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평짜리 공간
이창민 지음 / 환경일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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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으로 채워나갈 열 평 이상의 공간이 생기길 바라며.

혼자 지내면서 마음이 허하여 과소비하거나 감정을 달래기 위해 채우는 물건은 항상 후회나 고민을 낳게 마련이다. 따라서 물건을 관리하고 소비를 밸런스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는 새롭게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 채워진다고 말하고 싶다.

-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51.

공간과 마음은 물건을 채우는 식으로는 달랠 수 없다. 왜냐하면 물건과 마음은 끊임없이 도파민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만족을 모르기 때문에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다. 공간과 마음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세로토닌이다.

우리는 세로토닌을 위해 새롭게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야 한다.

열 평 공간을 소유물 말고 도전과 경험으로 장식할 때 그 공간은 반짝반짝 빛난다.

공간이 좁을수록 심리적으로 겪는 아픔과 고통은 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는 패소 공포증 같은 심리적은 트라우마의 사례가 많지만 넓은 공간이나 좋은 환경에서는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 작은 공간에서의 큰 아픔과 고독. 58.

우리는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는 가도,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는 절대 못 간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체적이 작을수록 소유물도 적다.

공간이 좁을수록 고통은 크다.

다시 말해, 면적과 소유물은 비례하고, 면적과 감정은 반비례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렇게 믿어왔다.

하지만 이제 사회적 통념에 얽매이지 말고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열 평의 공간을 채우려 하지 말고 비워둔다면?

열 평의 공간을 가구나 잡동사니로 채우지 말고 바람과 햇살로만 채운다면?

자연이 들어선 자리는 열 평 일지라도 결코 좁지 않다.

열 평짜리 공간은 활용도에 따라 백 평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공간이나 경제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기성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들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정말 반성해야 한다. 오죽하면 학생들의 희망 1순위 또는 0순위가 건물주라고 표현할 정도로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직업이나 가치보다는 공간과 경제력에만 초점이 맞추는 정말 심각하고도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 공간 불균형과 불안으로 인한 다양한 격차와 양면성. 95.

너네 집 몇 평이니? 아파트 평수는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이다.

우리나라 중산층의 기준은 5천만 원 이상의 연봉에 30평형대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2천 cc 이상의 중형차를 끄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기준이 정량화된 지표에서 기준 미달은 패배를 의미한다. 현실 세계에서 낙오된 것이다.

우리는 정량화된 기준에 미달되지 않기 위해 소처럼 일한다.

열 평짜리 공간은 소중한 보금자리가 아니라 탈출해야 하는 개미지옥으로 전락해 버렸다.

과거부터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자산으로 축적한 부를 계속 대물림할 수 있는 이유는 시장에서 점유율의 변혁이 없기 때문이다. 다이내믹하거나 변수가 많은 시장과 제도라면 언제든 성장과 역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동산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프레임으로 인해 누군가는 공간과 땅을 기반으로 경제적 성장을 하였지만, 누군가는 미래 공간과 생존에 대한 압박과 부담감을 가지게 된 상황으로 전락했다.

- 7 대 3 부동산 변화 레시피, 민간과 공공 변화와 혁신의 시작. 192

인류가 유목에서 농경으로 생활양식을 바꾼 이후, 가장 큰 욕망의 대상은 '공간'이었다.

하늘은 소유할 수 없지만 땅은 소유할 수 있었다. '공간'을 갖는다는 것은 부와 권력을 갖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을 뽐내는 방법으로 위로 올리고 옆으로 넓히는 것이 유일한 방법처럼 보였다.

탐욕만큼 공간은 확장되고 확장된 공간에서 낭비가 생산되었다. 잉여는 불평등을 초래했고 결국 주거권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가 되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기 위해 의식주는 보장되어야 한다. 1인 1집을 보장받아야 한다.


널찍한 마당과 큰 집을 선호하는 미국인의 평균 집 넓이는 240제곱 미터(72.6평)이다. 그러나 작은 집(tiny house)에서 작지 않은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뉴욕에 사는 미코 머서는 대학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 후에도 밤낮으로 일하며 돈을 벌었다. 그녀가 서른 살을 앞두고 깨달은 것은 '이 도시에는 내가 살 수 있는 집이 없다.'라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작은 집을 짓기로 결심하고 창고를 빌려 트레일러 위에 올릴 14.8 제곱미터(4.5평)의 작은 집을 짓기 시작했다. 벽과 바닥, 지붕 자재를 하나하나 직접 구하고 만들어 갔다.

