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아즈텍 신화 - 국내 최초 나우아틀어 원전 기반 아즈텍 제국의 신화와 전설 드디어 시리즈 9
카밀라 타운센드 지음, 진정성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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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현대지성 #드디어만나는아즈텍신화 #카밀라타운센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5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멕시코 축제 죽은 자들의 날전시를 본 적이 있다. 웃는 얼굴의 해골 장식, 황금빛 마리골드와 알록달록한 종이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오프렌다 앞에서 사람들은 멈춰 섰다. 이승을 떠난 가족과 친구의 영혼을 기억하는 죽은자들의 날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멕시코의 소중한 전통 축제이다.

이 축제의 뿌리는 바로 <아즈텍 신화>이다. 죽음을 새로운 순환의 시작으로 생각한 멕시코인.그들은 왜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됐을까?

 

네 번의 멸망 끝에 다섯 번째 태양이 떠오른다는 아즈텍 신화의 관점으로 살펴보면, 죽음은 단절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며, 파괴는 곧 창조가 된다. 그렇기에 그들은 인신 공양을 희생을 아닌 태양을 다시 뜨게 하는 생명의 순환이었다.



 

<드디어 만나는 아즈텍 신화>의 저자 카밀라 타운센드는 럿거스대 역사학 교수이자 20년 넘게 아즈텍의 원주민 언어인 나우아틀어로 쓰인 문헌을 해독하며, 정복자의 기록에 가려졌던 진짜 아즈텍의 모습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승자의 기록으로만 전달된 멕시코의 모습은 야만적이고, 잔인하다. 하지만 저자가 알려주는 아즈텍의 모습은 자연을 사랑하는 신비로운 사람들이다. 물론 아즈텍 문명의 인신공양은 실제로 존재한 역사이지만, 스페인 정복자들의 왜곡된 기록임을 알 수 있다.

 

아즈텍 신화 속 신들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존재로 나타난다. 신성한 신들은 자연 속 어디에나 있으며,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변화무쌍한 존재이다. 태양이 된 나나우아친, 샛별로 변한 케찰코아틀, 호수 위의 대도시 테노츠티틀란... 메쉬카의 신앙와 역사가 공존하는 신화 속에는 신비롭고 이국적인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마법 같은 도시라 불렀던 그곳에서 메쉬카들은 자신들만의 찬란한 문명을 피워냈다. 그들 역시 자신의 가족을 사랑했으며,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일이다. 우리에게 단군 설화가 있듯, 멕시코인들에게는 죽음이 축제가 되고, 끝이 시작이 되는 아즈텍 신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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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 어느 문외한의 뉴욕 현대 예술계 잠입 취재기
비앙카 보스커 지음, 오윤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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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비앙카 보스커

이 책은 미쳤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속내를 밝히다니! 뉴욕 미술계의 괴상한 점을 꼬집으면서도 조롱에 그치지 않고, 맛깔나게 풀어낸 이야기가 나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한다.

비앙카는 가장 유명한 예술계에 용감하게 뛰어들어 보란 듯이 적응한다. 낯선 세계에 과감히 도전한 용기가 정말 멋지다. (다만 마이애미 편에서 마약 이야기를 너무나도 태연하게 꺼내는 부분은 정말 놀라웠다...)

읽는 내내 마치 편집이 잘된 4시간짜리 유튜브 영상을 스킵하지 않고 쭉 시청하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술술 읽히고, 글자 하나하나 집중하면서 읽게 된다. (내가 뉴욕의 핫-한 작가들을 열심히 검색하게 될 줄이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그들만의 세계는 기묘하다. 예술계는 참으로 이상하다. 예술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배타적이고 냉소적이며, 친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열광하고, 그 세계에 속하고 싶어 기웃거린다.

갤러리 보조, 아트페어 참여, 예술가 어시스트, 유명 미술관 경비원까지. 저자가 경험한 각각의 자리에서 던지는 의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도 진지하게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빠져들고 있었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예술'. 예술이란 과연 무엇일까? 왜 예술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나타나는 걸까? 이제는 단순히 작품의 미학적 접근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문제 같다. 예술에는 상업성, 작가의 명성, 관계자의 이해관계,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들의 취향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예술은 어렵고, 그게 무엇인지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막막하게만 느끼던 생각이 조금 정리되면서 묘하게 후련했다. 아, 정말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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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보스커 #미술관에스파이가있다 #알에이치코리아 #미테르독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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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가지 테마로 읽는 도시 세계사 - 철학의 도시 아테네부터 금융의 도시 뉴욕까지 역사를 이끈 위대한 도시 이야기 테마로 읽는 역사 9
첼시 폴렛 지음, 이정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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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서제공 #40가지테마로읽는도시세계사 #첼시폴렛 #현대지성 #세계사공부 #추천도서 





역사를 공부할 때 우리는 보통 '나라'와 '연도'를 중심에 둔다. 전쟁과 왕조 교체, 제국의 부흥과 몰락이 연표 위를 가로지르듯 나열되고, 도시는 그저 사건이 벌어진 장소이다. 하지만 <40가지 테마로 읽는 도시 세계사>는  '도시'를 주인공으로 삼아, 인류 문명이 이룬 혁신과 전환의 순간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정치·철학·예술·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도시들의 활약이 40개의 테마로 담겨 있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각 도시의 전성기 풍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히 묘사돼 있어 마치 그 도시에 직접 방문한 듯한 생동감을 준다.


