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용기 - 학교폭력예방교육 인성교육
채진석 지음 / 험이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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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아들은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던 중 중학생 때 학교폭력에 연루되어 마음고생을 심하게 앓았다.

남녀공학 중학교를 다녔는데, 피해 여학생의 외모 비하 발언에 지인의 아들이 가담하였다는 것이다.

가해 학생들의 대부분은 여학생이었는데, 지인의 아들만 남학생이라 피해 학생이 용서하지 않았고 사건이 크게 확대되었다.

지인은 서울까지 찾아가 학폭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이후 시끌벅적하던 그 일이 일단락되긴 했으나

그 과정에서 학생뿐만 아니라 보호자들도 적지 않은 고통과 상처를 입었다.

지인의 아들을 보며 우리 아이도 학교폭력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깨달았다.

순식간에 가해 학생도, 피해 학생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예비 중학생인 아들 때문에 막막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필드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많이 한 작가의 약력 때문인지

책 곳곳에 작가의 적바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폭력의 피해자에게도, 가해자에게도,

그것을 지켜보는 친구들에게도 '용기'가 필요하다.

피해자의 경우에는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맞설 '용기',

가해자에게는 반성하고 행동을 수정하며 사과할 수 있는 '용기',

방관하는 학생에게는 외면하지 않을 '용기'이다.

이 책이 그러한 용기를 일으키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머리말 중에서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학교폭력 유형 및 예시 사항이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체폭력과 언어폭력, 금품갈취(공갈), 강요, 따돌림, 성폭력, 사이버 폭력 등의 예시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부분은 아이와 함께 소리 내어 읽었다.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는 쉽게 풀이해 주었고 특히 카톡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 주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카톡 설치를 금지했다.

뉴스를 통해 대다수 사이버 학폭이 카톡을 통해 발생한다고 것을 알았다.

카타(카톡에서 특정인을 왕따시키는 것),

떼카(단톡방에 초대해 단체로 욕설을 퍼붓는 것),

방폭(특정인을 초대한 후 일시에 나가버리는 것),

감옥(끊임없이 채팅방으로 초대하는 것) 등 사이버 불링이

카카오톡이라는 매개를 이용하여 집단행동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다수라는 숫자 앞에 죄의식이 희석되어 그것이 학폭 인지도 모른 채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카톡은 우리 집에서 아이들에게 금지어가 되었다.

이 책은 유튜브 강의(유튜브 채널 "채진석 강사")를 듣고, 지면으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우선 작가 채진석과 영상으로 교감한 후 책을 통해 만남을 이어간다면

작가가 이야기하는 '용기'를 희망 속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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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시대, 배움의 미래 - 첨단기술이 불러온 교육혁명
리수핑.류타오탕 지음, 권용중 옮김 / 보아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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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올해 6학년, 4학년이 된 아들이 두 명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태블릿을 보며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아이들은 먼치킨이 되고 야생을 한다.

아이들과 첨단 기술의 역사는 큰 아이가 1학년 입학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워킹맘이어서 공부를 제대로 봐 줄 수 없을 것 같아 밀크티와 스마트 구몬을 신청했다.

직장에 있으면서도 아이와 수시로 연락이 되야 안심이 될 것 같아 핸드폰도 손에 쥐여 줬다.

그렇게 아이는 새로운 세상을 얻었다.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가 된 것이다.

밀크티와 스마트 구몬은 디지털 교육이 구현된 것이다.

밀크티를 통해 아이는 매일 태블릿에 입력된 '오늘의 학습'을 풀고 오답을 정리한다.

매주 1회 선생님과 전화로 때로는 화상으로 코칭을 받는다.

나는 티스푼이라는 앱을 통해 일간, 주간, 월간 학습 현황을 점검하고,

자녀 점수와 평균 점수가 그래프로 표시되어 아들이 평균이하의 점수를 맞으면 폭풍 잔소리를 한다.

스마트 구몬은 매일 태블릿으로 개인 맞춤 교재가 입력되고 펜으로 태블릿에 직접 입력하면 구몬 선생님이 당일 오답을 체크해 준다.