미국 UCLA 대학이 2002년부터 약 10년간 미국 LA에 사는 32가구를 대상으로 사람들이 집안에서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 대해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아무리 넓은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사용하는 공간과 동선은 매우 제한적일 수 있다.'라는 것이다.

작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결코 작지 않은 행복을 누린다.

주변 사람들의 생활 기준에 억지로 맞추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과 삶의 방식에 따라 살기 때문이다.

작은 집에 산다는 것은 나도 몰랐던 내 삶의 거품을 걷어내는 일이다.

작은 집은 '덜어내는 만큼 채워지고, 비워진 만큼 풍요롭다.'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공간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공간의 가격은 늘어나기만 한다.

너도나도 그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공간은 소외와 불평등, 분노를 조장한다.

우리는 이제 공간을 혁신해야 한다.

열 평 공간에 만족하는 너그러움을 배워야 한다.

작가는 열 평 안에 독립, 설렘, 기대, 두려움, 몸부림, 도전, 가치, 미래, 미래자산, 성찰, 고뇌, 변화, 비전 등을 꽉 채워 넣었다. 그 안에는 청년들의 불안감, 공간과 주거에 대한 바램도 포함되어 있다.

작가는 오늘도 자신의 열 평짜리 공간에서 큰 소리로 외친다.

열 평짜리 공간 이상의 희망과 행복이 있는 공간에서 우리 모두 함께 할 수 있다고!!

열 평짜리 공간에서 주거 대혁명과 혁신을 시작하자고!!!

열 평이 가능해?라고 의심이 든다면,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라고 말하고 싶다.

열 평의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적을 만나고 싶다면, 어르신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모은 폐지로 재탄생 된 이 책을 펼치라고 말하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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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끝에 밝은 해가 뜨니까 - SOLUM OMNIUM LUMEN
번영 지음 / 블랭크리에이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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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을 썼고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 글 쓰니까,

책 한 권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오늘은 카페에서 10시부터 21시까지 쭉 글을 썼다.

독립출판 목차도 마무리하고 인쇄소에서 출력했다.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가장 행복한 날 중 하루였다.

- 2019년 9월 23일의 일기

- 작은 목표 달성하기. 28.

작가가 경험한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가장 행복한 날 중 하루'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

행복은 전염성이 강하므로 작가가 경험한 행복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10시부터 21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것, 그것은 바로 글쓰기이다.

나는 마음이 복잡할 때 모닝 페이지를 쓰며 내 마음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 느끼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나에게 묻고 자신과 대화한다.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그대로 쓰다 보면 나의 감정, 걱정, 고민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어 고민 해결의 방향성을 잡는데 효과적이다.

- 마음이 힘든 날엔. 77.

핸드폰 바탕화면에 '심경에는 낙서가 최고'라는 문구를 적어놨다.

하얀 종이에 생각이 나는 대로 연필로 끄적거린 후 쫙쫙 찢으면 마음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머릿속이 잡다한 생각으로 뒤죽박죽 엉켜 있을 때, 내가 하는 그 의식이 '모닝 페이지'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멋진 이름이 있었는데 낙서라고 명명했다니...

책은 모닝 페이퍼를 '쓰는 것'까지만 말했지만, 나는 한 걸음 나아가 '찢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내 고민의 흔적을 누군가에게 들키기 싫어, 끄적거린 '모닝 페이퍼'를 그 자리에서 쓰고 그 자리에서 찢는다.

찢는 순간 고민도 함께 찢긴다. 마법처럼...

북북 찢어 휴지통에 버려진 것은 종이가 아니라 잡념들이다.

꽃이 흙으로 돌아간 그날, 꽃씨들이 날아왔습니다.

머나먼 땅에서 날아온 꽃씨들은 봄날의 벚꽃 잎처럼 아름답게 흩뿌려지더니 땅에 글씨를 새겼습니다.

'꽃, 마법처럼 피어나 생의 기쁨을 만끽하고 미지의 세계로 날아오르다.'

- 꽃의 여정. 151

작가의 성격이나 취향이 '꽃의 여정'에서 그대로 묻어 있는 것 같다.

행운의 숫자로 연결된 이야기들은 작가처럼 다정하고 섬세하고 순수하다.

윈터 블루를 지나, 어느덧 계절은 봄이다.

