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처음 공부하는 두근두근 천문학
이광식 지음 / 더숲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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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면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고 되어있지만 내용은 전혀 아니다. 어려운 교양서에 비해 쉬울거라고 생각하며 손에 쥐었는데 읽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천문학적 기초지식을 쌓을 수 있는 교양서이지만 쉽지않다. 이정도가 기초지식이라고 할 정도면 내가 그동안 알던 천문지식은 그냥 수박겉핥기 수준이었던 거다. 천문학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을 제공한다. 이 책을 일독하고 더 호기심이 가는 분야를 따로 찾아 깊게 파고들기에 좋을 것 같다.

이 책에는 그동안 지금 수준의 천문지식을 알리기까지 고생한 우주선들과 천문학자들의 이야기가 가득했다.
고대사람들이 생각한 우주의 모습과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온 연구내용들, 물리적인 공식을 이용한 우주에 대한 설명,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우주적인 상식들... 그리고 원소와 암흑물질과 행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소 고리타분한 내용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동안 애매하게 알던 지식들을 차곡차곡 제자리에 끼워넣어 정리할 수 있었다.
초신성이 가까이에서 폭발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구가 갑자기 정지한다면 인류는 어떻기 될지, 프랑스 국경에서 몇번식 생겼다가 사라져버리는 미니 블랙홀의 존재들,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웜홀 등 토막상식을 읽는 동안은 너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수금지화목토천해 태양계 내외행성에 대한 내용이 제일 재미있었다.
태양계의 행성을 주제로 한 만화나 소설이 많다보니 그에 관한 상상력도 풍부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지구의 멸망을 예측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팽창하던 우주는 결국 모든 움직임이 정지되며 어떠한 에너지의 이동도 없이 그대로 무덤이 되어버린다는 이야기. 우리 인간들은 삶이 끝난 후에도 지구는 영원하겠지. 우주가 존재한 영겁의 시간속에 인간의 삶은 찰나일 뿐인데 뭐가 그리 바쁘고 힘든지... 우주의 별을 지켜보고 있자면 나의 존재가 개미보다고 작게 느껴지고 나를 억누르는 스트레스라는 존재도 티끌같이 느껴진다.
매혹적인 하늘의 아름다움을 그냥 즐기는 것도 좋지만 천문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즐긴다면 더 뜻깊지 않겠는가. 그래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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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당신을 부르다가
시로야마 사부로 지음, 이용택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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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원제는 '그런가, 이제 당신은 없는건가' 이다. 원제를 한번 소리내어 읽어보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차오를 것 같은 회한이 느껴진다.
이 책은 소설가인 저자가 부인을 잃고나서 쓴 에세이로 부인과의 첫만남과 그 후 함께 살아가며 있었던 일과 부인을 잃을 당시, 부인을 잃은 후의 자신의 삶에 대해 적었고 책으로 출간되기 전 저자 본인이 사망하고 원고를 발견한 딸에 의해 출간되었다.
딸의 회고가 첨부되어 있고 출판사 편집자의 해설도 책 뒷부분에 딸려있다.

첫만남때 학생이었던 부인과의 만남 중 부인의 아버지에 의해 절교를 당하고 재회하기까지 장장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아이러니 하게도 저자는 절교를 당하던 당시 저 여자가 내 부인이 될거라는 예감을 했다고 한다. 잊지 못하고 지내다가 6년이 지나고 우연히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는 부분에서 인연이란 정말 알수가 없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세대인 저자가 살던 시대가 남녀의 만남이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때였으며 전쟁의 상처가 깊었던때라 삶이 팍팍했을텐데도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았고 징병을 피할 수 있었는데도 해군에 대한 로망 만으로 입대를 했다는 것을 보면 저자는 유복한 집안의 자식이었던 것 같다. 결국 생각과 전혀 다른 군 생활을 소설의 소재로 잘 활용하게 되었으니 해군으로서의 생활은 타고난 소설가로서의 고난이었으리라.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면 자폭기뢰를 매고 바닷속 적의 군함으로 뛰어들어야 했을거라던 이야기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부인 입장에서 대학강사를 하며 소설쓰기를 병행하며 여러가지 상을 수상하던 타고난 소설가와의 결혼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을것이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70을 몇년 앞두고 부인은 암에 걸린다. 늘 다니던 동네 의원에서는 자세한 병명도 알려주지 않고 사모님의 간은 푸아그라같다며 웃어재끼기만 했다. 결국 문제가 생기고 찾아간 큰 병원에서 3개월 시한부 선고가 내렸다. 현대라면 의료사고감이지만 그 당시엔 어찌할 방법이 없었나보다. 부인은 해를 넘겨 예정보다 2개월을 더 살다 죽었다. 혼자남은 저자는 6년동안 부인을 생각하며 소설 한작품을 남기고 점점 말라가다가 폐렴으로 생을 마감한다.

