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반짝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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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번역
위즈덤하우스
2022년 12월 1일
240쪽
15,800원
분류 - 에세이

스물아홉, 얼마나 꽃다운 나이인데, 1년만 더 살고 죽겠다는 제목의 책이 있다. 책 제목의 부정적인 문장과 그에서 다가오는 어두운 느낌과는 다르게 표지는 정말로 열정적이다. 자몽, 핑크, 분홍, 연보라, 민트, 노랑 등등 여러 색채가 조화롭게 섞여있다. 제목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을까? 표지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을까? 책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인생의 별볼일 없는 사람, 즉 형편 없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그냥 할일없이 나이만 먹은 사람?
아름답지 않은 사람?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
취미도 특기도 없는 사람?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

내가 생각하던 별 볼일 없는 사람은 바로 외모가 아름답지 않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게 바로 나였으니까. 그래서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의식해서 나 자신에 오로지 집중하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나와 비슷한 여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단지 나보다 10살정도, 까마득하게 한참이나 어린 아마리라고 하는 여자의 이야기다.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 사귀고 있던 남자가 당연히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살았으며, 그냥 공부만 잘 하는 그런 보통 사람이었다. 물론 공부만 잘 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녀의 미래라고 생각했던 남자친구에게서 이별통보를 받고, 아버지가 쓰러지시는 등 그녀에게 악재가 거듭되었다. 패기 좋게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정사원를 포기하고 나온 결과는 파견사원으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삶은 재계약에 3달에 한 번씩 원하지 않게 직장이 옮겨지는 것과 3평의 원룸이 전부였다. 우울한 그녀는 죽음까지 생각하는데, 죽을 용기조차 없었던 그녀에게 막연한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에 가기 위해, 낮에는 파견사원의 일을, 밤에는 긴자의 호스티스 클럽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누드모델의 일까지 한다.

그토록 쉬는 시간없이, 잘 시간없이 1년의 시간을 쏟아부은 그녀는 스물아홉에 깨달음을 얻었다. 그 1년의 시간동안 그녀는 돈만 모은 것이 아니다. 영어, 자격증, 다이어트, 외모가꾸기, 화장술, 경청, 화술 등등 많은 것을 갖추었다. 그녀에게 쏟아진 많은 역경들이 오히려 그녀를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준 것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죽기 위해 라스베가스 행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그녀는 회복탄력성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진화된 인간이 아닐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자, 꼭 새기고 싶은 부분은
p230
‘해보기 전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20대의 책이라 감흥이 없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스티스, 누드모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함께 담담히 써내려간 그녀의 글에서 나도 그녀처럼 깨달음을 얻게 된 것 같다. 그녀보다 나이는 한참을 먹었지만, 그래도 지금 이 나이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1년에 25키로를 감량한 것처럼은 할 수 없겠으나, 나도 내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도 또 새해의 목표에 넣어야겠다.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글쓰기, 서평에 밀려서 조급하게 읽는 독서가 아니라, 도서관에 빌려 읽더라도 끈덕지게 책을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독서를 올해 계획해야겠다.

혼자만의 낮은 기대가 이렇게 벅참으로 다가올지 몰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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