이제 벚꽃 잎이 아름답게 흩뿌려지는 날이 곧 올 것이다.

그러나 벚꽃 잎은 지는 것이 아니라 미지의 세계로 날아오르는 것이다.

가끔은 나를 위해서 작은 선물을 준다. 선물의 종류는 꽃과 자연, 음식, 영화 감상, 취미 생활까지 다양하다. 휴일에는 고궁을 걷거나 테라스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밀린 일기를 쓴다. 가끔은 욕조에서 목욕하며 책을 읽는다. 따뜻한 물에서 쉬다 보면, 맑고 신선한 기운이 나를 감싼다.

- 나를 위한 선물. 153.

작가는 '어떤 선물을 주든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위해서 마음을 쓰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대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라고 조언한다.

나를 위한 선물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를 정말 소중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 그 자체이어야 한다.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나를 대하는 것.

일반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로서 나를 대하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나를 위한 선물이다.


이 책은 '연기자를 꿈꾸고 학원을 찾은 경험이 있는 사람',

'대학교 3학년 때에는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 한 사람'

'유럽여행을 갔을 때 감동적인 풍경을 볼 때마다 노트를 꺼내어 기록하는 사람'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무언가 깨달은 것이 있을 때 꼭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

'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쓰고 있어서 행복한 사람'

'꿈꾸던 작가라는 정체성을 실현하고 있는 사람'이 남긴 첫 작품이다.

책은 방황하고 고민하고 투쟁하는 작가의 인생을 고스란히 녹였다.

작가의 소망은 '번영'이라는 단어에 담겼다.

'행복은 가까이에'는 마치 노래 같다.

멜로디를 붙인다면 어떤 느낌일까?

세상에 태어난 것,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 맑은 하늘에 뜬 별을 바라보는 것,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를 듣는 것, 취향에 맞는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 숨 쉴 수 있다는 것, 희망이 있다는 것, 창조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등 소소한 범사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작가를 보니, 찐 행복이 뭔지, 작가가 진짜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 공백을 만난다.

공백은 여백의 다른 말이다.

걸작은 그림과 여백이 조화롭게 자리 잡은 것들이다.

이 책은 꿈, 마음, 변화, 행복이라는 여백을 따라 자신의 인생을 기획하고 창조하며 실행하길 원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동이 트기 전 어둠을 지나 인생의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밤이 깊어 갈수록 새벽이 가까워 온다.

블랭크리에터를 위하여!!!!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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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와 그의 아내 - 딸의 시선으로 되새겨보는 부모님의 말과 생각들
이경혜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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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보니 참 좋았다.

"샘이 있는 줄 어떻게 알았어?"

"에잇. 그걸 어떻게 알아!"

"어? 진짜? 우리 집 물 참 좋았었는데?"

"허허. 미칼라! 나올 때까지 파는 거야.

4길을 파야지 하고 계획하고 파는 게 아니라 4길까지 팠는데 물이 나온 거지."

- 목수가 되기 전 어린 나의 아빠. 36.

인생은 그런 것이다.

계획하고 파는게 아니라, 팠는데 물이 나온 것이다.

삶의 이치를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그 많은 계획들을 수고스럽게 짜지 않았을텐데...

삶은 단순해야 한다.

삶은 목수의 손처럼 투박해야 한다.

'목수가 되기 전 어린 나의 아빠'를 읽으며 소리 죽여 울었다.

돌아가신 '나의 아빠'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의 아빠는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어 치이고 부대끼는 삶을 살다가 한순간 허망하게 돌아가셨다.

책을 읽으며 아빠를 위한 회고록을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칼라가 부모님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보물처럼 반짝이는 삶의 답들을 본 것처럼, 아빠를 추억하며 남겨진 내 인생에 등대를 만들고 싶다.

"미칼라. 생각해 봐라. 척과에서만 살다가 천리 길이나 떨어진데 와서 아는 사람 아무도 없이 얼마나 외로웠는지 몰라. 그리고 내가 말 한마디라도 할라치면 동네 사람들이 막 웃는 거야. 경상도 사투리 쓴다고. 그러니까 말도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밥도 못 먹고... 너무 힘들었어. 어느 날은 여기가 어딘가 싶을 만큼 정신이 아득해졌다니까."

