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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 어느 문외한의 뉴욕 현대 예술계 잠입 취재기
비앙카 보스커 지음, 오윤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비앙카 보스커
이 책은 미쳤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속내를 밝히다니! 뉴욕 미술계의 괴상한 점을 꼬집으면서도 조롱에 그치지 않고, 맛깔나게 풀어낸 이야기가 나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한다.
비앙카는 가장 유명한 예술계에 용감하게 뛰어들어 보란 듯이 적응한다. 낯선 세계에 과감히 도전한 용기가 정말 멋지다. (다만 마이애미 편에서 마약 이야기를 너무나도 태연하게 꺼내는 부분은 정말 놀라웠다...)
읽는 내내 마치 편집이 잘된 4시간짜리 유튜브 영상을 스킵하지 않고 쭉 시청하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술술 읽히고, 글자 하나하나 집중하면서 읽게 된다. (내가 뉴욕의 핫-한 작가들을 열심히 검색하게 될 줄이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그들만의 세계는 기묘하다. 예술계는 참으로 이상하다. 예술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배타적이고 냉소적이며, 친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열광하고, 그 세계에 속하고 싶어 기웃거린다.
갤러리 보조, 아트페어 참여, 예술가 어시스트, 유명 미술관 경비원까지. 저자가 경험한 각각의 자리에서 던지는 의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도 진지하게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빠져들고 있었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예술'. 예술이란 과연 무엇일까? 왜 예술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나타나는 걸까? 이제는 단순히 작품의 미학적 접근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문제 같다. 예술에는 상업성, 작가의 명성, 관계자의 이해관계,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들의 취향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예술은 어렵고, 그게 무엇인지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막막하게만 느끼던 생각이 조금 정리되면서 묘하게 후련했다. 아, 정말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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