늘 함께하던 짝이 먼저 간다면 어떨까? 허망할 것 같다.
혼자 남아 굽은 등을 하고 앉아 왜 나만 혼자 살아있는건지 문득 궁금해 졌을때의 기분을 감히 상상도 할 수가 없다.
감동적이다. 아름다운 이별을 할 준비를 주고 그런 일이 있기 전에 뜨거운 가슴으로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메세지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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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사는 집
정정화 지음 / 연암서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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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정정화 작가의 단편소설 10편이 들어있다. 각각의 소설은 짧은 편이어서 금방 읽어내릴 수 있었다.
전부 다른 소재와 인물과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한 책에 실린 이 10편의 소설은 서민이나 사회 하위계층의 삶을 조명했다.

국제결혼의 폐해, 노인들의 이야기, 농촌 소작농 이야기, 빚을 짊어진 청춘들의 이야기, 아이를 낳았지만 삶을 이어가기 힘든 가족이야기 등 불리한 입장에 있는 계층의 사람들이 삶을 이어가고자 서로 싸우고 빼앗고 분탕질 치는 이야기들이다.
다소 불편한 내용도 많았다. 10가지 이야기가 다 다르니 읽는 재미도 있었고 뉴스의 사회면에 나올법한 이야기들이라 이게 소설인지 실제 어딘가에서 있었던 일이었던건 아닌지 싶은 생각에 마음 한쪽이 서늘했다.

나의 상황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상황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 사이를 지날 때' 라는 작품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여자는 공장일을 하고 남자는 게임을 하느라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실종된 아이가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이야기. 뉴스에 잊을만 하면 한번씩 나오는 영아살해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짓이겨진 벗꽃잎처럼 아이는 그렇게 돌잔칫상 한번 못 받아보고 허망하게 갔다. 누구도 환영하지 않은 결혼 뒤에 아이는 그렇게 부스러져 갔다. 우리의 윗세대는 본인들의 욕심을 채우고자 자식들을 옭아메지만 결국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에게 돌아간다.
'쿠마토'도 재미있게 읽었다. 국제결혼을 한 농가에서 흔히 카더라하는 소문을 소설로 만든 것 같다. 남자랑 눈이 맞아 도망간 전처를 대신해서 구박만 받다가 주민등록증이 나오자마자 도망친 베트남 여자의 이야기.

이 책에 실린 모든 내용이 정부에서 어찌할 수 없는 개인의 일들이다.
40줄 노총각을 구제해준 여자를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박하는 남자의 어머니를 보나, 유부남이면서 뻔뻔하게 처녀를 임신시키고 그 사실을 가족 모두가 알게 되었는데도 어쩌질 못하는 남자이야기를 보나 세상을 바르게 살고자 하지만 참 녹록치 않다는걸 느낀다.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일에 그렇게 귀신에 홀린것처럼 인생을 스스로 혼잡하게 만들기도 하는 인간세상을 소설에 적절히 잘 녹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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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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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는 자유로운 섹스를 위해 결혼제도가 없어지고 피임장치가 발달할거라 생각했는데 이 소설속의 세상은 그 상상과는 완전 딴판이다. 가족끼리 애정표현을 하지 않고 동거만 하며 아이는 인공수정으로 갖는다. 서로 다른 연인을 만들어 성관계를 하고 그 성관계도 섹스가 아니라 연애정도이다. 부부라는 가족끼리의 스킨쉽이 고발 당할정도의 범죄행위이며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세상을 그렸다. 인간의 쾌락은 매체를 통하는 것이 깨끗했고 사람과의 스킨쉽은 더럽고 불결한 것이 되는 세상을 그렸다. 기계문명이 발달해서 인간의 대부분의 욕망은 로봇이 대신하거나 다른 형태로 바뀌겠지만 성욕만은 영원할거라는 나의 생각이 완전히 빗나가는 세계관인것이다.