학습 테이터와 방문관리를 통해 아이의 상황을 진단받을 수 있다.

나는 구몬 세상이라는 앱을 통해 이번 주 수업과 다음 주 수업의 진도를 확인할 수 있고 오답률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아들 역시 1학년때부터 밀크티와 스마트 구몬을 시작했다.

두 아이를 디지털 교육으로 케어하고 있기에. 과연 잘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나도 엄마가 처음인지라, 아이들이 살게 될 세상과 미래의 교육에 대해 공부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이 책은 이런 나에게 다가와, 메타버스의 시대, 배움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첨단 기술이 이끄는 교육혁명을 통해 공유, 편리, 공평, 지능화, 생동감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스마트 전인교육이 온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미래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개개인의 소양과 종합적 능력을 계발하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한다고 전망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중국인인 작가가 예측한 미래가 이미 한국인인 우리 아이들이 일부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나라는 학교 현장에서 진흥 정보화 기본법에 따라 교육과정 내 정보통신 윤리교육 시행을 의무화하고 있을 만큼 디지털 교육이 깊숙이 침투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언급한 '스마트 교육이 수업과 학교 관리의 혁신을 이끈다는 점, 인공지능 과목이 신규 과목으로 정식 편입되고 있는 점, 초중고의 인공지능 교육'은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스마트 교육의 발전은 미래 교육의 큰 흐름이다.

국가의 정책적 지원, 막대한 투자, 첨단 기술의 발전 등은 스마트교육의 발전에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동시에 스마트교육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적지 않다.

인재 부족, 교사의 역할 전환의 어려움, 정보의 안정성 보장의 어려움 등은

스마트 교육 발전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제8장. 스마트교육 발전에서의 기회와 과제 p208

작가는 첨단 기술이 불러온 교육혁명에 대하여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며, 몇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로 개별적인, 혹은 개인적인 문제는 생략되어 있는 점이 아쉽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확대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교사와 학생 간 의사소통 수단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더욱 증가한 것이다.

두뇌의 발달은 몸의 근육과 같다.

쉬운 것만 접하면 어렵고,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과제를 만났을 때 두뇌 근육이 잘 해결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뇌는 시각. 청각뿐 아니라 손과 입, 발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면서 재미를 느끼는데,

기계와 접속한 순간 눈을 제외한 다른 감각은 잠자고 있는 것과 같다.

뇌 기능의 일부만 쓰기 때문에 다른 부분을 발달시키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쉽게 익힌 정보는 쉽게 증발된다. 휘발성 기억이 되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발도르프 학교는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달라진다.

산업화 시대에는 IQ를 중요시했고,

정보화시대에는 EQ(감성지수)를 더 중요시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인재의 AIQ가 더 중요시될 것이다.

스마트 교육 시대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학생들의 AIQ를 키워주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제9장. 학생의 AIQ와 혁신 능력 키우기 p233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것이다.

제대로 알고 이용하는 것과 모른 채 이용당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미 기술은 사회를 압도하고 있고,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나만 '노 디지털 교육'을 부르짖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꼴이다.

메타버스라는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며 이를 교육에 활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교육혁명은 이미 시작되었다.

혁명은 지배적인 사회체계에서 다른 사회체제로의 이행을 말한다.

첨단 기술이 불러온 교육혁명에 동참하길 원한다면, ' 메타버스의 시대, 배움의 미래'가 그 길을 안내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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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끌어당기는 뇌과학 - 운과 인생이 좋아지는 비밀
이와사키 이치로 지음, 김은선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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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오늘날. 기술은 발전을 이끈 동력이었다.

그 기술이 이제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터, 딥러닝 알고리즘과 맞물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언젠가 인간은 로봇의 반려견으로 추락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처음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위기 속에서 출구를 찾기 위한 해답으로 뇌과학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람을 조종하는 뇌의 신비로움에 대해 알고 싶었다.

뇌를 안다면, 인공지능한테 추월당하는 참사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그간 호모사피엔스가 지능이 더 높아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그러나 최근 네안데르탈인은 가족 단위로 작은 사회를 이루고 살았고,

호모 사피엔스는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을 길러 종족을 보존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뇌섬엽이 진화한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현생 인류로 생존할 수 있었다.


