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익스프레스 - 길고 쓸모 있는 인생의 비밀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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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에 대해서는 얕은 지식만 있을뿐, 크게 관심은 없었다. 그는 미국의 독립에 기여하였고, 최초로 민간형 비행기를 발명한 과학자이기도 하였다.100달러 지폐에 그려져 있기도 한데, 달러화 인물 중 대통령이 아닌 인물은 알렉산더 해밀턴(10달러)과 벤저민 프랭클린(100달러) 단 두명 뿐이라고 한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로 국내에서 유명해진 저자 에릭와이너는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벤자민 플랭클린의 삶을 추적한다.  60대를 맞이한 저자가 자신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의미있게 꾸려갈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인생의 좋은습관을 만드는 것이 결국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기에 벤저민 역시 습관의 힘을 믿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는 매일의 일정을 완벽히 통제하며 철저하게 시간을 정복했다고 한다. 자신이 어떤 선을 행했는지를 돌아보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또한 그는 겸손의 덕목을 갖추기 위해 몸부림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결론은 가볍게 붙들었다. 그는 늘 기꺼이 결론을 수정했고 심지어 폐기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감이 부족해서 괴로워하지는 않았지만 한 동시대인의 말처럼 “매력적인 겸손함”으로 자기 실험에 접근했다. 그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잘 알면서도 무지에 재갈을 물리지 않았다. 무지야말로 지식으로 향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14장 프로메테우스로 불린 사나이) 


성공의 대명사로 불린 프랭클린 역시 인간적인 흠결을 지닌 평범한 사람이었다.  완벽한줄만 알았던 벤에게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 있었다. 그에게는 분노를 다루기 힘든 면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분노로 가득찬 편지를 두 통 썼지만 실제로 부치지 않았다고 한다. 벤은 분노한 편지를 부치기 전에 24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 후로 편지를 아예 안 부치거나 부드럽게 수정한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의 탁월한 인내심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유머러스함과 여행의 자유를 사랑하는 저자 에릭 와이너는 자신과 프랭클린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해낸다. 나름의 치열한 삶을 살아온 작가가 자신의 삶을 프랭클린의 삶에 비추며 진지하게 성찰해나가는 과정은 현대인에게도 꼭 필요한 시간일 것이다.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을 환영하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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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이타주의자 -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결국 앞서가는 사람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장혜경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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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으로 잘 알려진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추천한 책이라 믿음직스럽긴 했는데 역시나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다. 유럽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슈테판 클라인은 철학과 물리학을 전공하였다고 한다. 문이과를 아우르는 통찰이 돋보이는 책으로 센스있는 언어와 명료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이타주의적 행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여러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통해서 이타성의 발현을 설명한다. 아마도 우리의 뇌가 속임수를 감지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에 사기꾼에게 시달리는 '순진한' 이타주의자가 아닌 이성적이고 현명한 이타주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관용과 탐욕, 협동심과 이기심의 섬세한 균형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이 균형은 쉬지 않고 변한다. 그러므로 어느 날 사랑만이 가득한 세상이 오리라는 희망은 인간의 본성에 빛은 없다는 너무나 염세적인 절망과 마찬가지로 틀린 것이다. 착한 사람들이 넘치면 나쁜 사람들이 기회를 얻는다. 반대로 극악무도함 역시 친절함으로 무찌를 수 있다. <선과 악을 포착하는 안테나>


사람들은 잠깐 휴가지에서 만난 사람에게 고통을 감내하며 이타주의적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영원을 약속하는 결혼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사람들이 고리타분하다고 여기는 혼인서약서는 어쩌면 현실에서 극도로 합리적인 행동일 수 있다. 이러한 서약이 없다면 잠깐 휴가지에서 만난 사람과 배우자가 크게 다르지 않을거다. 묵직한 서약서가 있다면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안정된 관계를 쌓아갈 기초를 마련하려고 더 노력할거다.


​그렇다면 이타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나 특성이 필요한 걸까? 사람들은 흔히 감정이입이나 공감이 잘 되는 사람들이 이타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도덕성이나 다른 중요한 것이 결여되었다면 감정이입이나 공감 능력이 악하게 발현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감정 이입을 잘 하는 고문 기술자는 이 능력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더 괴롭힐 수 있을거다. 

우리 주변에도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들을 떠올려보니 조금 이해가 간다. 어쩌면 타인의 상황이나 생각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겠다. (물론 한 가지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이타주의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과거 석기시대에 우리는 혼자 고군분투하지 않고, 협력을 통해 함께 사냥을 해 나갔다. 그래서 인류는 더욱 안전하고 확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어쩌면 경제, 환경, 정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의 전지구적 위기 역시 이러한 마인드로 해결해나갈 수 있을것이다. 

