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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한 짝으로 뭐 할래?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0
모리스 샌닥 그림, 베아트리체 솅크 드 레그니에스 글, 김세실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6월
평점 :

예전에 TV 개그프로그램 중에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외국에서 가져온 물건에 대해 조선 왕 앞에서 신하들이 모여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온갖 탁상공론을 벌이다가 결국에는 왕이 나서서 엉뚱한 쓰임새로 결정내서 웃음을 자아내던 개그프로그램이었네요.
그때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물의 역할과 기능은 사용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구나, 교육이란 어느 한 사회에서 관습화된 생각을 물려받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TV 개그프로그램을 그대로 담아놓은 듯한 재미있는 그림책이 있어요.
나온지 오래된 책을 다시 리뉴얼한 것이지만, 두 명의 칼데콧 수상자가 만든 그림책이라서 시공을 초월해서 지금까지도 재미있게 볼 수 있네요.
바로 모리스 샌닥 그림, 베아트리체 솅크 레그니에스 글인 <구두 한 짝으로 뭐 할래?>에요.
이 책은 우선, 우리의 관습화된 생각을 철저히 배척한다는 의미인지 책의 크기부터 남달라요.
일반적으로 A4 사이즈 책을 떠올리는데 , 이 책은 가로로 길고 세로는 짧은 책이라서 책장에 꽂으면 툭 튀어 나와 사실 보관하기는 좀 애매하네요.ㅠㅠ
그래도 과거 우리나라에서 나온 외국 그림책들은 죄다 실제 책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획일적으로 A4 사이즈로 획일화되어 나오곤 했는데, 저자의 생각이 그대로 담긴 책 크기 그대로 출판했다는 점은 높이 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책을 펼치면, 두 남녀 꼬마가 등장해요~
처음에는 쭈뼛쭈뼛하지만, 이내 어디선가 가져온 어른들 옷을 걸치고 그들만의 놀이를 시작하네요.
어른들 옷이기에 여자아이는 미끄러져 구두 한 짝이 벗겨`지고, 남자아이는 그 구두 한 짝을 들고 "뭐 할래 뭐 할래 구두 한 짝으로 뭐할래?"라면서 놀리죠!
귀걸이처럼 귀에 걸어 보기도 하고,모자처럼 머리에 써보기도 하고, 빵처럼 버터랑 사과쨈을 발라보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구두는 신발이다.'라는 관습화된 사고에 갖힌 어른들의 눈에 보기에는 잔소리를 늘어놓기 딱 좋은 상황!
하지만 속상해서 우는 여자아이를 보고 남자아이는 어른들에게 배운 대로 딱 신사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 여자아이 발에 구두를 신겨 주네요.
이런 식으로 의자, 모자, 컵, 빗자루들로 신나는 상상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의자는 곰이 갖힌 우리가 되었다가 흔들거리는 배가 되었다가, 탁자도 되고 비행기도 되고 기차가 되어 아이들을 신나는 상상의 세계로 인도하네요!
하지만 늘 마지막은 우리가 일상에서 배우는 일반적인 용도, 사람이 앉을 때 쓰는 도구로 돌아와서 상상과 현실의 세계를 이리저리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쾌한 그림책이에요~

마지막에 등장하는 침대~ "뭐 할래 뭐 할래 침대로 뭐 할래?" 라고 묻자~
침대로 또 다른 상상놀이를 진행하려다 정신을 차리고 옷을 갈아입고 손 잡고 잠을 자러 가는 아이들!
베드타임스토리로 읽어 줘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똘망군은 특히 빗자루로 호저랑 사자 빗질해주는 모습이 너무 웃기다고 한참 웃더라고요!
생각해보면 똘망군도 어릴 적에는 이런 상상놀이를 즐겼던 것 같은데, 7살이 고비인지 그 후로는 딱 사물은 그 사물의 용도에 맞춰서만 사용했던 것 같아서 일찍 상상력의 문이 닫힌 건 아닌가 싶네요.ㅠㅠ
추천연령은 한참 상상놀이를 시작하는 4살부터 6살까지지만, 다 큰 제가 읽어도 참 재미있게 볼 수 있기에 굳이 추천연령을 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네요.^^
초롱양이 상상놀이를 즐기는 시기가 오면 다시 함께 읽어보고 우리 주변에 있는 아주 흔한 사물들로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네요!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