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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클래식 63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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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서평 도서 <페스트>를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알제리의 도시

오랑에서 시작된 전염병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봉쇄되었다.

사람들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과정과 극복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남겨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리외는 의사로서

끊임없이 환자들을 돌보며

전염병과 싸우지만,

본인 또한 페스트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다.

절망과 무기력 속에서도

그는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페스트 소설을 읽다 보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봉쇄, 격리, 이별, 상실.

그때의 우리가 겪었던 모든 일들이

페스트 소설 속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던 사람들.



 

내가 코로나 팬데믹을

직접 겪지 않았다면

리외의 감정과 행동이

이렇게까지 현실적으로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염병은 비유가 아닌,

우리가 경험한 실제이며,

오랑의 사람들이 느낀

두려움과 절망, 고립감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 있다.

 



알베르카뮈는

1955년 발표한 에세이에서

리외는 성자가 되기보단 사람이고자 했다

밝힌 적이 있다.

이는 이 소설의

중심 메시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특별한 힘을 가진 영웅이 아닌,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이 세계를 지탱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 시기에도

이웃과 의료진, 배달 기사, 가족들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연대의 힘으로 그 시절을 버텨냈다.




 


 

페스트는 단순히

비극을 묘사한 소설이 아닌,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인간의 존엄과 연대를

보여주는 소설로

절망과 공포에 굴복하지 않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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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시터
원장경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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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나인출판사 도서

<베이비시터>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 입니다.




 

교회에서 만난 부부의 8살짜리 '혁우'를 잠시 돌봐주게 된 '주해'는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저택에 갇히게 된다. 타인의 고통스러운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는 혁우를 피해 멀리 도망갈 것인가. 아니면 교화를 위해 곁에 남아있을 것인가.

 

베이비시터 책을 읽는 동안 나 역시 그 웅장하고 거대한 저택에 갇혀 있었다 마치 다른 차원의 세상인 듯한 대저택은 결국 지옥이 되고 말았다. 알맹이가 남아있지 않은 텅 빈, 공허함만 가득 한 공간에 쏟아지는 광기를 느끼면서 읽어나가야 했다.

'혁우'의 부모 태도가 정말.. 묘하다. 광신도 같기도 하고, 때로는 초월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설계자이자 방관자이기도 한 그들은, 어째서 그렇게 변하고 말았을까.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뒤틀리게 되었을까.



 

일말의 죄책감이 없는 이들은 사람을 대놓고 가지고 놀면서 농락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에게 내뱉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너무나 악의적이라 소름이 돋는다. 소모품을 폐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버리는 모습이 위화감마저 들게 만든다.

 

순진하다 못해 착해빠진 '주해'의 편지가 그저 안타깝고, 그녀의 과거는 알면 알수록 마음은 아프고 더 큰일이 닥칠까 내 마음도 조마조마 해진다. 계속 무슨 일이 일어날 거 같은 분위기 덕분에 피로도가 꽤 높다. 이런 긴장감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는 책이지만, 쉬어가면서 읽었다.

. 우려했던 일이 결국 일어났다. '살아있는 장난감'이 된 주해와 섬뜩할 정도로 긴장감이 감도는 집, 어처구니없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미쳤다. 비현실적인 그 수많은 말과 행동은 내 정신까지 혼미하게 만든다.

 

 

3부의 몰아치는 전개는 읽는 이의 혼을 쏙 빼놓는다. 원장경 작가님은 독자에게 세 가지의 결말에서 제시해 준다. 세 가지 결말 모두 파격적이라 마음에 드는 결말을 고르기 쉽지 않다는 것만 얘기하겠다. 나의 경우 세 번째 결말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주해에게 너무나 가혹한 두 번째 결말만은 제발 피했으면 한다.

 

원장경 작가님의 베이비시터 소설을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까지가 괴물인가, 우리는 교화의 가능성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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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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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출판사에서 스파클 서평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고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볼리비아에는 세상에서 가장 큰 소금사막이 있습니다. 눈처럼 하얀 소금이 펼쳐져 있다고 해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너무나도 눈부시게 빛나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실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의 사람들은 소금사막을 무사히 건너기 위해 눈을 가린 채 서로에게 의지하여 건넜다고 합니다.