- 목수와 그의 아내가 되다. 109

목수 아내의 고백에서 신혼생활의 달콤함보다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천리길 떨어진 곳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같은 여자이자 기혼자로서 목수아내의 독백이 남의 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결혼을 인생의 무덤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목수와 그의 아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미칼라도 없었을 것이고 이 책도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틀인가 삼일인가 만에 바로 퇴원해서 그럴 거야."

"왜 그렇게 빨리 퇴원했어?"

"일해야지. 일을 해야 모든 게 돌아가지."

- 513-7번지. 226.

목수와 그의 아내에게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자, 종교이다.

그들에게 일은 신앙과 같다.

절단 된 손가락은 일주일 정도 치료를 잘 받으면 신경이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나 목수는 퇴원한다.

톱질과 못질을 해야 육성회비도 내고 쌀도 팔아 먹기 때문이다.

일을 해야 모든 것이 돌아가는 현실에서 휴식이 아닌 휴양조차 목수에게는 사치이자 이단이었다.

"거기 나오는 노인네들이 젊었을 때 로망이 뭐냐고 서로 묻더라."

"뭐라고 했는데?"

"열심히 일해서 토끼 같은 새끼 기르고 마누라랑 둘이 사는 거라고 하더라."

"엄마 로망은 뭔데?"

"나도 그렇지 뭐."

- 돌아보니 50년. 256

여기까지 읽었을 때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목수가 되기 전 어린 나의 아빠'부터 누르고 눌렀던 눈물이었다.

목수와 그의 아내. 영화 속 '로망'의 두 노인, 그리고 우리 부모님, 지금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되며 '사는거' 그게 뭔지...

결국 '사는거' 그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온 거였다. 살아 남은 것이다.


이 책은 맏딸인 미칼라가 부모님에게 바치는 헌정서이다.

목수와 그의 아내는 가난한 우리 시대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상징한다.

그 시절 가난했지만 젊었고,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흔히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면 지구를 한 바퀴 돌아도 모자란다'라고 말한다.

제각기 살아온 인생의 길이만큼 책의 무게도 묵직하다.

깊이가 다른 삶을 산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꾸렸다.

이 책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목수와 그의 아내이다.

책을 읽는 내내 먼지 쌓인 추억들이 현재 시점으로 다시 소환되는 기분을 느꼈다.

'운동회 때 할머니가 사 온 갈색 통닭, 달리기를 못해 참가상처럼 나눠주는 공통의 그 한 권, 체했을 때 엄지손톱 밑을 꼭 찌르면 나오는 시커먼 피'가 그러했다.

목수와 그의 아내가 부럽다.

자신들을 애틋하게 사랑하는 큰 딸 미칼라가 있으니..

작가는 보고, 듣고, 쓰는 모든 과정이 인생의 중간 정산과 같았다고 표현했다.

부모님에게 작가가 보물이었고, 참 좋은 시간이었듯이 우리에게 우리의 아이들도 보물이고 이 시간이 참 좋은 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한 누군가가 이 책을 읽는다면 아련하고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나처럼 소리 죽여 울다가 소리 내어 울 수도 있겠다.

부모님의 넉넉한 품과 끝없는 사랑을 느끼고 싶은 모든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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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있다면? 또래 상담소! 행복한 책꽂이 23
임지형 지음, 차상미 그림 / 키다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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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상담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문제는 고민을 말할 곳이 없다는 거지.

사실 그렇잖아?

내 고민을 엄마한테 말할 거야?

아빠한테 말할 거야?

어른들은 마치 우리 속을 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아마 손톱만큼도 우리 마음을 모를걸?

- 또래 상담해 볼래? 57.

몇 해 전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중학생 남학생이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사건의 개요는 이러했다.

남학생이 호기심에 친구들과 담배를 훔쳤다고 한다. 그런데 2인 이상 절도이므로 죄명이 특수절도가 되었고,

평소 담배를 자주 도난당한 가게 아저씨가 선처를 해 주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입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경찰이 남학생의 부모에게 연락을 했을 때 남학생은 여자사람 친구를 바꿔주며 엄마인 척을 해서 순간을 모면했다. 그러나 피의자 조사 날이 닥치자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자살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담배를 훔쳤다는 범죄사실만으로는 구속되거나 감옥에 가지 않는데 그 남학생은 가슴 앓이를 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더라면 생명을 포기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주변에 말 못 할 고민들을 한두 가지씩 안고 산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비밀을 실토하는 순간.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낀다.

