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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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스님이다. 선명스님.

저자의 어머니는 저자가 기거하는 절의 주지스님이다. 모녀가 스님인 셈이다.

흔히 머리깎고 출가를 한다고 하면 부모들은 가슴이 찢어진다. 이 책을 읽다보니 어떤 인연이 있어 모녀가 함께 스님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책 소개의 그런 부분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다.


삽입된 고양이 그림이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그림처럼 조용하고 소소한 일상이 펼쳐진다. 아이들이 놀러오고 불공을 드리러 사람들이 방문하는 절, 그 곳에서 폴란드인 스님과 베트남인 보살님, 그리고 두 모녀가 생활하는 이야기는 산사의 조용하면서도 유쾌한 한 장면을 연출한다.


절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바람이 살랑이는 풍경과 간혹가다 들려오는 풍경소리, 스님들이 불공 드리는 소리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도시의 빠른 시간따위는 다 잊게 한다. 세상을 초탈한 듯한 스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다른 세상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신비함 마져 느껴진다. 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는 모녀의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스님이기 이전에 어머니인 주지스님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절에서도, 승복을 입었어도 어쩔 수 없는 모녀다. 티격태격하고 작은 일로도 언성을 높이는 주지스님에게 져 주는 선명스님의 이야기가 우리 엄마를 떠올리게 해서 재미있다.


아버지가 아무렇지 않게 생선을 사서 절에 보낸 이야기를 보니 '스님이기 이전에 딸'이라는 자식사랑이 보여져 가슴 시리면서도 웃었다. 조용히 혼자 앉아 커피한잔 마시며 재미있게 읽기 좋은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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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살 - 오아시스 신기루
주진주 지음 / 매직하우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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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 졸업반들은 88만원 세대를 넘어서서 열정페이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하기란 바늘구멍이다.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뽑아두고 스펙에 미치지 못하는 허드렛일을 시키다가 필요 없어지면 잘라버린다. 이런 상황에 저자는 미국 유학에서 졸업장 하나 못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6년의 유학시절 동안 영어실력은 얻었지만 한국에서 영어란 흔한 스펙이다보니 면접관들에게 어필하기 쉽지 않다. 25살, 한창 사회초년생으로 주변의 연장자들에게 일을 배우며 열정적으로 생활해야 하는 때에 저자는 차가운 한국 취업시장의 현실을 온 몸으로 마주한다.


이 책은 장편소설이라고 써 있지만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의 치기어린 모습도 보여지고, 현재의 대한민국의 현실을 마주하며 무너지고 절망하기에 이르는 모습은 주변 사회초년생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 과정과 저자의 생각이 지금 이 시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과 교차된다. 자존감이 강하던 책 초반 저자의 모습이 가면 갈수록 서서히 희미해지며 고시원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자신보다 약한 무언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책의 중반부터는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사람에 의해 설 자리를 잃은 고양이들이 어떻게든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사람들은 그들이 잘 살게 두지 않는다. 결국 밥을 챙기던 고양이 중 두마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며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그들에게 대입한다.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젊은 세대들의 모습을 보지 않고 이용하려고만 하는 어른들,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약자들의 삶에 관심이 없다.


이 차가운 현실을 목도하며 저자가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람들은 저자의 그런 모습을 비웃는다. 작가라는 '꿈', 하나의 직업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현실도피를 위해 외쳐대는 하찮은 '꿈' 정도로 여겨지던 작가로의 길은 이 책이 탄생함으로 인하여 비로소 이루어진다.


책 내용은 푸념 같이 보이기도 하고 간절한 외침같이 들리기도 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이다. 가독성이 좋아서 한번 들고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에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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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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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하인 작가의 시와 에세이를 모아둔 책이다. 가슴 저미는 사랑고백부터 살아온 이야기, 옛날 이야기들과 '국화꽃 향기'의 주연배우 장진영에 대한 소회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의 살아온 이야기 전반에 대한 에세이는 나의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했다. 아버지와 화투, 막걸리, 자전거 이야기와 서울로 공부하러 떠난 큰형의 등록금을 위해 팔려간 소 이야기 등. 70년대 흔히 보이던 시골풍경을 눈 앞에 펼쳐 놓는 듯 한 묘사부터 가슴을 울리는 서사가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전작 '아내가 예뻐졌다'를 읽으며 알콩달콩 중년 부부 이야기가 가슴 간지럽게 했는데 이 책에서는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시로 사랑꾼임을 보여준다. 절절한 사랑시로 한 파트를 다 읽으면 두번째 파트에서는 배우 장진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김하인 작가는 '국화꽃 향기'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작품은 영화로도 유명한데 지금은 위암으로 고인이 된 여배우 장진영이 주연을 맡았었기에 그에게 그 작품은 더욱 특별한 것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그리고 이 파트에서 '내가 여자를 사랑하기로 한 이유'를 정말 감명깊게 읽었다. 나를 먹여살리려고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며 미래의 내 여자는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하는 비장미가 느껴진달까. 또르륵 소리를 내며 나무에서 떨어져 하늘하늘 내리는 하얀 감꽃이 떠올라 더욱 가슴아팠다. '생활고'에서는 글을 쓰며 힘들어 하는 후학들을 위한 당부가 인상깊었다. 세번째 파트는 그리움에 대한 시였다. 마지막 파트 '아주 소중한 이야기'에서 혜주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사랑하고픈 이에게 들려주었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재미있다. 재미있는 책이다. 구정 고향가는 길에 차창 밖을 바라보다 지치면 이 책을 꺼내 들고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고향집이 생각나고, 그 곳에서 있었던 첫사랑도 떠 오를 것이다. 아버지도 떠오르고 아둥바둥 살림하던 엄마의 뒷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귀뚜라미 우는 밤 논 밭의 풀벌레 소리도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것 같고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소원빌던 추억도 떠오를 것이다.