기술로 인해 인간의 존재 자체가 의심받는 현실에서 생존을 위해 다시 뇌섬엽에 주목해야만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뇌의 숨겨진 비밀을 알려주는 것도 감사한데 제목 밑에 운과 인생이 좋아지는 비밀이라고 써져 있다.

이건 비밀인데...라고 운을 떼면 언제나 귀가 솔깃해진다.

홍어, 삼겹살, 묵은지 삼합을 가뿐히 제치고 뇌과학, 행복, 운이 뭉쳤다.

그래서 바로. 읽게 되었다.


책에는 다 합쳐 84가지의 비법이 담겨있다.

뇌와 행복은 맞닿아 있기에 그 연결고리들을 각 장마다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제목이 '행복을 끌어당기는 뇌과학'인데.

개인적으로 '행복을 끌어당기는 뇌섬엽'이 더 정확한 표현일 듯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작가가 이야기하는 비밀은 결국 '뇌섬엽'이다.

뇌섬엽은 뇌 안에서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하는데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과 내부의 감각을 연결하고 타인의 감정과 자신의 감정을 연결한다.

뇌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훈련이 바로 뇌 단련이다.

뇌 단련은 뇌섬엽을 훈련해 뇌 전체를 균형 있고 유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뇌 단련은 뇌섬엽을 두껍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고, 누구나 습관처럼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

뇌 단련의 구체적 방법으로 '매사에 감사한다. 긍정적 마인드를 지닌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이타심을 기른다. 마인드풀니스를 실천한다. 대자연 체험을 한다' 등 여섯 가지 단련법을 소개하고 있다.

장마다 구체적인 연구사례, 행동지침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책을 여는 순간 이상 비밀 아닌 비밀이 되었다.


여섯 가지 중 즉각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는 뇌 회로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면역력을 높여준다.

감사는 성장을 지향하는데, 성장하기 위해 지갑을 열지 않아도 된다.

단지 '감사하는' 그 마음만 먹으면 충분하다.


힘든 일이 생기면 성장할 기회를 얻어서 감사하고,

행운이 찾아오면 당연히 더 고맙고 황송해서 감사하게 된다.

p77. 감사는 뇌 회로를 긍정적으로 만든다.


책의 핵심 키워드를 정리하면 '뇌, 뇌섬엽, 행복, 감사, 긍정, 이타심, 셀프리스, 마인드풀니스'가 될 것 같다.

핵심 키워드를 뇌섬엽에 저장한 후, 아웃풋을 반복하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행복을 끌어당기고 있음을 자각할 것이다.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집단지성을 나누며, 이타심을 기르고, 명상을 하고, 대자연 체험을 했을 뿐인데...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면 행복은 멀어진다.

따뜻한 인간관계만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좋은 인간관계는 뇌섬엽을 단련해 준다.

좋은 인간관계는 유대감과 연대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을 말한다.


마인드풀니스는 잡다한 생각을 멈추고 자신의 오롯이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 216.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뇌를 성장시키는 '마인드풀니스'


이타심과 오지랖의 차이는 '셀프리스 상태'에 있는가 아닌가다.

뇌가 셀프리스 상태에서 하는 행동, 행위가

바로 '이타'인 것이다.

p 179. 다른 사람을 위하는 '이타심'은 뇌 기능을 높인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고백한 것이다.

작가는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학대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삶은 그저 고통일 뿐, 행복이라는 단어와 단절되어 살아가던 그에게 부인이 찾아왔다.

부인 또한 이혼의 아픔을 겪고 홀로 꿋꿋하게 딸을 키우고 있던 돌싱으로 상처가 있는 사람이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투자에 막대한 손실을 입고 결혼 자체를 고민하던 그에게 그녀는 그보다 그를 더 믿어주었고, 그때부터 자신의 인생이 달라지게 되었다.

결혼 초기, 아이를 위하는 마음에 훈육에 집중했고 딸과의 사이가 나빠지자 아이의 장점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자 아이는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사이는 가까워졌다.


