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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걷는 아이들 - 2021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ㅣ 큰곰자리 66
크리스티나 순톤밧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9월
평점 :
어둠을 걷는 아이들 ( A Wish in the Dark)
( 큰곰자리 - 066 )
크리스티나 순토르밧 글
천미나 번역
책읽는곰
2022년 9월 1일
400쪽
16,000원
분류 - 초등고학년 창작동화
강가 어느 마을에 오색찬란한 빛들이 수놓였다. 책의 표지는 그야 말로 아름답고 신비롭다. 뉴베리수상작은 언제나 가슴설레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2021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2021 제인아담스평화협회 아동도서상 수상작
2020 텍사스문학연구소 최우수도서상 수상작
2020 워싱턴포스트 올해 최고의 어린이책
2020 스쿨라이브러리저널 올해 최고의 어린이 책
2020 미국공영라디오 어린이 독자 선정작
2020 미국 오스틴 시장 북클럽 선정작
여러 곳에 뽑히고 수상했다 하니, 이 책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도대체 어떤 내용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감동을 주었단 말인가.
책을 읽는 내내, <달빛 마신 소녀>가 생각났다. 두 책을 같이 읽으면 더 많은 생각들이 이야기로 쏟아져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의문이 들었는데,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고 질문의 답을 찾아야겠다.
공정과 배려가 먼저일까? 법의 통치가 먼저일까?
선의에 행한 행동이 언제나 결과도 좋은가?
거지 같은 규칙도 반드시 지켜져야만 하는가?
법이란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일까? 법을 지키기 쉬운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닐까?
절도죄로 들어온 여성들, 그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
아이들의 권리는 전혀 없는 교도소, 그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
이 소설의 이야기는 교도소(남원이라고 표현)에서 시작된다. 이 교도소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엄마의 형기가 끝나거나 열세살이 되면 교도소를 나갈 수 있다. 항상 음식이 부족할 뿐더러 망고 하나 때문에 폭력에 휩쌓인 그런 부당한 세상인 남원엔 주인공 퐁이 살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퐁이 교도소탈출에 성공에 어느 노승의 도움으로 사찰에 수도승으로 지내게 되는데, 탈옥수로 다시 잡혀들어갈까봐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찰로 오게 된 녹에게 발각됨으로써 다시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마는데......
퐁은 잡히지 않고 그토록 원했던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퐁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녹은 과연 퐁을 잡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말의 힘을 깨닫는다. 차타나의 모든 빛과 법을 만드는 총독은 그의 마음처럼 항상 차갑고 냉철하다. 아이들에게 혹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교 같은 것이 아니라, 교도소다. 법규와 규칙을 중시하지만, 그것은 가지고 있는 자들을 유지하게 만들고, 그들만을 지킬 뿐이다. 그가 만들어낸 빛(오브)의 밝기와 색깔에 따라 철저한 계급을 나눈다. 그것은 진정한 위정자의 모습일까?
차타나를 다스리는 총독이 교도소를 방문하러 온 날, 퐁은 기대하던 총독에게서 무시무시한 말을 듣는다.
˝어둠 속에서 난 자들은 반드시 되돌아온다.˝
이 말의 의미는 너는 감옥에서 태어났기에 반드시 다시 죄를 지어 감옥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저주와도 같은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총독의 말을 맹신하고 따르는 소녀 녹이 있다. 총독이 한 말들 중 녹이 마음에 새긴 말은
˝빛은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 이들에게 비추느니라.˝ 였다.
악의에 찬 총독에 맞서 세상에 희망을 심는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간다. 바닥 저편에서 살고 있는 듯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위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알며, 타인을 사랑할 줄 안다.
퐁에게는 참사부가 있고, 솜킷에게는 암파이 아줌마가, 암파이 아줌마에게는 참사부가 있었다.
참사부가 아이들에게 베푸는 표정과 사랑은 책을 읽는 내 마음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의 축복을 한 문장, 한 문장 읽으며 나의 아이들에게 진정 해주어야할 말과 행동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바라보는 모든 것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하게 하소서.˝
˝맑고 분명한 생각을 갖게 하소서.˝
˝다른 이들이 이 아이에게서 친절을 배우게 하소서.˝
˝흔들리지 않고 용기 있게 나아가게 하소서.˝
˝나는 네가 찾고 있는 그것을 찾아 내기를 바란단다.˝
이 책에서는 바른 것을 위해서, 혹은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은 세상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되려 소외된 사람들이다. 소외된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하여 비폭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빅토르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작가의 말과 함께, 이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되내인다.
우리 모두는 어둠을 밝힐 빛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빛은 혼자서 빛날 수 없다. 어른은 아이가 빛날 수 있도록 사랑과 믿음을 주어야 하고, 아이는 그 충만한 사랑과 믿음으로 자신도 세상에 베풀며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세상에 희망과 빛이 되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42장이었는데, 그 장은 마치 영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금 만나게 된 참사부와 퐁의 만남이 애틋하면서도 감동적이다.
이 장에서 깨달음을 얻고서 어둠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퐁의 대사가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p341
어둠으로부터 도망갈 수는 없어요. 어둠은 사방에 있어요. 어둠을 꿰뚫어 보는 유일한 방법은 빛을 비추는 거예요.˝
우리는 언제나 어둠과 함께 한다. 하지만 그 어둠을 밝히고 나아가기 위해 우리 스스로가 빛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말 감동적인 책입니다. 강력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