴보고 내가 궁금한부분부터 살펴보아도 좋을듯 하다.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중점을 둔 것은 이미 겪은 시행착오를 공유함으로 지금도 고군분투하며 후회와 고통을 반복하는 부모들을 위로하며 공감을 통해 부모가 먼저 변하고 아이들도 함께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사실 남편에게 조차도 오늘 내가 저지른 실수를 공유하는게 쉽지 않을 때가 있는데 시행착오를 공유해주신 육아 선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1부는 아이를 살리는 잔소리
2부는 아이 마음이 단단하고 따스해지는 잔소리
3부는 아이의 태도와 행동이 스스로 달라지는 잔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부는 부모의 내면을 돌보는 장이다.
- 나를 사랑해야 내 아이를 더 잘 사랑할 수 있다.
- 부모의 권위와 목소리가 작아지고 아이의 목소리가 커져야 정상이다. 아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워야 한다.
- 어떤 선택이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을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해야 아이와 대화가 가능하고 주도성이 생기고 서로 행복한 관계가 된다.
- 아이의 언행에서 분노, 짜증, 실망, 걱정, 두려움 등 도를 지나치며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 격정적인 감정이 울컥한다면 그 원인이 나인지, 아이인지 꼭 점검해야한다.
- 아이도 부모를 지키고 돌본다.
-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아이의 문제 해결 주체를 아이가 되게 해야한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라는 객관화가 되어야 윈윈할 수 있다.
-부모는 나무를 자유자재로 깎아 만드는 목수가 아니라 꽃이 잘 자랄수 있게 환경을 가꿔줘야하는 정원사가 되어야한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건 아이 몫이다.
-육아는 높았던 기대치가 낮아지는 것의 연속이다. 이것은 슬픈 포기가 아니라 아이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즉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응원을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1부 에서는 부모에게 주옥 같은 말이 많았다. 특히 사춘기를 접어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2-3번은 읽고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사춘기는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가 나타날 것이기에… 부모 스스로가 다시 점검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겠다.
2-3부에서는 매일 일상에서 자주 쓰는 잔소리를 잘 표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정독하기 전에 제목만 훓어 보아도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0대
청소년을 기르는 부모라면 매일 아침 주문처럼 외우고 하루를 시작한다면 말로 생채기를 내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 그 중에서 몇 개를 소개해본다.
부정적인 반응을 한번 보였다면 긍정적인 반응 다섯번을 보여야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고 한다. 즉 질책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은 아이가 아닌 나에게 찾아야 한다.
이 규칙은 반드시 지켜
어떤 규칙을 세우면 좋을까?
규칙의 가이드라인은 제공하되, 자율성은 반드시 아이가 갖게 해야한다.
- 게임은 하루에 2시간을 넘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네 생각은 어때?
- 게임을 한번에 2시간을 할지, 1시간씩 나눠서 할지 네 의견을 말해봐.
엄마 말이 맞아,틀려?
엄마 말이 틀릴 수도 있어.
4살난 아들에게 이 말을 생각보다 많이 썼다. 어른인 엄마가 이렇게 물으면 어느 아이가 네. 엄마는 이게 잘못이에요. 할까..참 듣고보니 이런 협박도 없는거 같다.
억압하면 아이 마음은 허약해지고 풀어주면 튼튼해진다. 당장 나에게 지키지 어렵지만 집안 곳곳에 메모해놓고 꼭 지켜보겠다. 어릴때의 내가 느꼈던 억울함과 분노를 대물림 하지 않기 위해서 역공당하는 즐거움과 기쁨을 기대하기 위하여.
위에 소개한 잔소리 말고도 아이 마음이 튼튼해지고 밝아지고, 감동하는 잔소리와 아이의 태도와 행동이 스스로 달라지는 잔소리를 많이 소개해놓았다. 꽤 오랫동안 이 책은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내 스스로를 위해 반복해서 읽을 듯 하다. 내가 이런 잔소리를 듣지 못하고 컸기에 더더욱. 부모라면, 부모가 될 예정이라면, 어린 나를 돌아보고 부모와 관계가 좀 더 나아지길 바란다면..
에잇, 그냥 한국이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 한 번쯤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