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움의 완결

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ㅣ 현대지성 클래식 69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기원전 5세기경 쓰여져 약 2,500년 동안 고전의 자리를 지켜온 『손자병법』은 오늘날 정치·경제·문화 등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놀라운 지혜와 통찰을 제공한다.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는 검증된 병법서인 『손자병법』을 현대 독자에게 맞게 재해석하였다. 고전의 깊이를 존중하면서도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97가지 역사적 사례와 47컷의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어 세밀한 노력이 엿보인다.

책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스스로 항복하게 만들거나 적의 외교 동맹을 와해시켜 고립시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적의 성을 격파하는 데에는 무기 제작에만 3개월, 흙산을 쌓는 데에도 3개월이 걸리는 만큼 적이 스스로 무너지도록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의사결정자가 조급하게 무력에만 의존할 때 얼마나 큰 손실과 비효율을 초래하는지 경계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처럼 『손자병법』이 추구하는 이상은 싸우지 않고 온전한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전쟁은 국가와 개인의 재화를 파탄시키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며, 전후 복구에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더불어 적국의 원한이 훗날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된다는 점까지도 지적하며 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책 일부에는 원문과 한자 풀이가 실려 있고, 나머지는 저자의 명쾌한 해설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 좋다. 인문학 고전을 읽다 보면 이해가 어려워 여러 번 되돌아보는 일이 흔하지만, 이 책은 군더더기 없는 설명과 풍부한 사례 덕분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

리더십은 선천적일까 후천적일까

리더십의 뇌과학 - 와튼스쿨 뇌과학 교수의 가장 과학적인 리더십 레슨 ㅣ 쓸모 많은 뇌과학 13
마이클 L. 플랫 지음, 김현정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요즘 출판계에서는 뇌과학 관련 서적을 자주 볼 수 있다. 수면, 행복, 독서, 교육, 운동의 뇌과학 등등…

다양한 키워드에 뒤에 뇌과학 이름이 붙어있다. 우리가 무심코 반복해온 일들이 사실은 어떤 심오한 원리와 근거에 따라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리더십에서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높은 창의성과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뇌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물건의 ‘대체 용도’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대체 용도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뇌의 혁신 회로가 활성화되고, 습관적인 행동을 담당하는 과제 회로는 억제된다고 한다. 만약 ‘벽돌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방법’을 묻는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과연 몇 가지나 떠올릴 수 있을까?

또한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서는 편견을 버리고, 자신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특별한 지위에 있다고 느낄수록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어려워지고, 가치 있는 정보를 얻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사실 운이 좋은 소수의 사람만이 갖고 태어나는 능력이다. 리더는 인간관계를 맺는 기술을 타고난 사람이자 뛰어난 협상가, 민첩한 전략가,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와 의견을 추구하는 탐구자다. 하지만 리더십을 타고나지 못한 많은 사람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구글이 산소 프로젝트Project Oxygen를 통해 발견했듯이 이런 능력 또한 얼마든지 갈고닦을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신경과학·심리학·마케팅학을 아우르는 통합지식 교수 마이클 L. 플랫이 쓴 『리더십의 뇌과학』은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똑똑한 안내서다. 다행히 리더십은 선천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사회적 장면에 자주 노출될수록 사회적 연결망이 더욱 촘촘히 형성되고 활성화되듯, 리더십 또한 노력과 연습을 통해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전이자 위안이 된다.

한번에 꿰뚫어보는 신화의 핵심

그리스 신화 - 다시 읽는 신화 이야기 ㅣ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정보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3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신화로 알려진 그리스 신화를 한권으로 압축한 책이 나왔다. 생생하고 친절한 설명은 물론 연표, 관계도를 포함한 다양한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어 방대한 내용을 한권으로 정리하기 안성맞춤이다.

워낙 유명하기에 많은 영화와 책들은 그리스 신화를 다루고 있으며, 트로이, 헤라클레스, 타이탄 등은 모두 그리스신화를 소재로 하여 흥행한 영화들이다(저작권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도 한 몫했다!)