주인공 아마네는 유일하게 정상적인 교미로 생긴 인간이며 그 외 모든 인간은 성교가 아닌 인공수정으로 생겨났다. 남성의 임신이 가능하도록 연구하는 세대이며 인류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한 출산만이 있을 뿐이다. 성적인 쾌락은 가벼운 오락거리일 뿐. 자식에 대한 책임감은 있지만 상대 연인에 대한 책임감은 전혀 없는... 자유연애의 세상이기도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면 플라토닉 사랑이 기본이 되는 세상. 우스갯소리로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라고 농담을 하곤 하는데 진짜 부부사이의 스킨십을 근친상간이라고 일컷는 그런 세상.

이 소설속의 인공수정의 의미는 인류의 존속을 위해서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소설속의 미래는 결혼조차 하지 않는 인류가 70퍼센트에 육박한다. 아이들이 계속 태어난다면 제도적으로 결혼에 관한 법률이 존재할 필요가 없을테니까. 정부에서 양육만 신경쓴다면 결혼제도와 상관없이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의 인공수정으로 인하여 인류는 계속 지속 유지 될 것이니까.

미래의 에덴동산이라는 지바실험도시의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오로지 인공수정을 통한 출산을 남녀 상관없이 누구나 해야하고 아기들을 한데 모아 누가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고 모든 어른이 '엄마'가 되어 살아가는 도시. 가족의 형태가 모두 무너진, 인류의 존속만을 위해 인류가 존재하는 도시말이다.
지금 현실의 세태는 가족이 짐이 되기도 하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이 계속 된다면 지바실험도시는 진짜 이 세상에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가족의 붕괴가 인류의 멸망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기전에.

이 소설은 새로운 가족 형태라는 흥미로운 주제에서 출발하여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의 형태마져 왜곡시키고 결혼과 출산이라는 가치를 모두 허물어 뜨린다.

술술 읽히고 재미있다. 마지막에 그로테스크한 결과를 가져오지만 졸혼이니 비혼이니 가족형태의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는 우리 사회에서 사는 한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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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 그린 그림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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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지만 진지한 남자 고등학생과 그보다 7살이나 많은 연상녀의 사랑을 그렸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며 신부가 되길 바라는 남자 리노, 그리고 그가 다니는 성당에서 피아노를 치는 모니카. 두 사람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리노는 모니카에게 한눈에 반한다. 모니카가 의대에 가라고 했다고 신부라는 장래희망을 버리기 까지 했으니 얼마나 절실한 사랑인가 말이다.

애틋하고 절절하지만 현실에 부딧혀 결국 어긋나 버리는 사랑, 하지만 나중에 어떠한 형태로든 둘 사이에 운명적인 만남은 필연이 되어버린다.


소설은 리노의 시점, 모니카의 시점이 교차적으로 보여지며 서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가감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직 고등학생인 리노는 불타는 자신의 마음을 모니카에게 전하고자 한다. 모니카도 그 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경험많은 연상녀는 쉽게 받아주지 않으면서 그의 곁에 머물며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데...

교차적인 시점으로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읽는 내 마음이 다 설레고 두근거렸다. 고등학생의 욕정이라고 할 수 있는 리노의 남성답지만 소년답기도 한 순수한 사랑, 그리고 성숙하고 모든것을 아는 농염한 모니카. 두 사람의 말장난이 흥미롭게 오간다.

시대 설정이 7살이라는 나이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과거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결국 이어지지 못한다. 사실은 모니카에게 있는 큰 상처가 더욱 두 사람 사이를 막아버린다. 모니카의 상처를 알고난 후 리노는 웬지 주춤해 보였다. 역시 그렇고 그런 남자인가 싶었는데 준걸에 맞설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서 그랬나 싶기도 했다. 왜냐면 모니카의 상처를 후비면서 리노 자신의 사랑을 들이밀고 싶진 않았을거다. 사랑은 곧 배려니까...

모니카의 결혼식 날 준걸의 협박에 맞서는 리노... 결국 모니카의 결혼식장에 들어서지 못하지만 리노는 그렇게 자신의 사랑을 증명했다.

아픈 상처를 안은 모니카의 결혼생활도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결국 리노의 흔적을 남김으로서 안정적으로 자신을 지키는듯 해 보였다. 하지만 대를 잇는 사랑에 또 한번 사달이 나고... 


리노와 모니카의 사랑을 통해 순수한 내 첫사랑의 한편을 꺼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빛바랜 사진속 한 장면처럼 소설의 장면장면이 마음에 남았다.

술술 재미있게 읽히고 시대의 아픔 또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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