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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이반
캐서린 애플게이트 글, G. 브라이언 카라스 그림 / 다른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6살 똘망군은
동물을 굉장히 좋아해요.
외출 한번
하려면
길 거리 개미들의 행진부터 나뭇잎 사이의 거미줄, 종종 화단에서 발견되는 지렁이와 공벌레, 하늘을 날아 다니는 잠자리와 나비에 정신이 팔려 5분
걸릴 거리를 30분 넘게 걸리는 일이 허다하죠.
또 남들이
혐오하는 뱀과 악어같은 동물들도 너무 좋아해서
뱀을 한번 만져 보겠다고 집에서 한시간반 걸리는 파충류체험전도 여러번 다녀왔던 똘망군이에요.
그런 똘망군에게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은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들을 원없이 볼 수 있는 장소라서 한달에 한번 이상 꼬박꼬박 가야
하는 필수 코스에요.
그런데 똘망군이
정말 동물을 좋아하는걸까?라는 의문을 안겨준 그림책이 한권 있어서 소개하려고 해요.
그간 수많은
책들을 봤지만 똘망군의 입에서 "불쌍하다."라며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유일한 책이기도 하죠.
바로,
미국의
한 쇼핑몰에서 무려 27년간 갇혀 살았던 서부로랜드고릴라 아이반의 실화를 담은
그림책이에요.

캐서린 애플게이트 글 /
G.브라이언 카라스 그림 / 김율희 옮김
이 책의 저자
캐서린 애플게이트는 아이반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청소년 소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아이반>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상인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같은 내용이지만
캐서린 애플게이트가 어린이들을 위해서 다시 쓴
그림책이 바로
<안녕,아이반>이에요.
그림을 그린
G.브라이언 카라스는 <뉴욕타임스> 최우수그림책, 캘리포니아 영리더 메달, 보스턴글로브 혼북 명예상 등을 수상한 유명
화가인데,
<안녕,아이반>을 그리기 위해 브롱크스
동물원에서 오랫동안 고릴라들을 관찰하고 조사했다고 하니 그 열의가 대단하죠!
그래서인지
<안녕,아이반>을 보고 있노라면 진짜 고릴라
무리에서 섞여 있는 듯한 느낌과 함께, 서부그랜드고릴라 아이반의 미묘한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해요.


<안녕,아이반>은 엄마 고릴라 품에 안긴 아기
고릴라의 행복한 모습으로 시작되요.
아기 고릴라는
중앙아프리카 열대 숲에서 태어났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고릴라 가족을
소개하면서 야생에서 사는 고릴라에 대한 짧은 소개를 해요.


그러던 어느
날
밀렵꾼이 나타나 아기 고릴라와 다른 고릴라를 데리고 갔어요!
아기 고릴라들은
나무 상자에 갇혀 지구 반대편 워싱턴 주에 있는 쇼핑몰로 팔려 간 거에요!
똘망군은
이때까지만 해도 과천서울대공원에서 종종 보는 고릴라와 관련된 그림책이라고 좋아하다가 밀렵꾼이 나오는 장면부터 아주
심각해졌어요.
엄마고릴라랑
아빠고릴라는 어디 가서 밀렵꾼을 못 막냐고, 왜
아기고릴라만 데려간거냐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아기 고릴라들은
미국 워싱터 주 비앤아이(B&I)서커스 스토어로 운송되었는데, 그곳에서는 아기 고릴라들을 홍보하기 위해 이름짓기 대회를
열었어요.
그
결과 버마(Burma)와
아이반(Ivan)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 암컷 아기고릴라 버마는 얼마 되지 않아 죽고 수컷 고릴라 아이반만 홀로 쇼핑몰에서 지내게
되요.

처음 3년간은
쇼핑몰 내 애완동물 샵을 운영하던 사람의 집에서 사람처럼 지내면서 TV도 보고 오토바이도 타고, 심지어 침대에서 잠도
잤어요.
하지만 몸집이
점점 커져버린 아이반은 사람의 집에서 지낼 수가 없어서 다시 쇼핑몰 내 4제곱미터(1.21평)짜리 좁은 우리에서 살게
되죠!

'쇼핑몰내
고릴라'로 유명해진 아이반을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쇼핑몰로 찾아 왔어요.
하지만 아이반은
텔레비젼을 보고 낣은 타이어를 가지고 놀고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외엔 '거의 온 종일 자기를 구경하는 사람을 구경하는게
다였죠.'

이 페이지를
보는 데 글은 10초도 안 걸릴만큼 짧았지만 똘망군은 한참을 바라보면서 질문들을 쏟아 내더라고요.
처음에는 "엄마
여기 쇼핑몰은 동물원처럼 멀리 보이지 않아서 좋네!"라고 이야기 했지만,
나중에는
"엄마, 내가 동물들 보러 동물원에 갔는데
동물들도
나를 보고 있었나봐! 아이반도 사람들을 구경하네."라고 말하더니
"그런데 동물원
동물들은
다른 동물친구가 있어서 외롭지 않은데, 아이반은 버마도 죽고 혼자서 있으려니 정말 외로웠겠다. 불쌍하다.ㅜㅜ"라면서 눈물이
글썽글썽.