이 책은 개인적, 사회적,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이타주의를 고찰하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주변 사람들과 사회 현상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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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 - 철학상담이 건네는 가장 깊은 인생의 위로
박병준.홍경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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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철학서라고 하면 관념적이고 실생활과 거리가 멀 거란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이 책은 철학이 삶에 직접 도움을 주기 위하여 사람들의 일상과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평소 충분히 고민하고 고통받아 온 주제들에 대하여 철학적 관점에서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생의 문제 14가지를 철학상담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1장에서는 철학상담의 본질을 다루고 있고, 2장 부터는 '실존', '자유', '세계관' 등 우리의 존재에 대하여 깊은 고찰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2부에서는 인간 실존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 중요한 '불안, '절망', '죽음'을 다룬다. 그리고 3부에서는 현대사회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과 더불어 '애도', '수치심', '죄책감' 등 우리의 핵심 감정이나 고통의 근원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철학상담의 목표가 우리의 내면성을 강화하는 거라고 말한다. 단순히 정신병리의 관점에서 정상/비정상으로 접근하지 말고, 조금 더 폭넓고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보자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불안'에 대하여 조금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불안이 단순한 신경증적 증상이 아닌, 오히려 인간 실존의 근본 현상에 속하며, 인간의 자기실현과 자기 이해에도 깊이 관여하는 삶의 긍정적인 요소일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불안을 제거하고 줄여야하는 '나쁜' 무언가로 인식하기 보다는 나를 발견하고 참된 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거다.


죽음에 대한 불안, 두려움에 휩싸여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저자는 우리가 죽음의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죽음이 단순하게 삶의 종말이거나 삶의 단절이 아닌 삶을 전체적이며 총체적으로 모으는 의미 충만한 삶의 요소라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살자의 유가족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자살로 인한 죽음은 정서적 전염이 매우 강해 유가족의 연쇄 자살로 이어지는 위험을 안고 있고, 유가족들은 자살이 터부시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된 애도를 하지 못하고 수치심에 시달리며 살아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렇게 죽음과 애도, 절망의 깊은 강을 건너 저자는 마침내 '행복'을 주제로 종지부를 찍는다. 삶에 활력을 주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저자는 철학적인 사색과 세상을 보는 놀라움과 경외의 시선을 이야기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길을 제시해준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참된 행복과 관련하여 '관조'를 강조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은 지나치게 사변적이며 관념적이라 비판받을 수 있지만, 그 때문에 행복의 형이상학적 특성을 본질적으로 잘 나타내주고 있다. 참된 행복이 관조적 활동에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실천적인 측면에서 조금의 한가함도 견디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모든 일상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에게 사색하는 관조적 활동의 '여가'는 직접적으로 삶의 치유이자 진정한 참된 행복의 길이다. 외부로부터 구속 받거나 강제되지 않는 정신의 자유로운 상태의 관조야말로 참된 행복을 의미한다.

<14장 행복. 불행속에서 실현되다>


참된 나로 살아가기가 어렵고, 행복과는 멀어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낀다면 잠시 멈춰서 이 책을 읽으며 인생의 방향을 점검하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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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정렬
사라 워터스 지음, 신예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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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끌림이 있었다. 추상적인 '마음'을 정렬한다는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1부 '나 자신과의 관계', 2부 '타인과의 연결', 3부 '더 큰 그림과 연결하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아성찰, 자기돌봄, 변화, 성장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저자는 창의적인 방식의 '양동이 비유'를 통해 우리의 감정과 생각, 신체를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여기에는 마음챙김이라는 심리학적 개념이 등장한다. 누구보다 쉽고 명확하게 마음챙김의 원리와 방법을 전달해준다.


만약 우리의 감정을 온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야말로 감정이 존재하는 온전한 이유이며 그렇게 하는 것이 가치를 부여한다면 아마도 나쁜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사실일 것이다.

다른 감정에 비해 즐겁지 않은 감정적 경험은 분명히 있지만...<유턴 그리고 세 개의 양동이>


저자는 불안과 트라우마 치료를 전문으로 다루는 레드록스 카운슬링 설립자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빅 트라우마 뿐만 아니라 스몰 트라우마 역시 우리의 무의식이나 신체 등에 각인되어 안 좋은 영향이 계속 떠돌아다닐 수 있기에 반드시 치료를 받으라고 당부한다.


