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 -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지는 연습
매트 헤이그 지음, 최재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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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
: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지는 연습
매트 헤이그 지음
최재은 번역
위즈덤하우스
2022년 12월 7일
304쪽
17,000원
분류 - 인문/심리학

<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이라는 이 책의 제목보다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지는 연습˝이라는 부제가 더 마음에 든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들하지만, 사실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져가고 있다. 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만은 그렇지가 않았던 듯하다. 같은 병원에서 출산을 하고, 같은 조리원을 나왔지만, 그리고 엄마의 형제에서 우리는 떨어져나왔지만, 같은 성별의 여자로서의 삶이란 너무도 다르다. 특히 눈에 보이는 것은 호화찬란한 모습뿐이 아니던가.
최고급으로 꾸며진 모습에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고, 나는 아니더라고 우리 아이가 뒤쳐지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다 부질없는 것이었고, 내 살을 갉아먹고, 내 아이를 힘들게 하는 마구니 같은 잡생각이었다.

불안이란 무엇일까?
불안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몸이 편하지 아니함.

불안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몸, 마음, 분위기 모두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편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그런 우리에게 불안을 가져다주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불안이란 아직 다가오지 않은 형체 없는 것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말하는 것 같다. 얼마든지 좋게 변할 수 있고, 괜찮아 질 수 있음에도 이 불안이라는 불편한 감정으로 사람은 점점 힘들어진다.

작가는 말한다. 세상의 모든 정보와 마케팅 등에 우리가 불안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이다. 불안의 장에 놓여있는 우리가 불안하게 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언제까지고 엉망진창인 세상에 나라는 존재도 엉망진창일 것이라 한다. 하지만 작가는 행복한 엉망진창 인간, 엉망이긴 해도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일컫는다.
책의 중간중간 들어있는 N가지 방법 같은 글에서 작가는 이 책의 핵심을 전달하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일을 덜 할 수 있도록 하며, 모든 것에서 신경끄는 시간을 마련하고, 마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며, 세상이 좋은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일을 하고, 자신의 일이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되,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라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우리 이전의 세대에서는 오히려 정보가 부족해 정보를 알아야만, 타인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만 불안을 잠재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보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다르다.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것,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것까지도 너무도 많은 정보가 흘러넘쳐 그 정보들 중에 나에게 적합한 것을 고르는데, 시간을 쓰고 노력을 하며, 게다가 고통을 느낀다.
매순간순간은 아닐지라도 하루에 일정시간만큼은 세상에, 혹은 내 주변 사람들의 멋지고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SNS를 신경끄고 살아보자.

이 책의 작가는 좀 특별하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누적판매 40만부, 2021년 올해의 책에 선정, 2021년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주요 서점 종합 베스트 1위라는 명성자자한 책의 저자다. 나도 이 책만을 쓴 사람으로 알고 있었고, 여성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건장한 남성이라 좀 놀라긴했다. 게다가 뉴욕타임즈 94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니, 우리나라에서만 인정받은 책은 아니다.
이번 서평 기회를 통해 작가의 다른 책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위로의 책>, <크리스마스>시리즈라 할 수 있는 동화들, <진실만 말하는 요정, 진실픽시>시리즈, <시간을 멈추는 법>, <살아야할 이유>,<우울을 지나는 법> 등이 있다.
아이를 위한 동화를 제외하고는 작가는 전반적으로 자신의 우울과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나보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꼭 읽어봐야겠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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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반짝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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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번역
위즈덤하우스
2022년 12월 1일
240쪽
15,800원
분류 - 에세이

스물아홉, 얼마나 꽃다운 나이인데, 1년만 더 살고 죽겠다는 제목의 책이 있다. 책 제목의 부정적인 문장과 그에서 다가오는 어두운 느낌과는 다르게 표지는 정말로 열정적이다. 자몽, 핑크, 분홍, 연보라, 민트, 노랑 등등 여러 색채가 조화롭게 섞여있다. 제목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을까? 표지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을까? 책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인생의 별볼일 없는 사람, 즉 형편 없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그냥 할일없이 나이만 먹은 사람?
아름답지 않은 사람?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
취미도 특기도 없는 사람?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

내가 생각하던 별 볼일 없는 사람은 바로 외모가 아름답지 않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게 바로 나였으니까. 그래서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의식해서 나 자신에 오로지 집중하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나와 비슷한 여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단지 나보다 10살정도, 까마득하게 한참이나 어린 아마리라고 하는 여자의 이야기다.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 사귀고 있던 남자가 당연히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살았으며, 그냥 공부만 잘 하는 그런 보통 사람이었다. 물론 공부만 잘 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녀의 미래라고 생각했던 남자친구에게서 이별통보를 받고, 아버지가 쓰러지시는 등 그녀에게 악재가 거듭되었다. 패기 좋게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정사원를 포기하고 나온 결과는 파견사원으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삶은 재계약에 3달에 한 번씩 원하지 않게 직장이 옮겨지는 것과 3평의 원룸이 전부였다. 우울한 그녀는 죽음까지 생각하는데, 죽을 용기조차 없었던 그녀에게 막연한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에 가기 위해, 낮에는 파견사원의 일을, 밤에는 긴자의 호스티스 클럽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누드모델의 일까지 한다.

