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대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김하인 작가의 시와 에세이를 모아둔 책이다. 가슴 저미는 사랑고백부터 살아온 이야기, 옛날 이야기들과 '국화꽃 향기'의 주연배우 장진영에 대한 소회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의 살아온 이야기 전반에 대한 에세이는 나의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했다. 아버지와 화투, 막걸리, 자전거 이야기와 서울로 공부하러 떠난 큰형의 등록금을 위해 팔려간 소 이야기 등. 70년대 흔히 보이던 시골풍경을 눈 앞에 펼쳐 놓는 듯 한 묘사부터 가슴을 울리는 서사가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전작 '아내가 예뻐졌다'를 읽으며 알콩달콩 중년 부부 이야기가 가슴 간지럽게 했는데 이 책에서는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시로 사랑꾼임을 보여준다. 절절한 사랑시로 한 파트를 다 읽으면 두번째 파트에서는 배우 장진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김하인 작가는 '국화꽃 향기'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작품은 영화로도 유명한데 지금은 위암으로 고인이 된 여배우 장진영이 주연을 맡았었기에 그에게 그 작품은 더욱 특별한 것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그리고 이 파트에서 '내가 여자를 사랑하기로 한 이유'를 정말 감명깊게 읽었다. 나를 먹여살리려고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며 미래의 내 여자는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하는 비장미가 느껴진달까. 또르륵 소리를 내며 나무에서 떨어져 하늘하늘 내리는 하얀 감꽃이 떠올라 더욱 가슴아팠다. '생활고'에서는 글을 쓰며 힘들어 하는 후학들을 위한 당부가 인상깊었다. 세번째 파트는 그리움에 대한 시였다. 마지막 파트 '아주 소중한 이야기'에서 혜주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사랑하고픈 이에게 들려주었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재미있다. 재미있는 책이다. 구정 고향가는 길에 차창 밖을 바라보다 지치면 이 책을 꺼내 들고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고향집이 생각나고, 그 곳에서 있었던 첫사랑도 떠 오를 것이다. 아버지도 떠오르고 아둥바둥 살림하던 엄마의 뒷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귀뚜라미 우는 밤 논 밭의 풀벌레 소리도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것 같고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소원빌던 추억도 떠오를 것이다.
그러다 문득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내 자식들, 와이프에게 괜한 사랑고백을 하게 될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