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를 임신해서 호르몬 영향 때문인지, 아니면 요즘 육아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 그런지 간만에 육아서를 읽다가 살짝 울어 버렸네요.
저를 울려버린 육아서는 바로 <미운 네 살, 듣기 육아법>인데요.
사실 7살 똘망군은 이미 늦었다 생각하고, 뱃 속 둘째 생각해서 미리 읽어둬야지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 읽다보니 제 눈 앞의 똘망군이 일곱 살이 아니라, '미운 네 살'로 보이면서 그때 이렇게 했으면 똘망군이 지금 안 이럴 텐데~ 하는 후회감이 가득 밀려 오더라구요.
사실, 똘망군의 '미운 네 살'은 정말 파란만장했던 네 살이에요.
태어나서부터 쭈욱 엄마랑 24시간 함께 지내오다 엄마의 육아스트레스가 한계에 다다르던 네살 가을, 난생 처음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두달 뒤 똘망군을 정말 귀여워해주시던 외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똘망군도, 저도 참 힘들었던 네 살이기도 하네요.
그때 외할머니도 고관절 뼈가 부러지셔서 수술하고 거의 6개월을 누워 지내다시피 해서 정말 신경 많이 써줘야하는 네 살이었는데 그러지 못해줬던 것 같아서 늘 안쓰러웠어요.
늘 이것 하지 마라, 저것 하지 마라. 금지어만 남발하면서 똘망군을 닥달했던 게 아닌가......
첫 페이지를 펼치니 "화내는 건 엄마의 응석, 꾸짖는 건 아이를 위한 걱정"이라는 소제목이 눈에 띄는데, 그 시기에 남편과 친정 모두에게 도움받지 못하고 똘망군에게 화내는 것으로 제 힘든 감정을 추스렸던 게 아닐까 싶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책 중간 중간, 같은 상황의 4컷 만화로 부모들이 일반적으로 화내는 장면과 아이의 말에 경청함으로써 바뀌는 장면을 비교해 놓았는데~
똘망군의 네 살 무렵부터 현재까지의 모습들이 오버랩되면서 가슴 한 곳이 계속 콕콕 찔리듯 아프더라구요.

특히, 첫 만화로 나오는 벽에 낙서를 한 아이의 모습을 보는데 얼마 전 벽에 "엄마 미워!"라고 낙서를 한 똘망군에게 무섭게 화를 낸 제 자신이 떠올라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나중에 기분이 좋을 때 들어보니 엄마가 집안일 하느라 자기랑 놀아주지 않아서 너무 속상했다고 그래서 엄마를 계속 불렀는데, 엄마가 "설거지만 하고~" "청소만 하고~" 이러면서 말을 들어주지 않아 화가나서 썼다고 하더라구요.
그때 <미운 네 살, 듣기 육아법>을 미리 읽고 현명하게 대처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너무 아쉬워요.

또 똘망군이 아들치곤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이긴 하지만, 주로 자기 행동에 대한 변명이 많은 편이라서 어떤 행동을 하고 "그게 말이야~ 사실은~" 하고 말하려고 하면 제가 "변명하지 말라고 했지!"라고 혼내곤 했는데~
책을 보니 이 말 속에는 아이의 많은 생각이 숨어 있다고 혼을 내더라도 그 말을 꼭 들어보라고 하네요.ㅠㅠ
물론 미운 네 살과 이제 어느 정도 큰 일곱 살이 내뱉는 "그게 말이야~"는 다르겠지만, '엄마는 항상 내 편이야.'라는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변명한다 화내지 말고 끝까지 경청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경청이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는게 경청은 아닐텐데 하는 걱정이 드는데요~
<미운 네 살, 듣기 육아법>에서는 말을 캐치볼 하듯 주고 받는 것이 잘 되어야 잘 들어준다고 할 수 있대요.
즉, 앵무새가 따라하듯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또는 "그랬어?","그래 맞아, 그거야.","그렇구나","그래서?"처럼 대응하면 아이는 엄마가 내 말을 잘 듣고 있구나 생각한다고 하네요.
또 아이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 아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빠짐없이 모두 말했다고 느낄 떄까지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요.
저는 이 부분 읽으면서, 제 자신이 좀 수다스러워서 똘망군이 하는 말을 늘 중간에서 자른 게 아닐까 걱정이 들더라구요.ㅠㅠ
아이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나서 그 후에 제 생각이나 느낌을 말해도 되는 건데, 나름 맞장구를 친다고 중간에서 탁탁 끊어 버린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구요.
<미운 네 살, 듣기 육아법>에서 특히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은 바로 제3장.엄마들의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하지?"였는데요~
제1장과 제2장에서 경청이 왜 필요한지, 특히 미운 네 살 시기에 듣기 육아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적어 놓았다면, 제3장은 미운 4살을 비롯하여 7살 똘망군에게도 적용되는 내용이 많이 나와서 더욱 열심히 읽게 되더라구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Q&A는 바로 2. 야단을 치면 실실 웃기만 합니다. 좀 더 엄하게 대해야 할까요? 였어요.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저에게 아이에게 굉장히 다정하게 한다고, 화를 거의 안 내시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제가 한번 화가 나면 정말 무섭게 다그치는 편이거든요.ㅠㅠ
그런데 똘망군이 어릴 때는 좀 무서워하더니, 이젠 일곱 살이 되었다고 실실 웃으면서 장난으로 무마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너 엄마가 우습게 보이니?"라고 더욱 화를 내곤 했는데, 책에서는 '무서운 기분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나오더라구요.ㅠㅠ
똘망군의 속마음은 헤아리지 않고 더 무섭게 화를 내던 제 자신이 생각나서 눈물이 또 핑 돌더라구요.