그토록 쉬는 시간없이, 잘 시간없이 1년의 시간을 쏟아부은 그녀는 스물아홉에 깨달음을 얻었다. 그 1년의 시간동안 그녀는 돈만 모은 것이 아니다. 영어, 자격증, 다이어트, 외모가꾸기, 화장술, 경청, 화술 등등 많은 것을 갖추었다. 그녀에게 쏟아진 많은 역경들이 오히려 그녀를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준 것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죽기 위해 라스베가스 행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그녀는 회복탄력성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진화된 인간이 아닐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자, 꼭 새기고 싶은 부분은
p230
‘해보기 전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20대의 책이라 감흥이 없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스티스, 누드모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함께 담담히 써내려간 그녀의 글에서 나도 그녀처럼 깨달음을 얻게 된 것 같다. 그녀보다 나이는 한참을 먹었지만, 그래도 지금 이 나이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1년에 25키로를 감량한 것처럼은 할 수 없겠으나, 나도 내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도 또 새해의 목표에 넣어야겠다.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글쓰기, 서평에 밀려서 조급하게 읽는 독서가 아니라, 도서관에 빌려 읽더라도 끈덕지게 책을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독서를 올해 계획해야겠다.

혼자만의 낮은 기대가 이렇게 벅참으로 다가올지 몰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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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15만부 기념 리커버)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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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리커버)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김주환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9년 3월 29일
268쪽
14,800원
분류 - 자기계발(처세술/삶의자세)

이 책은 대학시절 심리학 수업에서 처음 만났다. 교수님께서 내어주시는 과제로, 읽어야하는 여러 책들 중의 하나였다. 그 때가 벌써 2011년이다. 이 책이 나온지도 벌써 10여년이 흘렀다. 사실 그 때 이 책을 읽었을때는 (지금과 비교해봤을 때) 많은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마도 부모님께서 벌어주시는 돈으로 호위호식하며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이지만, 아직은 제대로 독립된 어른이 아니었기에 제대로 시련을 경험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을 사랑하고 결혼하면서, 그 사람과 나의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면서, 나에게 제대로 어렵고 버거운 상황이 찾아오면서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된 듯하다.
이번에 서평단을 통해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 지금에서야 책에서 쓰인 말들이 제대로 이해되었다.

이 책은 크게 part 5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마음의 근력, 회복탄성력
part 2 나의 회복탄성력 지수는 얼마인가?
part 3 회복탄성력의 첫번째 요소 - 자기조절능력
part 4 회복탄성력의 두번째 요소 - 대인관계능력
part 5 회복탄성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는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산다. 그리고 지나친 의식을 하도록 사회구성원들이 집단 세뇌에 빠진 듯하다.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와 그 결과로 가지는 강박감으로 책에서 말하는 두려움을 적립한다. 얻지 못할까봐, 혹은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는 통에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하는 것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현저히 부족하다. 긍정적인 사고야 말로 회복탄성력의 두 요소를 향상시켜주는 엔진과도 같은 것인데, 우리는 뿌리서부터 약했기에 흔들린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회복탄성력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그 두 가지 요소인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불가피하다.

책의 저자는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발휘해야 한다고 한다.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나의 강점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했을 때의 나의 강점은 기록으로 끄적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을 정리하면 제법 괜찮은 기록물이 될 것 같은데, 아직 제대로 된 정리를 하지 못한 것 같다.
책에서는 긍정적인 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사하는 습관과 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강점과 좋은 습관을 곁드리려면 감사일기를 쓰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수면을 줄이고, 스마트폰 하는 시간을 줄여야겠다. 아이들하고 일찍 잠든 다음, 1시에서 2시즈음, 혹은 다른 시간에 남편이 깨우면, 의미 없는 스마트폰보기로 내 시간을 보낼게 아니라 차라리 커피를 냅다 마셔보는 건 어떨까 싶다. 그때부터 자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나만의 미라클 모닝 말이다. 하루를 시작할 감사일기를 쓰고, 에너지를 보충하자. 그러면 남편은 나의 잠을 방해하는 원수가 아니라, 나의 미라클 모닝을 만들어줄 나의 조력자가 되지 않겠는가.
2023년 새해에는 나만의 미라클 모닝을 이루면서 나만의 회복탄력성도 향상시켜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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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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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번역
세계사
2022년 12월 13일
264쪽
17,000원
분류 - 인문(노년/죽음)