그리스신화는 기원전 8세기경부터 기원전후에 이르는 매우 긴 세월 동안 형성되었다. 그 사이에는 도시국가 폴리스가 흥망성쇠를 겪기도 했다. 지금의 그리스 공화국의 영토인 발칸반도 남단과 에게해의 여러 섬, 지중해 연안 거의 전부가 바로 이 그리스 신화의 무대였다.

그리스 신화에는 무수히 많은 신들이 존재한다. 카로스, 가이아, 타르타로스, 에로스 등은 태초의 신인만큼 태어난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생겨난 특별한 존재라고 한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우리가 '신'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자유롭고 희노애락이 뚜렷하며, 정의로움 같은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어쩌면 그래서 더 독자의 흥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이밖에도 저자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강한 신은 누구인가', '제우스는 왜 자꾸 바람을 피울까', '괴물은 어떤 성격일까' 등 흥미로운 주제로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또한 서양 문명과 역사, 문학, 회화 등 다양한 분야에 남아 있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흔적을 파악함은 물론 문화와 예술의 흐름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양 문명의 뿌리이자 인류 공통의 지적 유산으로 여겨지는 그리스 신화를 한 권으로 정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지혜의 비밀, 필사노트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5년 3월

필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익한 활동으로 알려져 있다. 좋은 글을 따라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문장의 구조와 흐름을 익힐 수 있고, 마음을 차분히하는 효과도 있다. 삶의 지혜가 담긴 글을 따라쓰다보면 어느새 나도 지혜로워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김종원 작가는 20년간 연구한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 삶에 필요한 조언과 위로의 글을 이 책에 아낌없이 담았다고 한다. 독자들은 습관, 감정 조절, 사회성, 처세술 등과 관련된 저자의 깊이있는 글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다시한번 돌아보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게 된다.

2일째 "나는 늙는 게 아니라 선명해지는 것이다."라는 글이 참 와닿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유없이 서글퍼지곤 할 때가 있었는데, 나이가 든다는걸 단지 시간의 흐름이 아닌 성장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여 흔들리지 말고, 내가 나를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의 언어 수준이 곧 삶의 수준이다.

우리의 말에는 참 많은 것이 담겨있다. 내가 하는 말에는 어떤 감정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희망과 격려의 말을 하고 있는지, 분노, 질투, 비난, 혐오의 말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무심코 내뱉은 말들의 영향력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낮은 수준의 언어는 우리를 가난하게 만든다고 한다. 내가 매일 내뱉는 언어가 내가 살아갈 삶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책의 왼쪽에 짧은 글이 있고, 오른쪽에 따라 쓸 수 있는 칸이 있다. 매일 글을 쓰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삶의 지혜를 얻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신비로운 상징, 갈등과 고뇌의 진수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인웅 옮김, 신혜선 해설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5년 1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청소년 시절부터 추천도서로 익히 들어왔기에 제목은 익숙했지만, 어렵고 딱딱할 것 같다는 편견 때문에 마치 오래된 숙제처럼 미뤄왔던 것 같다.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어린 시절부터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계를 경험하며 내적 갈등을 겪는다. 그는 친구 크로머에게 협박당하며 불안에 시달리다가 데미안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기존의 도덕이나 종교적 가치관을 넘어서 자기만의 길을 찾아보라는 조언을 남긴다. 싱클레어는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 탐색을 이어간다. 결국 그는 아브락사스라는 상징을 통해 선과 악을 초월한 존재로 성장하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게 된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강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아브락사스다.

또 하나, 다른 출판사의 책보다 두꺼운 이유는 해설이 충실히 실렸기 때문이다. 신혜선 교수의 <데미안> 깊이읽기가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가볍게 읽고 지나칠 수 있었던 중요한 내용을 다시 한번 되짚을 수 있다.

또한 주인공 싱클레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배경, 헤세가 데미안을 집필하였을 당시의 시대적 어려움 등 데미안을 깊이있게 읽을 수 있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어 독자에게 매우 유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