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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7
최지연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평점 :
이 와중에 스무 살
(창비교육 성장소설 - 07)
최지연 글
창비교육
2022년 10월 31일
260쪽
14,000원
분류 - 한국장편소설
스무살은 특별한 나이인 것 같다. 모든 나이가 그러하겠지만서도 스무살 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다. 그것은 소녀과 어른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만으로 나이가 바뀐다고 하지만, 일단 지금으로 보았을 때의 스무살이란 청소년과 어른을 확실히 구분지어준다. 어른이 되어, 좀 더 자유로워지기도 하지만 또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는 양날의 칼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스무 살 때의 기억은 어떠했나?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나?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스무살인 모양이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엄마에 대한 은호의 감정표현으로 책의 서막이 열린다. ˝엄마에게 남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주인공 은호가 대학생이 되면서 본가를 떠나오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철학동아리에 들어갔다가 상담실 안내 게시물을 보게 된다. 그리고 대학의 상담실을 찾아갔다. 은호의 엄마는 이혼을 해버렸다. 그것도 갑자기 말이다. 그러더니, 따로 살고 있던 은호네 집에 같이 살게 된다. 엄마의 이른 결혼, 엄마의 희생, 이제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 온다. 엄마가 차라리 괜찮은 남자를 만나서 엄마의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사실 은호는 어린 시절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은 터였다. 부부싸움, 엄마의 가출 등으로 인해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늘상 공존해왔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지만 그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엄마에게 상처받고 엄마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 딸 그리고 고단하게 살아온 엄마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은호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과거와 다시 만난 것 같다. 은호가 느꼈던 그 마음을 나도 꽤 비슷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은호의 엄마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까? 그저 억척같이 살기 바빴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버거워서 이정도면 최선을 다했다고 당당할까? 은호의 마음은 누가 치유해줄 수 있을까? 나 역시도 대학의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아봤는데,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로 상담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니 그때뿐이었다. 장녀라는 무거운 짐, 당연시 되는 의무감, 그것이 고통스러웠다. 엄마가 원하는 만족스러운 딸의 모습이란 어디에도 없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의 배를 빌려태어났지만, 나 스스로 살아가야하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것을 마흔이 다되어가는 나이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나는 나의 인생을 살면 된다. 내가 엄마의 고된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듯이, 엄마가 주었던 상처들도 다시 되돌려 줄 수 없다. 그저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과거를 최대한 기억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 가장 큰 눌림돌이 아닐까 싶다. 중년이 다되어 가는 나이에 성큼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다시 열아홉 소녀로, 아니면 더 어린 날의 나로 돌아가는 것 같다. 이젠 우리 떨어질 때도 되었다. 서로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봐요. 여자인 엄마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엄마를 용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내가 엄마가 되고보니, 엄마의 그 행동이 더 큰 상처로 다가옵니다. 이젠 벗어나고 싶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