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라는 감옥 - 우리는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
야마모토 케이 지음, 최주연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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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내면의 감정 중에는 쉽게 꺼낼 수 있는 감정도 있지만, 그저 숨기고만 싶은, 도저히 꺼낼 수 없는 감정도 있는 것 같다. 대표적인 감정 중 하나가 질투심일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셀로>에는 질투심이라는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고, 고대 그리스 학자들도 질투심을 중요한 감정으로 다룬 점을 보면, 질투심은 이전부터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감정 중 하나였음이 분명하지만 학계에서도 쉬쉬해온 감정이라 연구 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질투심을 여러 각도로 파헤치고 있다. 질투의 개념은 물론 질투가 일어나는 매커니즘까지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질투는 영어 단어로 envy, 혹은 jealousy로 번역되는데 약간의 의미 차이가 있다. 예를들어 삼각관계에서 나의 애인을 타인에게 빼앗길 것 같아 느끼는 감정은 후자의 단어로 쓰고, 내가 원하는 걸 상대방이 갖고 있어 시기심이 드는 마음은 전자의 단어로 쓴다. 실제로는 두 단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하며, 이 책에서도 두 단어를 넘나들며 질투의 개념을 설명한다.



이러한 질투심이 사악하다고 여겨지는 까닭은 우리가 질투를 자기계발을 위한 순수한 동력으로 삼는 것이 아닌, 타인의 발목을 잡아당겨 끌어내림으로서 흐뭇함과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이다. 즉 질투자는 자신의 손익과 무관한 타인의 행복을 허락하지 않고, 타인이 불행해지길 은근히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이러한 질투심이 사악하다고 여겨지는 까닭은 우리가 질투를 자기계발을 위한 순수한 동력으로 삼는 것이 아닌, 타인의 발목을 잡아당겨 끌어내려 흐뭇함과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이다. 즉 질투자는 자신의 손익과 무관한 타인의 행복을 허락하지 않고, 타인이 불행해지길 은근히 바란다.


이러한 질투는 비교가 가능할 때 발생한다. 우리가 억만장자나 위대한 사상가를 질투하지 않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비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나와 비슷한, 혹은 조금 높거나 낮아 보이는 사람들을 주시하며 질투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플라톤, 토마스 아퀴나스, 베이컨 등의 사상가들이 질투를 어떻게 고찰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질투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한 개인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맥락에서의 질투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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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보는 헌법 - 100문장으로 이해하는 헌법
심독토 북클럽 지음 / 백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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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재판소는 개소 이후 약 5만건의 사건을 처리했다고 한다. 한 사건당 10문장씩 쓰였다고만 계산해도 50만 문장이 넘는 것이다. 법조인들의 치열한 논리싸움 끝에 탄생한 주옥같은 명문장이 분명 많을텐데, 일반인들은 관심을 갖기도, 접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 책은 법조인들이 모여 세상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헌법의 100문장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고 있다. 사실 실제 헌법 판결문은 읽기가 쉽지 않겠지만, 저자의 수고로움으로 문장을 읽기 쉽게 다듬었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전동킥보드의 제한 속도, 흡연권과 혐연권, 군대에서의 종교 행사, 학생의 학습권과 선생님의 수업권 등 여러 사회 이슈와 관련된 주제들이 많아 흥미롭다.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를 시속 25km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그보다 빠른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여 소비자가 겪는 자기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약에 비하여 소비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 및 도로교통상의 위험을 방지한다는 공익은 중대하다. 


위 내용은 2020년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으로 결정된 사건이었다. 자유와 편의를 누리는 것만큼 안전을 유지하기 것이 중요하기에 적절한 속도 제한이 필요하다고 결정난 것이다.


위의 내용은 학생의 학습권이 교사의 수업권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학습권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긴 판결내용이다.


​생각보다 글이 많지 않고, 엑기스만 쏙쏙 뽑아놨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상당히 재밌게 읽힌다.


왼쪽 페이지에는 실제 사건과 헌법 문장이 쓰여있고, 오른쪽에는 이에 대한 저자들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주관적인 느낌들이 덧붙여져 있었다. 삽화도 그려져있어 더욱 말랑말랑하게 느껴진다.


제목 그대로 '슬쩍' 보는 헌법이라 평소 헌법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초보자, 입문자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책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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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10만부 기념 개정판) - 챗GPT부터 유튜브 추천, 파파고 번역과 내비게이션까지 일상을 움직이는 인공지능 이해하기
박상길 지음, 정진호 그림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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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현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발전하고 있는,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기술인 것 같다. 저자는 카카오 챗봇, 다음 검색 엔진 등을 만든 경력이 있는 AI 기술 현장의 전문가이다. 2022년 처음 출간되어 10만 명이 넘는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은 이 책이 최신 AI 기술 트렌드를 반영하여 새롭게 출간되었다.


