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붙어라 떨어져라 ㅣ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15
이미애 엮음, 송교성 그림, 권혁래 감수, 박영만 원작 / 사파리 / 2012년 3월
평점 :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내려온 전래동화!
아무래도 오랜 시간 구전되면서 전하는 사람 입맛에 따라 바뀌다보니 지역마다 비슷한 이야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얼마 전 소개했던 [사파리]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범이 물고 간 노루꽁지> 역시 집에 있는 전래동화 <수달과 호랑이>와 의미는 비슷하나, 등장하는 동물이 살짝 바뀐 케이스였는데요!
<범이 물고 간 노루꽁지> 리뷰 : http://blog.naver.com/kingsuda/220715980583
독립운동가로도 알려진 박영만 선생님이 직접 전국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채록한 옛이야기를 모은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시리즈에는 기존에 잘 알려진 전래동화와 다른 내용들이 많아서 관심이 가더라구요!
오늘 소개하려는 <붙어라 떨어져라>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 천자문>을 연상시키는 전래동화인데~
그 내용이 참 익살스러워서 5살부터 보여줘도 괜챦은 전래동화 같아요! :)

표지를 보니 신랑신부가 너무 사랑하는지 꼭 껴안고 있는데, 옆에 그려진 봉황이나, 백마를 탄 소년, 호랑이 등이 왜 그려져 있을까 궁금해지지요~
게다가 다양한 전래동화를 만나 봤지만 <붙어라 떨어져라> 같은 제목은 처음이라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책을 펼쳐 보았네요.


옛날 옛적에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는 젊은이가 있었는데~ 주인 영감이 심보가 고약해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았어요.
결국 젊은이는 참다 못해 주인 영감 집을 나와 떠돌이 돗자리 장수가 되었네요.
전래동화가 본래 입에서 입으로 전해 지다보니, 그림책으로 표현될 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 글을 몰라도 그림만 봐도 이해가 되는 글과 일치되는 그림이 좋은데요~
[사파리]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는 최상급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려 낸 개성 넘치는 그림이라 그런지 볼거리가 참 많네요!
<붙어라 떨어져라> 역시 부드러우면서도 서정적인 그림, 글과 딱 떨어지는 그림이라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어느 날, 이 마을 저 마을로 돗자리를 팔러 다니다가 깊은 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젊은이.
추위를 피하려고 어느 무덤 앞에 돗자리를 세워 바람막이를 만들고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무덤 속에서 귀신이 나와 돗자리로 바람을 막아 주어 고맙다고 소원을 들어준대요~
서양귀신과 다르게, 갓 쓰고 도포 두른 귀신이라니~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네요.
똘망군은 그간 우리나라 귀신 하면 도깨비만 생각했는데, 이 귀신은 해골귀신이라면서 무섭지 않고 웃기대요!

바라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젊은이에게 귀신은 붙을 접(接)과 떨어질 락(落)이 적힌 종이 두 장을 건네요.
각 종이를 만지면서, 붙어라! 또는 떨어져라! 외치면 뭐든지 찰싹 붙었다 떨어질거란 설명도 함께 전해주고 말이죠~
꼭 <마법천자문>을 보는 듯, 마법 한자가 적힌 종이라니~ 우리 선조들의 상상력이 정말 재미있죠?

암튼, 젊은이는 날이 밝자 그 종이를 들고 예전 못된 주인 영감을 찾아갔는데, 마침 그 날이 주인 영감 딸의 혼삿날이네요!
밤이 깊어 신랑신부가 한 방에 들어가자 몰래 붙을접(接) 종이를 만지며 "붙어라~"를 외친 젊은이!
앗, 그런데 정말 표지 그림처럼 신랑 신부가 한 몸이 되어 붙어 버렸네요!

신랑 신부의 우는 소리에 놀라 달려온 신부의 어머니에 이어, 주인영감과 앞집 할멈까지 이리 저리 달라붙은 네 사람!
게다가 주인영감은 앞집 할멈이 달라붙자 놀라서 똥까지 싸고, 어디선가 똥 냄새 맡고 나타난 개까지 달라붙은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네요~
똘망군은 달라 붙는 사람이 한명씩 늘 때마다 웃겨서 키득 거리고~
마지막에 똥을 핥아 먹는 개까지 달라 붙자 웃음보가 터졌는지 웃음을 멈추지 못하더라구요!

문 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젊은이에게 주인 영감은 재산 절반을 주겠다고 제발 떼어달라 애걸복걸하지요!
젊은이는 떨어질락(落)이 쓰여진 종이를 이용해서 다시 원 상태로 돌려 놓아요~
그 후 약속대로 못된 주인 영감의 재산 절반을 받은 젊은이는 무덤으로 달려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네요!
사실, 욕심많은 주인영감과 성실한 머슴의 이야기는 전래동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에피소드지요!
하지만, 무덤주인(해골귀신)의 도움을 받아서, 종이에 쓰인 글자대로 신기한 일을 벌이는 내용은 <붙어라 떨어져라>가 유일무이하지 않나 싶네요! :)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 않지만, 자기 욕심만 채우고 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벌을 받고, 열심히 일하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명확한 권선징악의 의미를 가진 전래동화라서, 도덕심이 형성되는 6~7세 유아들이 읽으면 괜챦을 것 같네요.^^
똘망군에게 만약 붙을 접(接)과 떨어질 락(落)이 적힌 종이 두 장을 받았다면, 무엇을 붙이고 싶냐고 물었더니,
"엄마, 나는 고무딱지를 보이는 대로 붙이고 싶어! 초강력 왕딱지도 이길 수 있는 두꺼운 고무딱지가 되도록 말이야~" 라면서 상상만으로도 즐거운지 너무 행복해하는 똘망군이었네요!
요즘 놀이터에서 7살~초1 아이들이 모여서 늘 고무딱지 대결을 벌이는데, 똘망군만 아빠가 박스를 뜯어서 만들어준 종이딱지를 갖고 있거든요.
늘 고무딱지에 밀려 번번히 지기만 하는 종이딱지라서 고무딱지를 사달라고 졸랐는데 제가 한달에 한번 열리는 동네 벼룩시장에 가서 보이면 사준다고 했더니만 그게 너무 갖고 싶었나 봐요.
그래서 책에서는 젊은이가 무덤 주인을 기쁘게 해줘서 그 종이를 받았는데, 너는 무엇을 해야 그 종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
"엄마 말을 잘 들어야지! 엄마가 우리집 대장이쟎아~" 라네요.ㅋ
권선징악 주제와 거리가 먼 똘망군의 대답이었지만, 꼭 전래동화를 교훈을 얻으려고 읽히는건 아니니깐요~
책에 관심없는 아이도 즐겁게 읽어볼 수 있는 전래동화로 [사파리]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시리즈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