그러다 문득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내 자식들, 와이프에게 괜한 사랑고백을 하게 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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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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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이 있다. 나이 지긋하면서도, 자식이 다 커서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늙어 돌아가신 부모님의 장례식에서 이제 자신은 고아가 되었다며 슬퍼하던 한 사람이 생각났다.

이 책을 읽으면 깊고 까마득한 바다 속을 걷는 느낌이다.

나를 낳아준 나의 부모를 잃는다는 느낌은 무엇일까.

특히 여자에게 어머니의 부재는 무슨 의미일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부모의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부모님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는 느낌이 어떤 건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특히 여성에게 어머니는 특별한 단 한 사람이다. 이 책은 저자가 어머니를 잃고 그 그리움을 달래가는 과정에 대한 에세이다.

첫 부분은 아직 저자의 어머니가 살아계실 적 이야기로 시작한다. 흔한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다. 방 청소 좀 하라며 등짝을 후려갈기거나, 도시락에 사랑한다는 메모를 넣어 보내거나, 늦게까지 자지 않고 일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 걱정하는 모습 등... 그 후 혈액암으로 돌아 가시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저자 자신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본적으로 공감되고 재미있다. 부모님과 트러블이 일어나고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부분, 작아진 부모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저자의 소회에 문득 눈시울이 붉어진다. 우리 부모님도 그렇기 때문 아닐까.

 

그리고 중간중간 당신의 안부를 묻는 밤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본문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도 이 부분에서는 무너질 것이다. 특히 8년 된 마늘장아찌를 버리지 못하는 이야기는 너무 슬펐다. 나도 친정엄마가 해 주는 음식을 자주 받아먹는다. 특히 김장김치와 알타리 김치는 계절마다 받아먹는다. 한 번도 엄마가 돌아가신 후를 걱정해 본적이 없다. 당연한 듯 했다. 그런데 그 글 속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먹던 엄마의 장아찌를 김치 냉장고에 옮겨 8년이나 엄마를 그리워하며 마늘장아찌를 열어본 저자의 마음을 내가 언젠가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생각하니 당장 친정엄마가 해 주신 음식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맘껏 팍팍 먹어야 봄에 보내주시는 김치를 저장할 공간이 생긴 텐데도 말이다. 엄마가 해준 음식은 그냥 음식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고귀함을 담고 있는 것 아닌가.

 

결혼과 출산을 겪고 늙은 어머니를 마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책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또한 주책없이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어머니가 곁에 있든 이미 떠나셨든 우리는 어머니의 그늘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곁에 계신다면 더욱 더 사랑을 표현해야 할 것이고 이미 하늘나라에 계신다면 그 외로움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 해 준다. 어머니가 그리운 날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단 집에 혼자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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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감투 이야기 속 지혜 쏙
김일옥 지음, 박정인 그림 / 하루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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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방이 우연히 도깨비들이 두고 간 도깨비 감투를 손에 넣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 '도깨비 감투'이야기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기 좋은 동화책 사이즈로 나와있고 참신하고 세련된 그림체로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동화 속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펼쳐질 것 같은 박진감이 넘친다. 고요한 달밤 어딘가에서 도깨비들이 시끌벅적하게 놀아재끼고 그들이 빗자루나 빨래 방망이 따위로 둔갑하는 이야기는 동네 뒷산 어디선가 진짜 펼쳐질 것 같은 풍경 아닌가. 아이들은 첫 장을 넘기며 어느새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이다.

도깨비들이 놀다 간 자리에서 우연히 도깨비 감투를 손에 넣은 김서방은 그걸 머리에 쓰고는 장에 나가 갖고 싶은 물건을 죄다 가져온다. 아이들은 자신이 도깨비 감투를 손에 넣는 다면 어디서 어떤 물건을 맘껏 가져올까 생각하며 기대를 가득 품을 것이다. 그러다 책 속 김서방은 결국 사람들에게 덜미를 잡혀 훔쳐온 물건을 모두 잃고 도깨비들에게 흠씬 두드려 맞는다. 허황된 욕심이 어떤 참극을 불러 올지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정당한 댓가 없이 얻은 물건은 결국 곤경을 가져온다는 교훈을 안겨준다.

 

감투를 쓴 뒤 김서방이 반투명하게 변한 모습이 그림에 잘 나와 있어 아이들이 감투를 쓰면 투명인간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그려두었다. 익살맞은 도깨비들과 귀여우면서도 욕심을 부리는 김서방의 표정이 잘 살아있어 아이들이 읽으며 몰입하기 좋다.

 

딸 아이에게 재미있게 읽어주었다. 김서방이 장에 나가 물건을 훔칠때는 '이것도 이것도 이것도!' 하면서 김서방처럼 물건을 마구 챙기고 싶어하다가 몇번의 도둑질로 덜미를 잡힌 김서방의 모습에 긴장도 했다가 감투를 들켜 도깨비들에게 맞는 장면에서는 박장대소 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도깨비 감투를 신기해 하면서도 도둑질은 나쁘다고 말하며 또 읽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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