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le 2017-10-27
남쪽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이승우를 읽었어요. 모르는 사람들. 드디어 읽게 된 거죠. 이승우의 소설은 처음인데 이승우, 문체가 한수철 님과 비슷하더라고요. 아, 그래서 한수철 님이 좋아했던건가 했어요. 사람은 자기랑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잖아요. 한수철 님이 쓴 소설이라고 해도 믿겠더라고요 하도 비슷해서. 이 작가도 이야기를 참 술술 잘하는 사람이구나 말하자면 성석제처럼. 물론 성석제가 훨씬 더 재밌게 잘하지만서도. 그러나 그런 생각은 들었어요. 이승우는 깊은 이야기는 잘 못하겠구나. 이 사람은 우물의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은 아니야. 두꺼운 모직 코트에 스카프까지 두르고 남쪽으로 갔는데 다들 가벼운 트렌치 코트 정도를 입고 있어서 뭐랄까, 제가 아주아주 북쪽에서 온 사람 같아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헤헤. 북쪽에서 온 스파이, 아니아니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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