내 안의 다양성을 소인격체로 설명한 점도 흥미롭다. 저자의 설명 방식이 창의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각적으로 상상하게 만든다는게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저자는 내 안의 소인격체들을 정의내린 후 그들이 무슨말을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보여주는지에 관심을 기울인 다음,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라고 당부한다.


2부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건강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추구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왜 복잡하고 귀찮고 힘들지만 대인관계를 만들려는걸까? 저자는 우리가 서로 연결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생물학적, 신경학적, 심리학적으로도 유대감을 나누고 공감하며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는것이 당연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싶다는 진실한 의도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멋진 관계를 맺는게 한층 더 쉬워질 거라고 한다. 여기에는 '호기심'과 '공감'이 필수적이다.


3부에서는 개인의 존재와 그 개인이 살아가는 우주를 연결하는 결합조직을 찾아본다. 여기에는 영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줌인'과 '줌아웃'의 개념을 들어서 이를 설명한다. 언제 어떻게 줌인해야 하는지 알아둬야 하고, 때로는 줌아웃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피하고, 신체 신호를 무시하는 삶을 선택하는 대신, 기꺼이 용기내어 나를 관찰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자고 말한다. 많은 임상 경험을 보유한 저자가 쉽고 자세하게 그 길을 안내해주고 있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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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인생 수업 -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정영훈 엮음, 김익성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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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윤리시간에나 공부했던, 친숙하지만 무지한 그 이름, 아리스토텔레스와 관련된 책이다. 2400년 전에 쓰여진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재편역한 책으로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내용은 과감히 빼고, 현대시대에 맞게 편집하여 새로운 소제목들도 달아주었다.


요즘도 '행복'의 가치를 최고로 우선시하듯이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인간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적은 결국 행복이라고 정의 내린다. 이러한 행복의 핵심은 ‘덕’ 또는 ‘탁월성’에 있다고 보았다. 덕에는 도덕적인 덕과 지적인 덕이 있는데, 도덕적인 덕은 타고난 무엇이라기 보다는 절제와 인내의 습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중용의 개념도 빼놓을 수 없겠다. 중도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덕은 일종의 중용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덕과 악덕이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설명도 와 닿았다. 우리에게는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결국 우리의 자발적 선택에 결과가 달려있는 것이다. 고귀한 일을 하든 수치스러운 일을 하든 그것들은 모두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이러한 것이 쌓여 유덕한 사람이 될지 악한 사람이 될지도 결국 우리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1~2장에서 '가장 좋음'인 행복과 도덕적인 덕에 대한 개념을 소개했다면 3~4장에서는 도덕적인 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겁쟁이는 두려움이 과하고 무모한 사람은 두려움이 부족하지만 용기 있는 사람은 올바른 입장인 중용을 지킨다. 무모한 사람은 성급히 굴면서 위험이 찾아오기를 바라지만 막상 위험이 닥치면 뒤로 물러선다. 반면에 용기 있는 사람은 위험에 처하기 전에는 아주 침착하다가 위험에 처하면 기민하게 행동한다. <용기, 비겁, 무모는 어떻게 다른가 중에서>


5장에서는 덕 가운데 최고의 덕인 정의에 대하여 설명한다. '덕'은 그 자체로 어떤 성품인지에 대한 설명이라면 '정의'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정의는 덕의 일부가 아니라 덕 전체이며, 정의와 반대되는 불의는 악덕의 일부가 아닌 악덕 전체라고 볼 수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자제력'과 관련된 깊은 통찰을 제공해준다. 주변에 '중독'될 만한 유희거리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귀기울여 들을 만한 지혜로운 말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분노에 휩싸여 자제력을 잃을 수도 있고, 욕망에 휩싸여 자제력을 잃을 수도 있을 텐데, 분노는 이성을 따르지만, 욕망은 그렇지 않으며 그 자체로 자제력이 없으며 악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즐거운 것을 과하게 추구한다면 무절제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신체가 겪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를 '이성적'으로 선택하여 고통을 회피하는 사람도 무절제한 사람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각각의 상황과 동기에 따라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있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8장에서는 사랑과 우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다라는 주제로 '사랑은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는데 있다', '최고로 사랑해야 할 대상이 나인가, 다른사람인가' 등의 흥미로운 주제가 펼쳐진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덕목이라는 은근한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만, 각자에게 가장 좋은 친구는 자기 자신이기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요즘 나르시시즘에 대한 관심과 비판도 많은데, 이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어서 참고할 만하다.


아주 오래된 책을 엮어서 정리했지만, 실천적 지혜와 실생활에서의 지식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시대를 초월해 읽히는 책이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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