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해지기 전에 읽는 뇌과학 - 지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뇌를 만드는 결정적 습관
이인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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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인지과학자가 알려주는 뇌 사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신경가소성의 원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창조되며 재구성된다. 


그래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어떤 것을 시도하면 뇌의 지도는 충분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가 뇌에 대해 잘못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바로잡아 주고, 뇌의 잠재력을 열어주는 습관과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집중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무언가를 잘하고 싶은 의욕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핵심적인 힘이 된다. 뇌는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기 때문에 꼭 에너지를 써야 하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덜 중요한 곳에는 자원을 최소한만 할당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따라서 주의력 문제를 고민하기에 앞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성과 감정이 연결되는 뇌의 매커니즘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저자는 감정이 전체 맥락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성 기능에 훨씬 더 깊게 관여한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영화나 일상의 사례를 모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려는 노력들이 보여 신선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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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 글이 책이 되기까지, 작가의 길로 안내하는 책 쓰기 수업
임승수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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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요즘처럼 출판의 허들이 낮아진 시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나만의 책을 써보고 싶은 야망을 느낄 법하다. 그렇지만 그 책이 오밤중의 감성으로 끄적이는 일기장이 아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되기 위해서는 출판의 의도와 기획, 글쓰기 센스까지 갖춰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저자 임승수는 소위 말하는 ‘타고난 글쟁이’가 아니었기에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희망을 주는 듯하다. 공과대학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그는 사실 스스로를 글치였다고 말한다. 학창 시절 리포트 제출 과제에도 부담을 느끼며 겨우겨우 완성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통해 제법 알려진 탄탄한 작가가 되었다.


특히 사회주의자로 널리 알려진 그는 자신의 정치적·사상적 이념을 쉽게 풀어쓴 책들로 큰 사랑을 받았다. 요즘이야 쉬운 인문학 책들이 줄줄이 출판되는 트렌드지만, 15년 전만 해도 ‘자본론’, ‘공산당’, ‘사회주의’와 같은 주제를 독자들이 읽기 쉽게 접근하도록 기획해낸 것은 상당히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그 결과 그는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고, 여러 강연을 다니며 안정적인 수입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노하우는 무엇일까? 그는 글이란 결국 ‘남이 보라고 쓰는 것’이기에 독자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어 하나, 문장 부호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살피며 울리거나 화나게 하고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문장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센스를 하루아침에 갖추기는 어렵지만, 저자 스스로 아름다운 것을 발견했을 때 전율하고 사랑할 수 있는 감수성과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며, 그는 자신이 음악을 사랑해온 경험까지 풀어놓는다. 작가의 꿈을 품고 있는 나 역시 세상을 보는 렌즈를 닦고, 오감을 열어 일상의 틈새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키워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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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클래식이라는 습관 - 어려운 클래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조현영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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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클래식 음악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를까? 어렵다, 혹은 길고 지루하다?

사실 클래식 음악은 생각보다 꽤 가까이에 있다. 광고나 영화에 자주 쓰이고, 몇몇 유명한 곡들은 샘플링돼서 대중가요로도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온다. 그래도 여전히 멀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우리에게는 클래식을 좀 더 편하게 설명해줄 친절한 안내서가 필요한 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열두 달 365일, 하루 한 곡씩 클래식을 소개한다. 베토벤, 쇼팽, 모짜르트, 리스트, 슈만, 라흐마니노프 등 대가들의 음악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

베토벤은 32세에 자살을 고민할 만큼 고통을 겪었고,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냉소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좋아하고 따뜻한 면이 많았다고 한다. 그의 유서를 들여다보면 그 마음이 더 잘 드러난다. 그렇게 사람과 세상을 향한 그의 ‘열정’은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에 그대로 스며 있다. 조용히 시작하다가 갑자기 강렬한 포르테로 치고 나가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특징인 곡이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에 대한 소개도 흥미롭다. 쇼팽의 발라드 1번은 영화 피아니스트에 사용되며 더 유명해졌고, 저자는 우리가 대중가요에서도 흔히 쓰는 ‘발라드’라는 용어가 원래 어떤 의미인지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자유로운 형식 속에서 이야기가 흐르듯 전개되는 음악, 그리고 규모와 감정이 크고 묵직한 분위기가 특징이라고 한다.