장기 기증자의 숭고한 희생으로 오른쪽 각막을 이식받은 유리에게,

장기 기증자를 대신하여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요구받는 유리에게,

아직 깨어나지 못한 동생과 달리 운 좋게 살았다는 유리에게, 

그 누구보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유리에게,

수많은 바람이 쏟아진 유리의 세상은 감당하지 못할 반짝거림이 넘쳐나기에,

눈을 가린 채 건너야 하는 소금사막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최현진 작가님의 스파클. 청소년소설로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유리와 시온의 내면 성장과 치유를 섬세하게 풀어쓴 작품입니다.


아직은 혼란스럽기만 한 유리에게 세상은 다른 사람의 몫까지 더 열심히 살아가라고만 합니다. 그러다 문뜩 자신에게 각막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이가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렇게 시온을 만나게 되어, 기증자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됩니다. 기증자의 별명, 기증자가 좋아하던 음식, 기증자의 꿈... 하나씩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본인이 애써 외면했던 내면의 상처와 죄책감을 온전히 마주 보게 됩니다. 서로를 믿고, 눈은 감은 채 새하얀 소금사막을 건너는 이들처럼 유리와 시온의 둘만의 작은 여정이 이어집니다.  




스파클 소설은 반전도 없으며, 거창한 역경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담담하게 이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내 마음에 잔잔하게 들어옵니다. 최현진 작가님의 선이 고운 문장들이 제 마음 깊숙이 널리 퍼지는 게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유리가 용기를 내어 한걸음 나가가는 모습이 대견하면서 어린 날의 내 모습도 떠오릅니다. 모든 게 서툴기만 했던 그때의 제가 조금은 창피하고, 조금은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요. 그때의 감정이 있기에 좀 더 나아진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깐요.  


마지막까지 세상에 기적은 있다고 믿게 해주는 청소년소설 스파클. 최현진 작가님의 다정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 다정함에 뭉클해집니다.


찬란하게 눈부신 우리의 시절을 간직한 창비출판사 청소년소설 스파클.

청소년뿐만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품고 사는 모든 세대의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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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노아 차니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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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출판사 에서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 노아차니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이라는 부제목에 맞게 노아차니 작가님이

정말 쉽게 기본 지식부터 차근차근 풀어줍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탐색하고,

이미 하나의 정의처럼 정해진,

틀에 박힌 설명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감상을 얘기하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듯한

작품 해설을 가장 중요시 여깁니다.


각자의 감상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막상 자유로운 감상을 얘기하면

미술에 관해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전혀 상관없는 감상평은

다른 사람의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이긴 합니다.

하지만 잘 모르기에 그러는 경우가 많기에

친절한 노아차니 작가님이

특정 시대의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과

어떤 맥락을 중요시 여겨야 하는지를 잘 알려줍니다.



실제 작품 30점과 함께 다양한 미술 사조를

소개하여 독자의 이해도를 높여줍니다.

또한, 유럽 조각사에 관해 저 역시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많아, 배우는 즐거움이 큰 책입니다.


방대한 지식을 간략화시킨 미술사이지만

깊이 있는 내용들이라 정말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서양미술사는 기독교와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관련 지식은 작품 감상에 필수적입니다.


성인에 관한 연구, 개념의 의인화, 감춰진 상징주의까지

시각언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독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미술사는 스스로 참조하고, 미술 양식은 돌고 돌기에

이전 미술가와 사조의 특징을 계속 인용한다고 합니다.

미술은 이전 작품을 참고하면서 발전하기에

과거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기도 하고,

때로는 과거 작품을 그대로 따라 하기도 합니다.


르네상스 이전의 미술이라고 하더라도

르네상스 이후의 미술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대표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결국 우리가 왜 미술사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작품 감상에 기본적인 지식이 왜 필요한지 납득하게 됩니다.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조르조 바사리라는 인물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서평 에서 제일 말하고 싶은 부분 중 하나고요.


