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 괜찮은 별명 아이세움 저학년문고 1
조성자 지음, 송혜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분의 별명은 무엇인가요?

저는 학창시절 수다스러워서 '왕수다', 키가 제일 작아서 '땅콩', 목소리가 엄청 크다고 '지울목'(지구를 울리는 목소리), 뭐든 열심히 악착같이 한다고 '악바리' 등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었어요~

제 이름은 참 평이한터라 이름과 관련된 별명은 없지만, 제 신체적인 조건이라던가, 제 성격을 잘 드러내는 별명들은 그저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아온 제 2의 이름인 듯 싶어요!


누구나 별명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 같은데, 그 별명이 기분 좋은 별명일수도 있고, 상당히 거슬려서 불리는 걸 거부하는 별명일 수도 있죠!

굉장히 익숙한 별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재미있는 성장동화가 나와서 소개해볼까 해요.

바로 아이세움 저학년문고 01 <썩 괜찮은 별명>이에요!


 



이 책은 그림책에서 문고판으로 넘어온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읽기 편한 큼직한 글씨체, 90여페이지의 중간 길이의 글, 책 내용을 함축한 간간히 삽입된 그림이 참 돋보이는 저학년문고에요!

그간 그림책은 쉽다 하고, 문고판은 주로 외국 챕터북을 번역한 책들이 많아 본인 정서랑 살짝 괴리감을 느끼는 듯 하면서 진도가 통 나가질 않았는데요.ㅠㅠ

<썩 괜찮은 별명>도 처음에는 보통 읽던 책보다 두툼한 책 두께를 보고 읽기 싫다고 하다가 잠자리에서 제가 첫번째 이야기를 읽어주니 너무 재미있다고 잠도 안 자고 나머지 두번째와 세번째 이야기는 혼자 읽어 내려가더라고요.

그간 저학년문고라고 하면 짧게 끝내도 되는 글을 질질 끄는 느낌이라던가 반대로 조금 글이 길어야 이해될 내용을 너무 함축시킨게 아닐까 싶은 글이 많아서 재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은 제 생각도 확실히 깨뜨린 재미있는 책이에요!





이 책은 크게 3가지의 이야기로 진행이 되요.

같은 반 친구들이 각자 별명을 얻게된 사연과 그 과정에서 친구들과 다투었다 화해하며 우정을 쌓기도 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자아발견을 하는 계기도 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한 성장동화에요.


첫번째 이야기는 비염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킁킁 거리다 '멧돼지 김'이 된 성모와 숙제는 안해온 대신 <시튼동물기>가 재미있다고 출판사별로 4권이나 들고 다니다 '늑대 박'이 된 영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삽화를 어쩜 이렇게 재미있게 그려 놓았는지, 똘망군에게 첫번째 이야기를 잠자리독서로 읽어 주었더니 보는 내내 키득거리더라고요.^^


킁킁거리는 성모에게 '멧돼지 김'이라고 부르며 놀리는 아이들, 그런 성모를 보며 미안해하는 영조, 다시 영조에게 '늑대 박'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성모, 짓궂은 아이들은 다시 영조 앞에서 늑대 흉내를 내면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을 운동장에 내동댕이 치는 등 괴롭혀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별명이 꼭 기분좋은 말이 아닐 수도 있고, 별명을 갖고 친구를 놀리면 안된다는 것에 대해 알려줘요.

서로 별명을 갖고 놀리는 친구들로부터 도와주고 진정한 친구가 된 성모와 영조를 통해 우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일러주기도 하고요!


 


두번째 이야기는 비를 좋아하고, 공부는 안하고 매일 빈둥빈둥 논다고 '빈둥빈둥 달팽이'란 별명을 가진 경진이의 이야기에요.

첫번째 이야기와 전혀 동떨어진 내용인 줄 알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첫번째 이야기에 등장한 '늑대박' 영조에게 달팽이에 대해 묻는 이야기가 나와서 같은 반 친구들의 별명과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경진이는 비 오는 날 밖으로 나가 놀다 돌아오는 길에 계단에서 달팽이 한마리를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그저 자기 별명과 같은 달팽이구나 싶다가, 다음날 또 발견하곤 키워보기로 결심하죠!

영조에게 빌린 책에서 달팽이의 껍데기의 꼬임 모양이 왼쪽으로 돌고 있는 왼돌이 달팽이라는 것을 알고 달팽이에게 '왼돌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심심할까봐 할머니네 놀러가서 다른 달팽이도 잡아다가 함께 넣어주죠.