고민을 상담하고 누군가에게 토로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무게를 그만큼 덜어내는 일이다.

처음이었다.

내가 소리의 말을 듣고 기분이 나아진 건.

엄마와 오해가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니까 순식간에 마음이 풀어졌다.

- 이불 킥만 수만 번째인 일. 79.

어떤 사람하고는 말이 필요 없이 친해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하고는 친해지고 싶어도 마음처럼 쉽지 않다.

나와 코드가 딱 맞는가 싶은가 하면 전혀 맞지 않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티엠아이나 티엠티처럼 눈치 없이 자기 노출을 하는 사람은 불편해한다.

하지만 일관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동한다.

누군가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실만으로 마음의 병은 치유된다. 어딘가 내 편이 있다는, 나의 고통에 진심으로 주목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상처가 아무는 것이다.

주인공 사강이처럼 우리는 감정 위에 마음을 포개 놓는 순간, '순식간에 마음이 풀어진다.'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고민 상담을 잘 했고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책은 작가의 포근한 심성을 닮았다.

책을 읽으며 작가를 또 다른 주인공 오소리와 동일시하는 상상을 해 봤다.

상담은 경청과 감정이입, 해석, 분석적 중립성의 유지라는 네 가지 기법을 사용해서 진행되는데 사강이와 소리는 전문적으로 상담을 배우지 않았지만 상담사로서의 자질이 풍부한 것 같아

어른이인 나로서는 읽는 내내 흐뭇했다.

'또래 상담소' 홍보 전단지를 만들 때 하단에 비밀 보장이라고 확실히 못 박아 둔 것은 정말 칭찬해 주고 싶었다.

사강이가 신학기병에 걸린 것도 결국은 비밀 보장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에게 사강이와 소리 같은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이들 학교에 문턱 낮은 또래 상담소가 생겼으면 좋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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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짜짜짜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7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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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내 인생의 소금이라오

놀라워. 사해라는 바다에서는 아무것도 가라앉지 않아요.

다른 바닷물보다 소금이 무려 8배나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에요.

- 달걀을 물에 띄우기.

수백만 년 전 지중해 바닷물이 유입된 후 갇혀 버린 바닷물 호수.

사해는 요르단과 이스라엘 국경에 걸쳐 있는 소금물 호수인데, 짠물의 밀도가 높아 사람 몸이 쉽게 떠오른다.

사해 호수에서는 책을 읽는 포즈가 유명하다.

표지판에 '-413m'라고 되어 있는데 0 m보다 밑에 위치해 있어 사해는 지구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놀라워. 염전에서는 햇볕과 바람으로 바닷물에서 물을 증발시킨 뒤 남은 소금을 채취해 포장 용기에 넣어요.

- 소금 결정 만들기.

소금 결정하면 터키의 파묵칼레가 떠오른다.

사실 파묵칼레는 소금이 아니라 탄산칼슘 결정체인데 하얀색을 보고 소금이라고 생각한다.

파묵칼레는 터키어로 '목화의 성'이라는 뜻인데 경사면을 흐르는 온천수가 빚어낸 장관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석회성분을 다량 함유한 이곳의 온천수가 수 세기 동안 바위 위를 흐르면서 표면을 탄산칼슘 결정체로 뒤덮어 마치 하얀 목화로 만든 성을 연상시킨다.

기원전 로마 시절 계획도시로 시작된 파묵칼레는 석회 온천이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신성한 장소로 지목되어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로마 황제는 물론 클레오파트라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


이 책은 요리조리 사이언스 키즈 시리즈 중 '소금'에 대한 부분을 알려준다.

소금이 과학이라니.. 책에서는 소금이 요리할 때 쓰는 조미료가 아니라, 과학의 재료이다.

분홍색, 파란색, 검은색 소금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더 이상 파묵칼레 하면 소금이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

소금은 흰색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관찰과 체험은 과학을 배우고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 책은 소금에 대한 관찰로 시작해서 소금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통한 간접 관찰과 간접 경험은 아이들에게 과학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독후 활동을 했다.

다 읽은 후, 나는 아이에게 '그대는 내 인생의 소금'이 무슨 뜻인지 물었다.

아이는 "소금처럼 쓸모 있다는 소리잖아"라고 대답한다.

한 뼘 성장한 아이를 보며, 독서가 가진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21세기형 인재를 위한 융합형 자연과학교육 체험을 위해 꼭 한 번 읽어 봤으면 좋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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