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0가지 테마로 읽는 도시 세계사 - 철학의 도시 아테네부터 금융의 도시 뉴욕까지 역사를 이끈 위대한 도시 이야기 ㅣ 테마로 읽는 역사 9
첼시 폴렛 지음, 이정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평점 :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서제공 #40가지테마로읽는도시세계사 #첼시폴렛 #현대지성 #세계사공부 #추천도서

역사를 공부할 때 우리는 보통 '나라'와 '연도'를 중심에 둔다. 전쟁과 왕조 교체, 제국의 부흥과 몰락이 연표 위를 가로지르듯 나열되고, 도시는 그저 사건이 벌어진 장소이다. 하지만 <40가지 테마로 읽는 도시 세계사>는 '도시'를 주인공으로 삼아, 인류 문명이 이룬 혁신과 전환의 순간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정치·철학·예술·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도시들의 활약이 40개의 테마로 담겨 있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각 도시의 전성기 풍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히 묘사돼 있어 마치 그 도시에 직접 방문한 듯한 생동감을 준다.
가장 좋았던 점은, 고대 → 중세 → 근현대 순으로 도시들을 소갸하고 있어, 개별 도시의 역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 전체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구조다. 도시를 통해 시대를 읽고, 역사를 이해할 수 있기에 '도시'라는 주제를 통해도 충분히 세계사의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제일 흥미롭게 읽는 부분은, 이미 쇠퇴해 흔적만 남은 고대 도시들을 다룬 내용이다. 평소 같으면 'ㅇㅇ강 유역에서 발생한 문명' 정도로 간단히 지나쳤을 도시들이 훨씬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난 마돌’, ‘괴베클리 테페’, ‘우루크’ 같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이젠 내 기억 속에서 또렷히 각인되었다. (덕분이 방문하고 싶은 나라들이 많이 늘었다.)
아. 중국과 일본의 도시가 각각 두 곳씩 언급되는데, 한국의 도시는 한 곳도 등장하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아 우리도 껴달라고요~!
-
대부분의 설명이 친절하고 이해하기 쉬웠지만 현대사 부분에서는 설명이 다소 압축적으로 서술되다보니 (예컨대 에든버러 편에서는 “오렌지가의 스튜어트가 축출, 자코바이트의 난, 다리엔 계획, 기근, 1707년 연합” 등 중요한 사건들을 한두 문장에 담아내다 보니) 관련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에겐 조금 어렵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각주나 괄호 등을 통해 오렌지가의 스튜어트가 축출(명예혁명) 등으로 좀 더 자세히 설명됐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를 관점으로 세계사를 읽어내는 방식이 신선하고 유익했다. 읽는 내내 도시와 사람, 문명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도시에서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탄생했다.
<40가지 테마로 읽는 도시 세계사>는 도시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새롭게 읽고 싶은 독자, 그리고 더 넓고 깊은 인문적 시야를 갖고 싶은 이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