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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은 절대로 불어선 안 돼 -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100
김지완 지음, 김지형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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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좋은 동화는 가령, 어떤 존재가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고, 그 소원대로 살아보다가 모종의 교훈을 얻는 서사보다 설령 어떤 존재가 나타나 소원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한대도 정중한 어조와 몸짓으로 사양하면서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귀결을 보이는 경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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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와 호랑할배 - 제21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ㅣ 문지아이들 182
조은주 지음, 장선환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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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살아왔지만 실은 호랑이인 조부와 아직 인간이지만 장차 호랑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비로의 백두산행 월북 시도기는 11살 이후, 울어본 적 없는, 울고 싶은, 내 안구의 저변께를 다소간 습습하게 했다는 생각이다. 산길로만 백두산에 이르고 싶다는 오랜 희구 때문일까, 응원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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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26-10-05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퇴사한 전 직장에서 옆에 앉아 근무하던 건실한 20대 남자직원이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느긋한 태도가 인상적인 친구였죠.
일이 바쁘지 않을 때는 서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기도 했는데, 어느 날 제가 그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OO 씨는 어렸을 때 꿈이 뭐였어요?˝
˝호랑이요.˝

그의 대답이 무척 흡족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수철 2026-10-16 12:24   좋아요 0 | URL
그분, 대단하시네요.

저는 기껏 ˝호랑이 같은˝, ˝호랑이처럼˝ 등의 생각을 하다가 결국 독고다이 인생을 살게 되었을 뿐인데. ;)

 
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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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주체적 인간으로 어찌 살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만난 소설이었고 즐겁게 읽었다. 가독성도 좋았고, 심화의 부재는 아쉬웠다- 하긴 단편들이니까. 언제였던가, 문득, ˝이 사람은 정말로 사람이 아니라구요!˝ 소리치다 체포됐던 젊은이가 떠오른다. 바닥에는 한 늙은이가 까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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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나선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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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던 날이 떠오른다. 감정의 동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화해 말하자면, ‘우러러보던‘ 분이 돌아가신 탓일 것이다. ˝오싹한 박력˝ p371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소설들이 주마등처럼 스쳤고, 여전히 주마등은 한자로 쓰지 못한다. ˝말 마자야?˝ 하다 시간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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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26-09-26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말했죠. 작가는 ‘과묵한 집중력‘으로 써야 한다고. ‘오싹한 박력‘ 보니까 그냥 생각나서.

한수철 2026-09-30 10:46   좋아요 0 | URL
너무 과묵하게 집중할 경우, 혼자만 재밌는 우를 낳는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

그나저나 오랜만에 뵙습니다 Joule 님!
 
아우라 - 표류하는 자들을 위한 성호 - 최수철 아포리즘 장편소설
최수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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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때 최수철의 단편으로 주제 발표를 했는데 그날- 나나 교수나, 학생들도 하염없이 멍했다는 기억이다. 더군다나 나는 작가 스스로도 소설을 쓰면서 다소간 멍했을 거라고 썼다. 이후 하세월이 흘렀건만 새 책을 접하니 반가운 마음이 그지없다. 요샌 책을 안 사는데 기꺼이 구매한 소이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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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26-09-26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서 미리보기로 조금 봤는데 저한테는 좀 옛날 느낌이 나요. 예전에 배우신 분의 문체 같은. 물에다 박상륭과 마루야마 겐지와 파스칼 키냐르를 한 방울씩 스포이트로 떨어뜨리면 최수철이 나올 것 같은.

한수철 2026-09-30 10:50   좋아요 0 | URL
ㅎㅎ 틀리지 않은 말씀입니다. 예전에는 최수철 소설의 입지라는 게 분명하게 있었으므로 자기 복제가 완연히 통용되었던 면이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쓰고 있다‘는 그 느낌이라면 여전히 좋은 것 같고요....

며칠 전에 박상륭 전집 1, 2 들고 다니기도 했는데 왠지 반갑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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