내가 생각하는 죽음은 기독교의 죽음도 아니고, 불교의 죽음도 아니다. 그저 죽음으로서 삶이 마무리 되는 것 같다. 기독교의 죽음은 천국이나 지옥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고, 불교에서의 죽음은 자신의 업보에 따라 다시 육도윤회를 돌아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는 일이다. <죽음이 물었다>는 책의 제목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필시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무거운 주제일 것임에 틀림이 없다. 죽음이 어떤 질문을 할까? 내심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단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완화치료˝라는 이 단어는 정말 생소하기만 했다.
완화치료
: 죽음을 앞둔 환자를 지켜보면서 통증을 완화시켜 인간의 존엄성을 가지고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돕는 일을 말한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의사가 되면서 많은 환자를 만나게 되었다. 환자들을 대하면서 죽음을 가까이서 보았다. 죽음에 대하는 자세와 그 죽음, 혹은 상실에 대한 자세를 책으로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노환으로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죽음만 경험해보았는데, 아직도 죽음에 대해 잘 모르겠다. 다만 언젠가 나에게 찾아올 죽음을 조금은 차분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슬프지도 않고, 너무 촐싹대지도 않게, 지그시, 은근하게 그렇게 죽음을 준비해야지 싶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지금의 삶에서 되도록 후회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지금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최대한 지금을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야 말로, 내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나를 미소짓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까?

죽음이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100% 지키고 있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지키고, 노력하는 것으로 내 삶에 응어리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삶은 무엇일까? 지금 함께하는 가족들의 소중함을 영원히 잊지 않고, 이 행복에 나 자신이 당연하다 여기며 자만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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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7
최지연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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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창비교육 성장소설 - 07)
최지연 글
창비교육
2022년 10월 31일
260쪽
14,000원
분류 - 한국장편소설

스무살은 특별한 나이인 것 같다. 모든 나이가 그러하겠지만서도 스무살 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다. 그것은 소녀과 어른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만으로 나이가 바뀐다고 하지만, 일단 지금으로 보았을 때의 스무살이란 청소년과 어른을 확실히 구분지어준다. 어른이 되어, 좀 더 자유로워지기도 하지만 또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는 양날의 칼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스무 살 때의 기억은 어떠했나?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나?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스무살인 모양이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엄마에 대한 은호의 감정표현으로 책의 서막이 열린다.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주인공 은호가 대학생이 되면서 본가를 떠나오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철학동아리에 들어갔다가 상담실 안내 게시물을 보게 된다. 그리고 대학의 상담실을 찾아갔다. 은호의 엄마는 이혼을 해버렸다. 그것도 갑자기 말이다. 그러더니, 따로 살고 있던 은호네 집에 같이 살게 된다. 엄마의 이른 결혼, 엄마의 희생, 이제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 온다. 엄마가 차라리 괜찮은 남자를 만나서 엄마의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사실 은호는 어린 시절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은 터였다. 부부싸움, 엄마의 가출 등으로 인해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늘상 공존해왔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지만 그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엄마에게 상처받고 엄마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 딸 그리고 고단하게 살아온 엄마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은호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과거와 다시 만난 것 같다. 은호가 느꼈던 그 마음을 나도 꽤 비슷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은호의 엄마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까? 그저 억척같이 살기 바빴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버거워서 이정도면 최선을 다했다고 당당할까? 은호의 마음은 누가 치유해줄 수 있을까? 나 역시도 대학의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아봤는데,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로 상담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니 그때뿐이었다. 장녀라는 무거운 짐, 당연시 되는 의무감, 그것이 고통스러웠다. 엄마가 원하는 만족스러운 딸의 모습이란 어디에도 없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의 배를 빌려태어났지만, 나 스스로 살아가야하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것을 마흔이 다되어가는 나이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나는 나의 인생을 살면 된다. 내가 엄마의 고된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듯이, 엄마가 주었던 상처들도 다시 되돌려 줄 수 없다. 그저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과거를 최대한 기억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 가장 큰 눌림돌이 아닐까 싶다. 중년이 다되어 가는 나이에 성큼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다시 열아홉 소녀로, 아니면 더 어린 날의 나로 돌아가는 것 같다. 이젠 우리 떨어질 때도 되었다. 서로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봐요. 여자인 엄마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내가 엄마가 되고보니, 엄마의 그 행동이 더 큰 상처로 다가옵니다. 이젠 벗어나고 싶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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