가장 좋았던 점은, 고대 → 중세 → 근현대 순으로 도시들을 소갸하고 있어, 개별 도시의 역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 전체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구조다. 도시를 통해 시대를 읽고, 역사를 이해할 수 있기에 '도시'라는 주제를 통해도 충분히 세계사의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제일 흥미롭게 읽는 부분은, 이미 쇠퇴해 흔적만 남은 고대 도시들을 다룬 내용이다. 평소 같으면 'ㅇㅇ강 유역에서 발생한 문명' 정도로 간단히 지나쳤을 도시들이 훨씬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난 마돌’, ‘괴베클리 테페’, ‘우루크’ 같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이젠 내 기억 속에서 또렷히 각인되었다. (덕분이 방문하고 싶은 나라들이 많이 늘었다.) 


아. 중국과 일본의 도시가 각각 두 곳씩 언급되는데, 한국의 도시는 한 곳도 등장하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아 우리도 껴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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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설명이 친절하고 이해하기 쉬웠지만 현대사 부분에서는 설명이 다소 압축적으로 서술되다보니 (예컨대 에든버러 편에서는 “오렌지가의 스튜어트가 축출, 자코바이트의 난, 다리엔 계획, 기근, 1707년 연합” 등 중요한 사건들을 한두 문장에 담아내다 보니) 관련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에겐 조금 어렵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각주나 괄호 등을 통해 오렌지가의 스튜어트가 축출(명예혁명) 등으로 좀 더 자세히 설명됐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를 관점으로 세계사를 읽어내는 방식이 신선하고 유익했다. 읽는 내내 도시와 사람, 문명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도시에서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탄생했다. 


<40가지 테마로 읽는 도시 세계사>는 도시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새롭게 읽고 싶은 독자, 그리고 더 넓고 깊은 인문적 시야를 갖고 싶은 이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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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지음 / 허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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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그들이보지못할밤은아름다워 #백사혜 #허블 #여름첫책 #sf연작소설 #한국sf소설 #소설추천


절대 권력을 쥔 영주들 사이의 우주 전쟁, 넘을 수 없는 격차가 뚜렷한 철저한 계급 사회. 영주가 아닌 인간은 그저 부속품에 불과한 세계. 딥하고 무거운 설정이 가득하지만, 의외로 전체 분위기는 잔잔하고 하늘하늘하게 흘러간다. 덕분에 ‘혹시 지나친 피폐물이 아닐까’ 하는 걱정없이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살아 있는 아이를 식물의 거름으로 쓰는 시즈 영주의 붕괴, 완벽한 사랑을 꿈꿨던 고티어 영주의 최후, 여덟 쌍둥이 이아몬의 몰락, 스눈 영주의 충신 쥬뱅씨의 불운, 에테르 세계와 물리 세계 사이의 간극, 거울처럼 산산조각난 행성의 날카로운 균열들은 모두 잔혹했다. 그럼에도 각자의 책임을 끝까지 다한 괴물들의 파멸은 어떤 면에서 아름답게 느껴졌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 소설이지만 다음 작품은에서 전작의 결말이 짧게 언급되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탄식이 나오는 최후가 나온다.)

지구인과 외지구인 모두 고통스러운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지만, 자각하지 못한 채 절망의 숲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안타깝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서툴지만 진심을 다한 사랑이 어쩐지 더 눈부시게 느껴진다. 아름답게 빛나지만 결코 발견되지 못할 그들의 사랑은, 마치 우리 머리 위의 별처럼 저 멀리서 반짝이고 있다.

파격적이고 암울한 세계관이 뚜렷한 우주 속에서도, 각 인물의 이야기에는 고결한 사랑이 존재한다. 백사혜 작가님은 복잡하게 얽힌 감정선을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내는 데 정말 능숙하다. 작가님의 소설 속에서 처절하면서도 서글픈 문장들이 자꾸 떠올라 곱씹게 된다. 일렁이는 감정을 다스려 보려 해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이토록 모순과 궤변이 가득한 우주임에도, 그 안에 사랑이 또렷하게 차 있어 더욱 눈부시다. 백사혜 작가님이 만든 우주가 정말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한동안 SF 소설에 감흥이 없어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다시 SF를 읽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SF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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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 부조리에 대한 시론 현대지성 클래식 66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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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도서제공







알베르 카뮈의 철학적 에세이 <시지프 신화>는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나를 괴롭히는 난해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익숙한 단어들이 추상적이고 낯선 철학적 의미를 품고 나타나 내 머릿속을 끊임없이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만큼 더 깊이 고민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사실 아직도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진 못했기에 내가 ‘부조리’를 논하는 일은 어설프고, 충분한 내용을 담지 못할 것 같아 이 글을 감히 ‘서평’이라 부르기엔 조심스럽다. 


<시지프 신화>는 인생의 무의미함과 죽음의 필연성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자살이 아닌 반항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지프는 끝없는 노동을 반복하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산을 오르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부조리를 극복한다. 카뮈는 우리가 부조리를 제거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의식하고 반항하는 삶 속에서 인간다운 존엄과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알베르 카뮈는 의미 없는 세계 속에서도 인간의 삶을 정직하게 사유하며, 끝까지 그 부조리를 응시하려 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 모습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하다. 


<시지프 신화>는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자기 삶을 진지하게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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