그런데 두 마리의 달팽이는 알을 낳았고, 달팽이에 푹 빠진 경진이는 '왼돌이 달팽이 식구'란 제목으로 관찰일기를 작성해서 상까지 받아요.

왼돌이네 가족을 관찰하다보니 무엇이든 깊이 관찰하는 습관이 생기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백과사전이나 책을 뒤지는 버릇도 생겼다면서 모두 왼돌이 덕분이라고 감사해하죠.


'빈둥빈둥 달팽이' 경진이가 왼돌이달팽이를 만나서 시나브로 자아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였는데, 똘망군도 어릴 때 놀이터에서 왼돌이달팽이를 데려다가 키운 경험이 있어서 (저희도 역시 알을 수 백개 낳아서 다시 공원에 방생했어요.ㅠㅠ) 아주 공감하면서 읽더라고요!

 


세번째 이야기는 역시 같은 반 친구인 회장 승도와 땅콩알레르기가 있는 소연이와 관련된 별명 이야기에요.

땅콩알레르기라서 땅콩을 먹으면 안되는 소연이는 급식으로 나온 콩자반 속 땅콩을 남기려고 하지만 선생님께 이른다는 승도의 협박에 못 이겨 입에 넣었다가 응급실로 실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요.

승도와 소연이의 악연은 회장선거 전으로 돌아가는데요~

승도 생일은 7월인데 회장선거 일주일 전에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학용품을 선물로 돌리고, 이를 본 소연이는 이건 불법선거운동이라고 항의하면서 싸우게 되죠.

승도는 키가 작고 단단한 소연이에게 제 멋대로 '땅콩'이란 별명을 지어 붙이고, 소연이는 그 별명이 싫었지만 생일선물로 아빠가 주신 <잔 다르크> 책에서 잔 다르크 역시 키는 작았지만 용기가 땅콩처럼 단단해서 '땅콩'이란 별명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그 별명을 아주 만족스러워해요.

늘 비싸고 좋은 물건들을 들고 다니면서 잘난척하던 승도에게 소연이는 이름을 따서 '고슴도치'라는 별명을 지어주죠.

그러던 어느 날, 비싼 책가방을 메고 온 승도는 동네 불량배에게 잡히고, 그 과정을 본 아이들은 도망치지만 소연이는 잔 다르크처럼 나가서 승도를 위기에서 구하죠.


저는 조성자 선생님 책을 처음 만나봤는데, 정말 현실 속에서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이야기를 어쩜 이렇게 재미있게 잘 엮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8살 똘망군 뿐만 아니라 엄마까지 모두 책 속으로 풍덩 빠지게 만드는 매력덩어리 <썩 괜찮은 별명>이었네요.


'갑자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비 오기 전날 개구리 소리처럼 꾸룩꾸룩 터져 나왔다.'

'경진이가 이상해졌어요. 애오라지 달팽이에게만 열심이에요.......'

'하얗고 동글동글한 알. 희읍스름하고 쪼끄만 알이 흙더미에 묻혀 있었다!'

'왼돌이네 식구를 관찰하다 보니, 시나브로 내 태도가 진지해진 것이다.'

'그러곤 불량배의 눈을 짯짯이 쳐다보았다.'

'나는 주변을 두릿두릿했다.'


게다가 평소 다른 책들에서 보지 못하는 다양한 우리말 표현들이 나와서 조성자 선생님의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되더라고요!

똘망군 역시 부록으로 온 <독후활동카드> 뒷면에 있는 <기차에서 3년>,<도서관에서 3년>,<화장실에서 3년>이라는 책 제목을 보더니 책 사달라고 조르고~ 일단 학교 도서관에 있는지 확인부터 하고 사준다 했네요.^^;;





책을 다 읽은 후 부록으로 껴 있는 독후활동카드도 진행해봤는데, 아직 이 정도의 내용을 혼자 적어 내려가기에는 국어 실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워낙 글씨 쓰기 싫어하는 8살 아들이기도 하지만, 질문과 상관없는 엉뚱한 답변을 늘어 놓았네요.ㅎ

그래도 재미있는 성장동화를 읽고, 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책과 관련되어 다양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독후활동카드가 있어서 다음에도 아이세움 저학년문고가 나오면 또 살 듯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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