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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예민한 아이의 특별한 잠재력
롤프 젤린 / 길벗 / 2016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예민해서 자녀교육 걱정이라면?
[길벗스쿨] <예민한 아이의 특별한 잠재력>
이 책을 읽어 보기 전까지 똘망군이 살짝 예민한 아이가 아닐까 걱정을 했었어요.
돌 까지는 등에 센서라도 달린 듯 아기띠로 겨우 재워 바닥에 눕히기만 하면 자동으로 깨어나고, 이미 돌 쯤부터 낮잠은 하루 한번으로 잠이 없던 아기였죠.
편식은 얼마나 심한지 고기는 소고기 안심과 닭가슴살만 먹고, 달걀과 두부 및 콩제품은 일체 입도 대지 않고, 고춧가루 넣은 매운 음식도 못 먹고 매번 상차릴 때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네요.
그리고 4살 때까지 미아방지끈이 달린 가방 없이는 외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종횡무진 뛰어다니던 아이였어요.
그래서 <예민한 아이의 특별한 잠재력>이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그래, 똘망군은 예민한 게 아니라 특별한 뭔가가 있는거야!'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쳤네요.

그런데 책의 1장에 나온 '내 아이는 예민한 아이일까?' 표에 체크를 해가면서부터 갸우뚱하기 시작했어요.
스물네 개의 질문 중 절반 이상에 '예'라고 대답했다면 내 아이는 예민한 아이라는데, 똘망군은 5 개가 채 되지 않더라구요.
예민한 아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과 함께~
예민한 아이들에게만 있다는 특별한 잠재력이 무엇일까 궁금하여 책을 끝까지 읽어보게 되었네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예민한 기질의 사람은 인류의 15~20%에 달할 정도로 흔하고, 모든 민족과 문화에 골고루 나타나며 어느 시대든 존재했다는 연구결과를 내세우며 생존에 좀 더 유리한 기질이라는 이야기를 하네요.
그리고 남을 잘 이해하고, 관심사를 쉽게 포착하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매우 정확하게 파악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통해 어렵게 배우는 것을 이미 기본적으로 내재하고 있다고 특별한 잠재력에 대해 설명해요.
하지만, 서두에서 짧게 언급하는 몇 가지 사항 외에는 특별한 잠재력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예민함 사용설명서'로써 책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네요.
즉, 주위에서 우리 아이가 예민하다고 하는데 특별한 잠재력이 있다니 이게 뭘까 궁금해서 이 책을 펼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못 되고, 예민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부모의 역할에 좀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 싶어요.

물론 책 중간중간, 예민한 아이 마음 다스리기는 꼭 예민한 아이를 키우지 않더라도 어느 집에서나 자녀교육에 활용하면 좋은 팁들이 제공되고 있어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자녀교육 팁은 바로 '산에 오르기'였는데, 다른 육아서에서 본 타임아웃제처럼 아이들의 행동을 조금 객관적으로 멀리서 떨어져서 보는 훈련을 하는 내용에 대해 다루고 있더라구요.

또 이 책을 감수한 서울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님인 이영민 선생님의 좀 더 직설적인 조언도 함께 곁들여져 있어요.
사실 책의 저자가 2차세계대전 이후 여권신장이 활발하게 일어난 독일 출신이라서 우리나라 정서와 살짝 안 맞는 내용도 있기에 이영민 선생님과 함께 생각해요 부분이 좀 더 제 마음에 와 닿는 내용들이 많았네요.
특히, 타고난 기질보다 부모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글은, 똘망군이 예민한 아이가 아니라 제가 육아스트레스로 힘이 들었기에 아이를 더 예민하게 생각하고 다룬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부모와 예민한 아이 사이의 긍정적 관계는 아이를 감수성이 뛰어난 개성 넘치는 아이로, 부정적 관계는 의존적이면서도 까탈스러운 아이로 만들 것이다.'라는 마지막 말씀이 자꾸 제 마음을 후벼파더라구요.


우리 아이는 예민하지 않다면 이 책은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인가 고민이 들지만 대개 자녀교육에 관한 육아서들에서 주장하는 일반적인 육아지침은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요.
예민한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 더 힘들 뿐이지, 일반적인 아이들을 키울 때도 부모와 아이 간의 경계선을 짓고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자녀교육을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 아닐까 싶네요.


다만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책 제목처럼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부모 자신이 예민한 경우가 아닐까 싶어요.
책에 부모를 위한 체크리스트 : 나도 예민한 사람일까?가 있는데, 저도 어릴 적에 예민한 성향이 부정적으로 감춰진 경우인지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예라고 대답을 해서 놀랬네요.
예민한 아이와 예민한 부모가 만났을 때 가장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만, 일반 아이 역시 예민한 부모 밑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클 수 있기에, 예민한 부모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자녀교육법을 꼼꼼히 읽어보는 게 필요할 듯 싶어요.

제 1부. 어떤 아이가 예민한 아이일까? / 제 2부. 예민한 아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에 이어서 제 3부. 예민한 아이, 예민한 부모 돌보기에서는 꼭 예민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아이들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자극의 홍수나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요.
7살 똘망군을 키우면서 텔레비젼과 컴퓨터 등 다양한 미디어의 유혹에 대해 고민 중이었던 터라, 아이와 함께 시청 프로그램을 정하라는 텔레비젼 이야기는 특히 눈에 들어 오네요.

또, 예민한 부모는 아니나 나를 비롯하여 내 주위 많은 전업주부들에게 일침을 놓는 이야기 같아서 '나만을 위한 시간 갖기' 영역도 꼼꼼히 보았어요.
그간 외동아들 키우느라 저 역시 언제 어디서든 아이가 필요로 할 때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참 힘들었는데, 늦둥이 둘째 임신을 하고나니 요즘은 이렇게 하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더라구요.
처음에는 첫째에게 올인 못하는 내 자신에게 죄책감도 들었는데 이제는 혼자 집 앞 놀이터에 나가서 놀 정도로 독립심이 생기는 아들을 보니 아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이 문제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래서 11장. 나를 새롭게 이해하는 시간은 예민하지 않더라도, 모든 부모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내용 같네요.

마지막 페이지의 이영민 선생님과 함께 생각해요에서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학습장애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이 역시 예민한 아이에게 조금 더 강하게 보일 뿐, 일반 아이들도 다 같은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부모가 어린 시기부터 너무 많은 양의 학습을 시키는 것을 경계해야 하고, '학습과 휴식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어린시절 과도한 학습으로 사춘기와 청소년기에 부메랑을 맞지 않으려면 예민하지 않은 아이를 키우는 저부터 꼭 기억해둬야할 내용 같네요.
전반적으로, 우리 아이가 너무 예민해서 자녀교육을 하는 것이 힘든 데 특별한 잠재력이 있다니깐 혹해서 이 책을 읽으신 분이라면 살짝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 예민한 편인 것 같은데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잘 키우고자 하는 부모라면 이 책에서 알려주는 스무가지 팁들의 실천을 통해 아이가 자기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줄 수 있을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