나와 가족이 돼 줘서 고마워

오늘도 고마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구나.

오늘도 학교에 잘 다녀와 줘서 고마워

한 가족으로 살게 돼서 정말 좋다.

p 299. 에필로그


자신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담담히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작가가 뇌과학자이자 의학박사가 아닌,

가족에게 상처 입고, 투자에 실패하고, 사랑에 고뇌하는 한 인간처럼 다가와 친근하게 느껴졌다.

자신이 부인에게 감화되었듯이 자신 또한 다른 사람을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집필 의도에 진심이 전해졌다.


운은 노력에 대한 대가이다.

준비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운이 찾아온다.

운이 없다는 것은 아직 그 운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운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행복을 위해 운을 찾는다면 ' 행복을 끌어당기는 뇌과학'을 준비해 읽자.

기꺼이 이 책이 그 출발을 도와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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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다 사용 설명서 - 무언가 되고픈 엄마들을 위한 동기부여 에세이
김진미.최미영.강지해 지음 / 북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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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허벅지 긁는 것과 삼천포로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엄마 수다 사용 설명서'라 이름 붙이고, 책 13쪽에는 친절히 읽는 법까지 소개해 놓았다.

역시 엄마들은 자상하다. 괜히 엄마가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알뜰살뜰 챙겨준다.

마음이 헛헛해서 누군가와 실컷 입 털고 싶은데 행색이 초라하다.

바람은 차고 집안은 따뜻하다.

그래서 책을 들었다.

양반다리를 하고 커피 잔을 양손에 쥔 채 눈을 감았다. 이제 수다를 시작할 차례이다.

첫 장을 넘긴다.


우리 남편은 하정우와 분명 닮은 데가 있다.

지난번 <베를린>과 <황해>에서 하정우를 봤을 때도 분명 이런 생각을 했단 말이지.

남편은 멋지다.

남편은 하정우다.

나는 남편을 좋아한다....

주문을 건다.

P 37. 2015년 8월 28일


피식, 웃음이 나왔던 대목이다.

나의 남편은 오징어, 어떤 날은 주꾸미인데, 하정우라니...

남편을 왕으로 생각하면 나는 여왕이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미 여왕이다.

여왕이면서 긍정의 아이콘이다.

동기들이 메가박스 점장으로, 영화사 신입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스텝으로 승승장구할 때

작가는 7년의 영화관 생활을 담담하게 마쳤고,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는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결국 영화칼럼리스트와 간호조무사가 되었다. 인생 역전이랄까.

작가의 이야기는 밝고 경쾌하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문자 메시지, 댓글, SNS에 올리는 단상이 모두 글이다.

아무에게나 글은 열려 있다. 어떤 글을 쓸지도 각자의 자유 의지에 달렸다.

단, 글 속에서 알게 모르게 묻어나는 인품과 가치관을 만들어가는 작업이 작가의 삶이자 사명이다.

사명을 갖고 글을 써야 한다.

P 45. 노벨문학상 말고 글쓰기


내가 쓴 글을 보고 누군가 '문체가 시원시원하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나는 단무지이다.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랄맞다.

남편은 오이지이다. 오만하고 이상하고 지랄맞다.

아들들은 소세지이다. 소심하고 세밀하고 지랄맞다.

한 집에 단무지와 오이지, 소세지가 뒤섞여 살다 보니, 내가 쓰는 글에 삶이 보이는 것 같다.

예전에는 온갖 수식어를 들이대며 글에 주접을 떨었는데, 지금은 짧고 단순하게 쓴다.

글 안에 나의 인품과 가치관이 투영되어 있다.

단무지처럼 쓰되, 진솔한 글을 쓰는 것.

글은 사명을 갖고 써야 한다.

요즘은 매일 글을 써야 할 정도로 글쓰기에 빠져 있다.

블로그든 브런치든 아니면 일기든 꼭 기록한다.

책 읽기를 지속하니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있다.

P 86. 나는 이과생입니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써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작년에 브런치에 글을 썼다.

우리는 모두 살아 있는 한 써야 한다.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은 거룩하고 고귀한 행동임에는 틀림없으나, 생계형 감정 노동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회의에 빠진 적이 있다.