저자는 20년 넘게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강연가로 활동해오면서 클래식 감상이 일상처럼 자리잡았다고 한다. 곡의 분위기를 텍스트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영화음악이라면 배경 설명을, 작곡가라면 그 사람의 성향과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알차게 담아내 읽는 재미가 크다. 마치 글을 읽는 동안 실제로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곡마다 QR코드가 있어 바로 연주를 들을 수 있으니 읽고 듣는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책이다. 클래식을 더 가깝게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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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궁금할 땐 뇌과학 -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뇌에 관한 11가지 흥미로운 질문
호르헤 챔.드웨인 고드윈 지음, 이영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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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카툰과 술술 읽히는 친절한 설명이 매력적인 이 책은 로봇공학자이자 만화가인 호르헤 챔과 신경과학자 드웨인 고드윈이 함께 쓴 작품이다. 독자들이 복잡한 뇌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된 점이 돋보인다.


저자들은 사랑, 행복, 혐오, 중독 등 우리 일상과 밀접한 주제를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예를 들어, 뇌의 섬엽(insula)이 손상되면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 즉 공감능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타인을 배려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이 능력이 손상되면 사랑의 능력 또한 약화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사랑을 할 때는 뇌의 보상 시스템이 작동한다. 복측피개영역(VTA)의 뉴런 다발은 도파민을 분비하여 즐거운 행동을 반복하도록 유도하며, 이 과정에서 동기부여를 담당하는 측좌핵(nucleus accumbens)을 자극해 사랑의 감정을 강화시킨다. 저자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약물 중독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함을 설명하며, 뇌가 쾌락에 적응하여 균형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시소나 저울의 비유로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책에는 이외에도 다채로운 주제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4장 인공지능이 내 일자리를 빼앗을까? >에서는 인간의 뇌보다 강력한 인공신경망(AI)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며, AI의 급속한 발전이 가져올 윤리적 문제를 흥미롭게 다룬다. AI가 인간을 압도하기 전에 그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 또는 일부러 ‘인공적 어리석음’을 설계하자는 제안 등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나아가 저자는 인간의 집단적 창의성을 통해 AI 시대에도 인간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을 탐색하자고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실생활 속 다양한 사례를 통해 뇌과학의 원리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이 책은 과학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유쾌하고 유익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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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 모르진 않지만, 잘 아는 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철학 개념 쌓기
홍준성 지음 / 북엔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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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철학은 배울 수 없다”는 문장으로 책의 서문을 연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같은 학문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진리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진보가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천동설을 배우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철학은 다르다. 저자는 철학이 “진보하지 않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한때 비판받았던 사상들이 어느 순간 다시 소환되며, 칸트·플라톤·헤겔·스피노자·프로이트 등 옛 철학자들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반복된다. 이는 곧 철학이 순환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 안에는 항구적인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철학은 인류의 궁극적 목적과 세계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그 거대함을 다 헤아릴 수 없는 학문이다. 그러나 각 철학자의 논증을 세밀히 살펴보더라도 단 하나의 보편적 진리에 도달하기란 어렵고, 결국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지혜를 사랑하고 철학을 추구하는 이유는 철학이 ‘배울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 안에는 궁극적인 무언가를 향한 욕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록 철학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철학함(philosophieren)’—즉, 철학하는 행위 자체—은 여전히 유효하며,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를 철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철학 연구자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철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사회, 예술, 종교, 철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낭만, 무신론, 퇴폐, 종말, 진리 등 삶을 관통하는 개념들을 깊이 탐구한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이거나 갸우뚱거리며, 고요히 잠들어 있던 내면의 ‘지적인 야수’를 깨워 그와 토론을 나누게 된다. 바로 그 지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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