다행히 똘망군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나봐요!
쇼핑몰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반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아이반에게 자유를 주라고 외치기 시작했죠!
그래서 27년
동안이나 우리에 갇혀 혼자 살아온 아이반은 또 다시 먼 여행을 떠나게 되죠.
비록 자기가
태어난 정글은 아니지만 다른 고릴라도 있고,
좀 더 드넓은 초원이 펼쳐지는 애틀랜타 동물원으로
간거에요.
그곳에서
쇼핑몰고릴라였던 아이반은 마침내 나무와 풀, 고릴라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어요.

마지막 장에
있는 꽃을 보는 서부그랜드고릴라 아이반의 사진
한장이 참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하더라고요.
27년간
쇼핑몰의 좁은 우리에서 혼자 지내다 고향
초원은 아니지만 동물원의 넓은 자연으로 나왔을 때
아이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는 사진 같아요!

책의 부록에서는
이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을 위해 아이반의 일생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요.
생후 6개월
때 밀렵꾼에게 잡혀서 쇼핑몰에 팔린 이야기부터 27년간 우리에 갇혀서 산 이야기, 그리고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뉴욕타임스>에서
아이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자 사람들의 관심과 항의가
이어져서
1994년 애틀랜타 동물원으로 옮겨진 이야기, 그리고 슬프게도 2012년 50세의 나이로 죽은 이야기까지 말이죠.

똘망군은 한글을
읽을 줄 알아서 이 부분까지도 꼼꼼하게
읽었는데 죽었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았어요.
동물원에서 다른
고릴라 친구도 만나고 더 넓은 초원 집이 생겼는데 왜 죽었을까, 자기도 아이반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등등 많은 말들을 쏟아
내더라고요.
이제 조금씩
자기 외의 사람들,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의 환경까지도 생각할 나이가 된 것 같아서~
<안녕,아이반>과 연결지어 과천서울대공원에
있던 제돌이 이야기도 들려 줬어요.
똘망군이 아주
어릴 적에 과천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봤는데 집에서 돌고래를 키우고 싶다고 할 정도로
좋아했어요.
그러다 제돌이가
다시 고향 제주로 돌려 보내져서 그 이후 돌고래쇼를 볼 수 없게 되서 엄청 아쉬워했거든요.
그래서 제돌이가
원래 서부로랜드고릴라 아이반처럼 밀렵꾼에게 불법으로 잡혀와서 과천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다가 사람들이 집으로 돌려 보내자고 항의를 해서 다시
제주도 바다로 돌아갔다고 말을
해줬네요.
예전에는
제돌이가 보고 싶은데 못 보게 한다고 투정을 많이 부리던 똘망군인데 <안녕,아이반>을 읽고 나서 느낀게 많은지
"엄마, 제돌이는 안 죽었지? 제돌이는 가족들이랑 제주도에서 잘 살고 있지?"하면서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돌이의
최근 근황을 검색해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하니 안심하더라고요.
또
사람과
동물의 공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나이가 된 듯 싶어서 동물원의 동물들이 행복할까, 집에서 키우고 있는 사슴벌레랑 개미는 행복할까 라면서
이야기를 나눠 봤어요.
똘망군은 동물을
보면 다 집에서 키우고 싶다고 말하기에 책 속 아이반이 정말 행복했을까 생각해보라고 하니 "불쌍하다."고 하네요.
물론
6살이라서 자기가 키우는 사슴벌레는
자기가 밥도 잘 챙겨주고 사육장에서 자주 꺼내서 놀아주고 사랑이와 멋쟁이 두마리니깐 외롭지 않을거라고 풀어 줄 수 없다고 우기긴 했지만
<안녕,아이반>
덕분에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공생이 무엇인지 조금은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덕분에 어제
우연히 저희집으로 들어온 애우단풍뎅이도 집에서 키우자고 했다가 마음을 바꿔서 아파트 화단에 풀어 주었네요.
예전 같으면 왜
못 키우냐고 한바탕 난리가 났을 텐데 어제는 집 앞에 풀어주면 또 들어온다고 저 멀리 산쪽에 있는 화단에 풀어 주었네요.

아마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 중에는 똘망군처럼 동물을 사랑한다 = 동물을 아끼면서 키운다 정도로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을 텐데,
조금 큰
아이들이라면 <안녕,아이반>을 읽고 어떤 것이 동물을
진정 사랑하는 방법인지에 대해 배울 수 있을 듯 싶어요.
또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이라면 캐서린
애플게이트가 아이반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청소년 소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아이반>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고릴라 아이반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이야기라서 내용은 짧고 간단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라니 저도 꼭 한번 읽어 보고
싶네요.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