선택 받지 못한 글과 읽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굳이 써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은 계속 강도를 높여줘야 하는데 글쓰기는 세로토닌이다.

지속 가능한 행복을 주는데도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영원하다.

주저하면서도 글쓰기를 놓지 못하는 이유이다.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소비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쓰레기 문제는 촌각을 다툰다. 더 이상 쓰레기를 매립할 곳은 거의 없고,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쓰레기 섬을 만든지 오래다.

이제는 가치 있는 물건에 소비하고, 무분별한 소비를 줄여야 한다.

P 103. 쓰레기 바라보기

작가는 환경과 1일 1비움, 줍깅, 용기내 프로젝트.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와 나의 교착점은 '1일, 1비움'이다.

우리는 모든 것이 차고 넘치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 살고 있다. 그것이 소유물이든, 꿈이든, 관계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긴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모두 맥시멀리스트이다.

꽉 채워진 공간에는 무엇인가 들어올 자리가 없다.

비워야 한다.

비운만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스트 대열에 합류한지 7년 정도 된 것 같다. 거창하게 환경과 지구를 위해서 비우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번아웃 되어 울면서 출근하던 날.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비웠다.

짐을 줄이니 공간과 여유는 덤이고,

어느덧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모든 것은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들이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분들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


용돈을 모아 산 자물쇠가 달린 비밀일기장에 이름까지 지어주고 편지를 쓰듯 일기를 쓰기도 했다.

일기를 통해 불안하고 힘든 감정을 해소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도 글쓰기는 나에게 그러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P 139. 기록이 책이 되다.

책 189쪽에, '4학년 3반의 나이에 내가 얻은 지혜는 그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나는 4학년 2반이다. 작가와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런지 그 시절 '자물쇠가 달린 비밀일기장'이 유행이었다.

나는 일기장의 이름을 프시케라 지었다.

프시케는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에로스와 사랑을 나눈 연인의 이름이다.

프시케에게 온갖 이야기를 다 토해냈다.

특히 서운함. 원망, 분노 등 불편한 감정들을 많이 적었던 것 같다. 에로스의 사랑을 받던 프시케는 내 일기장에서 욕받이가 되었다.

그때부터였을까. 글을 쓰고 나면 힘이 났다. 설명할 수 없는 개운함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얼굴 한 번 마주친 적 없지만, 같은 경험을 했다는 것으로 작가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다.


인연은 애를 써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삶에 충실할 때 그 길 위에서 자연스레 만나게 되어있다.

혼자였다고 생각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곁엔 지금, 넘치도록 많은 인연이 함께 한다.

내 사람 속에 그들의 자리를 내어주고, 그들의 삶 속에 한 걸음씩 발을 들이며

'같이'의 가치를 알아가고 있다.

그 가치와 함께 다가온 물음표를 품고, 답을 찾아가는 일에 마음을 쓰려 한다.

같이, 함께 하실래요?

P 195. '같이' 함께하다.


각자 다른 숨결과 온도를 가진 작가들의 합작품이어서 그런지 민트차와 아메리카노, 고구마 라떼를 번갈아 가며 마신 기분이다.

그녀들의 수다를 훔쳐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치열하게 살아서 그런지 들려주는 말이 많고, 사연도 풍부하다. 그녀들은 이제 무언가 되고픈 엄마들에게 수다를 권하는 작가가 되었다.

이야기 보따리가 끝날 때마다 '우리의 수다'가 나오는데, 우리의 수다에 '나'는 없지만, 내 안의 수다에 '그녀들'이 있다.

취향과 관심이 같아서 그런지 쿵짝이 잘 맞는다.

나는 밀크티를 주문했다.

수다가 그리운, 수다가 필요한 엄마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고급 살롱에서 마담들에게 둘러싸여 담소를 나눈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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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알고리즘 -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러셀 폴드랙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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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은 후, 내가 작년에 라면끊기에 실패한 이유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매일 팬트리에 있는 라면을 바라보며 먹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는 식으로 ‘스프의 유혹‘에 저항하는 훈련은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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