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고민을 말할 곳이 없다는 거지.
사실 그렇잖아?
내 고민을 엄마한테 말할 거야?
아빠한테 말할 거야?
어른들은 마치 우리 속을 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아마 손톱만큼도 우리 마음을 모를걸?
- 또래 상담해 볼래? 57.
몇 해 전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중학생 남학생이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사건의 개요는 이러했다.
남학생이 호기심에 친구들과 담배를 훔쳤다고 한다. 그런데 2인 이상 절도이므로 죄명이 특수절도가 되었고,
평소 담배를 자주 도난당한 가게 아저씨가 선처를 해 주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입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경찰이 남학생의 부모에게 연락을 했을 때 남학생은 여자사람 친구를 바꿔주며 엄마인 척을 해서 순간을 모면했다. 그러나 피의자 조사 날이 닥치자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자살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담배를 훔쳤다는 범죄사실만으로는 구속되거나 감옥에 가지 않는데 그 남학생은 가슴 앓이를 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더라면 생명을 포기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주변에 말 못 할 고민들을 한두 가지씩 안고 산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비밀을 실토하는 순간.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낀다.
고민을 상담하고 누군가에게 토로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무게를 그만큼 덜어내는 일이다.
처음이었다.
내가 소리의 말을 듣고 기분이 나아진 건.
엄마와 오해가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니까 순식간에 마음이 풀어졌다.
- 이불 킥만 수만 번째인 일. 79.
어떤 사람하고는 말이 필요 없이 친해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하고는 친해지고 싶어도 마음처럼 쉽지 않다.
나와 코드가 딱 맞는가 싶은가 하면 전혀 맞지 않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티엠아이나 티엠티처럼 눈치 없이 자기 노출을 하는 사람은 불편해한다.
하지만 일관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동한다.
누군가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실만으로 마음의 병은 치유된다. 어딘가 내 편이 있다는, 나의 고통에 진심으로 주목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상처가 아무는 것이다.
주인공 사강이처럼 우리는 감정 위에 마음을 포개 놓는 순간, '순식간에 마음이 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