또 3. 아이가 일부러 미운 짓을 합니다. 내가 싫은걸까요? 편에서는, 요즘 하루에 한번씩은 "엄마 미워!" "엄마 나 밉지?" "엄마 싫어!!!"하고 소리치는 똘망군의 모습이 오버랩되더라구요.
특히, 둘째 임신하고서 몸은 점점 피곤한데 남편은 매일 야근이라 휴일도 독박육아 당첨이고~
친정이나 시댁에 손 벌릴 곳 없어서 육아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요즘 들어 똘망군의 저런 말들이 더욱 쏟아지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참고 또 참다 "엄마도 너 미워!"하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꽥 질러 버렸는데, 4컷 만화를 보니 그 말을 듣고 아이가 진짜 엄마가 날 미워하는 구나 생각하는 걸 보고 또 눈물 바람.ㅠㅠ
아, 아이가 이런 말을 할 땐 엄마의 관심이 필요해서라는걸 알면서도 자꾸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제 자신이 한심해지더라구요.
그래도 이렇게 육아서를 읽고 나면 단 며칠이라도 제 감정을 이성이 누를 수 있으니, 이 4컷 만화는 스캔해서 냉장고에 붙여 두고 또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7. '인정해주자', '칭찬해주자' 다짐은 하는데 결국 못 하고 맙니다. 왜 그럴까요?라는 Q&A였어요.
'이런 고민을 하는 엄마들은 대체로 자신에게 엄격하고 뭐든지 열성적으로 하며 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고 약점을 보이기 싫어한다.'는 밑줄까지 쫙 쳐가면서 강조한 글을 읽고나니, 제 어린 시절 칭찬을 많이 받지 못해서 참 칭찬이 그리웠던게 기억나면서, 왜 나는 또 같은 실수를 아들에게 반복하고 있는 것일까 아차~ 싶더라구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잔소리 대신 칭찬을 많이 해줘야지!라고 다짐하지만, 하루가 마무리되고 잠든 아들을 보고 있노라면 칭찬해준 게 하나도 기억이 안날 때가 많은데~
칭찬해줄 일을 안 하는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뭐든지 제 기준에 맞춰 칭찬거리를 찾느라 더욱 칭찬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해지더라구요.
하지만 중요한건, <미운 네 살, 듣기 육아법>을 읽고, 제대로 된 경청 육아를 하는 거니깐~
너무 과거에 얽매여 울고 불고 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책에 나온 듣기 육아법을 잘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다행히 책 뒤쪽에 '듣기 육아법 훈련노트'라고, 책에 나온 4컷 만화의 말풍선 일부를 지워놓고~ 나라면 어떻게 대꾸할까 연습하는 미니북이 들어 있어요.
똘망군이 유치원에서 돌아오기 전에, 책을 읽으면서 제일 눈물 나게 하던 그 4컷 만화부터 여러 번 말하기 훈련을 해봐야할 것 같네요.
미운 네 살 뿐만 아니라 38살 엄마도 경청하고 말하기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것 같네요.
<미운 네 살, 듣기 육아법>은 미운 네 살 뿐만 아니라, 취학 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