미켈란젤로의 친구이기도 한 바사리는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이란 책을 집필했습니다.


미술사학자들은 수 세기에 걸쳐

바사리 책에 실린 설명에 의존하고

그의 설명에 맞게 그림을 해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바사리가 잘못 해석한 그림의 설명은 물론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일부러 누락시킨

미술가에 대한 평가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은

어찌 보면 미술사학자들의 부끄러운 모습이지만

숨지지 않고 얘기해 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른 미술사 책과 다르다고 느꼈네요.


조르조 바사리는 오늘날 우리가 많이 접한

박물관의 일반적인 전시 형태

작품을 시대와 지역, 미술사적 양식으로 전시하여

관람객이 연대순으로 둘러보게 하는

전시 방식을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미술사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합니다.

 


도난 등으로 사라졌거나, 위조 등으로

진위 여부 논란 있는 작품까지 소개해 주기에

저희는 책 한 권으로 이 모든 걸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형식과 장르까지 설명해 주는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면

처음 읽었을 때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됐음을

스스로 느낄 수 있습니다.

 

노아차니 -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책을 통해

이 책에서 모든 것을 다루지는 않지만 끝까지 읽고 나면

온갖 방향으로 관심을 확장할 수 있는 강력한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기꺼이 받침대 역할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합니다.


맨 마지막 장에는

미술사 기초를 배우기 좋은 다른 책과

저자가 쓴 다른 책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성을 갖추고

맥락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니

엉터리는 엉터리라고 말해도 되며.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을 마음껏 좋아하라는,

그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좋아하면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폭넓게 다루면서도, 깊이가 있어

입문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미술사에 관한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책 한 권으로 미술관 한 바퀴를 돈 듯한 여운을 남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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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도괴비 - 도시 괴담 그리고 당신과 나만 아는 비밀 이야기
반지은 / 반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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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출판사 에서 도괴비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 포스팅입니다.



안녕하세요. 서평 이벤트로

읽어본 반지은 작가님의 도괴비 단편소설집입니다.


소설 제목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도깨비, 괴물을 연상시킵니다.



총 6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명 집에 나 혼자 있지만

느긋하면서, 평온한 마음이 아닌...

누군가가 어디서 날 지켜보는 거 같고,

나도 모르게 자꾸 생기는 불안한 마음에

주변을 자꾸 확인하게 되는

그런 기분 아시나요?


이 소설을 읽을 때 그런 마음이 불쑥 들 때면

읽기를 멈췄다가, 괜한 생각인 거 같아

얼굴을 한번 긁적이고, 다시 집중해서 읽다가...

그러다 또, 나도 모르게 주변을 한번 확인했어요.


퇴근 후 모든 일상을 마무리하고

책 좀 읽고 자야겠다는 마음에

도괴비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가...

결국 읽기를 멈추고...

사무실 점심시간에 직원들 다 있을 때 읽었어요.

그냥 계속 무서워요... ㅠㅠ


단편소설집 제목이기도 한 도괴비.

이 소설이 진짜.. 분위기도 미쳤고

읽었던 소설 중 제일 무서웠어요.


어릴 때 처음 빨간마스크 얘기 들었을 때

느꼈던 공포감이 떠오를 정도입니다.


무서운 거 잘 읽는 분들만 읽으세요.

저는 쫄보라 맨 나중에 읽었어요.



환상은 환상임을 깨닫게 해주는

기묘한 이야기들을

반지은 작가님이 계속 들려주십니다.


단편소설집 분량이 짧은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99p)


동심의 상징인 회전목마에 얽힌 끔찍한 비밀과

동화 속 모습과 전혀 다른 인어까지.


책 소제목이기도 한 당신과 나만의 비밀 이야기.

이 말처럼 남에게 발설하게 되면

큰일이 생길 거 같은 불안감을 아주 잘나타냈어요.


아름다움과 섬뜩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반전출판사 소설 <도괴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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