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하나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
조성자 지음, 이종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가끔 6살 똘망군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다 보면 분명히 형식은 그림책이지만, 내용은 어른에게 깨우침을 주는 듯한 그림책이 종종 있어요.

오늘 소개하려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깃털 하나> ​역시 6살 똘망군에게는 그저 '비둘기의 깃털이 아기 까치의 이불이 되었다'는 정도로만 인식되는 그림책이네요.

하지만 엄마에게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가 등 여러가지 화두를 던져주는 심오한 그림책이에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06 <깃털 하나>

조성자 글 / 이종미 그림



​사실 저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전권 셋트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책만큼은 똘망군도, 저도 먼저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어요.

똘망군은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은 다 좋아하는데, 유독 새가 나오는 책은 예외였어요.ㅠㅜ

게다가 이 책이 다른 그림책보다 판형이 좀 큰 편이라 책꽂이에 잘 꽂히지 않는 터라 눕혀서 놨더니 더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 역시 똘망군이 가져오는 책 위주로 읽어주다보니 잊고 있다가 이번에 읽어보니 기독교적 세계관이 강하게 반영이 된 듯 싶어서 무신론자인 제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졌네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06 <깃털 하나>​의 내용은 표면적으로만 봤을 때는 아주 단순해요.


동식물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소실산에서 어느 날 산 비둘기가 모이를 쪼아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까치가 달려 들어 자기가 사는 곳이라고 산 비둘기를 쫓아 내지요.

산 비둘기는 부드럽게 모이를 먹느라 잠시 머물렀을 뿐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까치는 들은 척 만 척 모이도 자기 것이라고 사정없이 산 비둘기의 머리를 부리로 쪼아 댔어요.

그러다 산 비둘기는 비틀거리면서 그곳을 떠났는데, 그만 깃털 하나가 떨어졌어요.






바닥에 떨어진 깃털을 보고 수 많은 동물들이 지나가며 제 각각 한마디씩 건넸어요.

토끼는 햇빛에 반짝거리기에 예쁜 것인 줄 알았는데 쓸모없는 깃털이라고 투덜거리고,

다람쥐는 가지고 놀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쓸모 없는 깃털이라고 꾹 누르고 가버리죠.

오소리는 배가 고픈데 먹을 수 없는 거라면서 아쉬워하고,

심지어 깃털 속 벼룩마저 더 이상 깃털에게 얻을 것이 없다고 떠나 버려요.


그러다 본래 속해있던 산비둘기를 만나지만, 이미 떨어져버린 깃털이고, 까치가 무서워서 가까이 갈 수 없다는 말만 남기고 떠나 버리죠.



 



그래도 깃털은 처음 홀로 되었을 때, 소실산의 바람이 어루만져 주면서 하던 말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지. 풀 한 포기도 그냥 태어나지 않았거든."​을 떠올리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하느님께 간절히 빌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산비둘기 몸에서 깃털을 떨어뜨린 까치부부가 나타나 깃털을 감기에 걸린 아기 까치에게 덮어주자고 이야기를 해요.






깃털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까치부부가 미웠지만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까치부부에게 기꺼이 몸을 내주죠.

"그 때,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간절했던 기도도 떠올랐고요. 깃털은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게 깃털은 감기에 걸린 아기까치의 이불이 되었고, ​"그래, 나는 예쁜 이불이야."​라는 깃털의 감사한 마음이 담긴 한마디로 이야기가 끝이 나요.


사실 저는 이 책을 읽어 주면서 송혜교씨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오늘'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더라고요.

물론 영화는 '용서란 잘못을 한 사람이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빌었을 때, 피해자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로, 용서를 하느냐 마느냐는 주변 사람들이 왈가왈부할게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에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06 <깃털 하나>​의 주제와는 아주 거리가 멀지만 말이죠.


그런데 저자가 어린 시절 성경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께 맡겨라.'​라던가,이 글을 쓰게된 의도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보탰습니다.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는 도와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큰 고민이 될 것입니다. 지금이 기회다 싶어 한 마디로 거절하고 싶겠지만, 그럴 때 주는 도움이야 말로 참된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써있는 것을 보고 이 삶이 도덕적으로 옳은 삶이지만, 과연 6살 아들이 이걸 이해하고 그대로 실행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자신의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많은 충돌이 빚어지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30대 후반인 저 역시도 제가 싫은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남의 눈을 의식 않고 기꺼이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아니오!"가 먼저 나오는데 말이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6살 아들과 이 책을 읽은 후 어떤 구절이 마음에 드니, 어떤 내용인 것 같니라는 질문에 똘망군은 액면 그대로 '깃털이 아기 까치의 이불이 되어서 소원을 이루었다.'고 답하더라고요.

그 소원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고 말이죠.


제가 어린 시절 읽었던 <어린 왕자>처럼 이 책 역시 나이가 들수록 느껴지는 게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의 서평과 몇 년 후 똘망군과 이 책을 다시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할 때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내용이 다소 무거운 주제라서 독후활동은 생략하고 넘어 가려고 했는데 똘망군이 자꾸 아기 까치와 깃털을 표현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책을 보고 그리는 활동은 너무 싫어하는 터라 폼클레이로 아기 까치와 깃털을 표현해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올해 초에 선물받은 폼클레이인데 꺼내보니 모두 굳어있더라고요.ㅠㅜ

결국 목공풀을 가져와 덩어리째 붙이다보니 처음 생각한 것과 상당히 다른 작품이 나와 버렸어요.



 


폼클레이를 펼쳐서 알록달록 둥지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생각과 달리 잘 붙지 않자 실망하던 똘망군!

갑자기 노끈을 달라고 하더니 노끈과 테이프를 이용해서 둥지를 꾸며주기 시작하네요.


둥지라고 만들었던 폼 클레이는 다양한 색깔의 깃털로 변신하고, 노끈이 둥지로 둔갑했어요.



 

 


책 내용과 사뭇 다른 아주 포근한 느낌의 둥지 속 알록달록한 깃털에 싸여 있는 아기 까치(가운데 검정색,노란색은 부리)가 완성되었네요!


아직 어린이집에서 식사 전 감사기도를 드릴 때 말고는 하나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똘망군이 느낀 '용서와 화해'는 이런 분위기인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