역사적으로 인공지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여러 기계에 대한 설명은 물론, 오늘날 현대인들이 관심을 갖는 스마트 기기에 대한 내용까지 풍성하게 담겨 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의 부푼 꿈을 안고 출발한 기업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구글의 자율주행차 회사인 웨이모는 우리돈 10조 이상의 돈을 투자 받았지만, 웨이모의 상용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것은 운전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 한번의 오인식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자율주행 기술은 반드시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옵션인 완전 자율주행은 이름과 달리 여전히 2단계 수준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하여 잠든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등 아슬아슬한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문제 외에 윤리적 문제 역시 우리가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챗봇도 AI시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영역이다. 이미 10년 전에도 컴퓨터와 대화를 나누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 <그녀>가 있었을 정도로 우리는 이 영역에 관심이 많았다. 이루다는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챗봇으로 단순한 패턴 기반의 응답이 아닌, 딥러닝을 활용한 풍부한 대화가 가능한 기술을 적용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실제로 수많은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데이터를 두고 학습했다고 하니 정말 생동감 넘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여러 고객센터의 챗봇이 어떤 원리로 운영될 수 있는지 수학적 개념을 들어 탄탄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스마트스피커, 네비게이션, 추천 알고리즘 등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AI 기술에 대하여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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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역사 - 알지 못하거나 알기를 거부해온 격동의 인류사
피터 버크 지음, 이정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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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역사? 신선한 소재와 접근 방식이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제목부터 신기한 책이다. 


역사학을 전공하여 문화사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피터버크는 인류의 무지, 즉 알지 못하거나 알기를 거부해온 다양한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며 우리가 무지에 대해서도 감탄과 겸손함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랍인들은 이슬람 이전 시대를 무지의 시대로 보았고, 르네상스 인본주의자들은 '중세'를 암흑, 즉 무지의 시대로 보았다고 한다. 대체로 무지를 비난하는 분위기지만, 이에 맞선 전통도 찾아볼 수 있다.일부 작가나 사상가들은 지식에 대한 열정에는 위험이 도사리지만, 무지는 축복이라 할 수 있고, 여러 이점도 있다고 한다. 

즉 헛된 호기심을 비판하며 무지가 더 현명한 선택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특히 신에 대하여도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고, 경외심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종교적 주장은 세속적 주장으로 더욱 탄탄히 자리매김했다. 


외부인이 만든 지도의 빈 공간은 상상력으로 채워졌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인간은 천성적으로 공백을 싫어한다. 그래서 호기심, 희망, 두려움에서 비롯된 상상력을 집단으로 발휘해 짧게는 소문으로, 길게는 전설이나 신화로 그 공백을 메웠다. 대표적인 예로 ‘괴물 종족’을 들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은 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세계 먼 곳에는 인간이 아닌 종족이 산다고 믿었다. 개의 머리를 한 키노케팔로이Kynokephaloi, 한쪽 발이 거대한 스키아포데스Skiapodes,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 묘사된 것처럼 머리가 어깨 밑에서 자라는 블렘미아이Blemmyae, 고대 로마의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Gaius Plinius Secundus가 쓴 백과사전 《자연사Naturalis Historia》에 묘사되어 플리니우스 종족으로 불리는 종족 등 종류도 다양하다.

_8장 지리학의 무지


저자는 종교, 철학, 심리학, 사회학, 과학, 지리학 등에서의 무지의 역사를 고찰하고, 무지의 결과에 대하여 논한다. 전투나 전쟁, 주식이나 비지니스의 영역에서 무지가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흥미롭게 파헤치고 있다. 무지는 '무능력'과 동의어가 아닌, 때로는 의도적, 정치적인 선택과 목적 하에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는 현대인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터넷의 홍수 속에 살아가며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알아야할 것들도 점점 늘어나는 현대인들이 과연 과거 인류보다 덜 무지한가? 이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해보고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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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 - 12명의 천재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후위에하이 지음, 이지수 옮김, 천년수 감수 / 미디어숲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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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흥미로운 이 책은 기존의 딱딱한 과학이야기가 아닌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살아 숨쉬는 내용을 전달한다. 


물리학이라고 하면 복잡한 수식과 난해한 설명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저자는 복잡하고 어렵기만 했던 물리학 이론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아침식사로 먹은 빵이 우리 몸에 어떻게 열량을 공급하는지에 대해 그림과 같이 자세하게 분석되어 있다. 빵의 주성분과, 화합물 구성 원소, 몸 속에서 어떤 작용을 하여 열량을 내는지 등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것들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전달해주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이밖에도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과학적 정보와 지식을 제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교수님이 태운 담배 연기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분석해볼 수 있을까. 연기가 퍼져나가는 현상을 유체 역학의 '난류 문제'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경지식과 함께 비슷한 예시들이 실려있어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부터 현대 과학자까지, 뉴턴의 고전 역학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까지, 200년의 물리학 발전 역사와 그 과정에서 탄생한 중요한 이론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과생들도 접근하기 어렵지는 않지만, 수식과 그래프 등 전문적인 내용으로도 구성되어 있는 다소 묵직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과학을 쉽고 알차게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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