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3
이상교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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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우리걸작그림책 43 [빈집]

이상교 글 · 한병호 그림

 

 

모두가 떠나버린 폐가에는 누가 살까?라는 호기심이 저절로 생기는 그림책이 있어서 한권 소개해볼까 해요!

바로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3 [빈집]인데, '폐가'라고 하면 어감이 살짝 공포스러운데, '빈집'이라는 표현은 잠시 떠나버린 느낌을 줘서 누가 살고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 같아요~

 

이 책은 저자 이상교님의 시 '빈집'에 그림을 더한 시화집이라고 봐도 좋은데 <새가 되고 싶어>,<수달이 오던 날>로 익숙한 한병호님의 그림이 더해져서 그런지 어른과 아이가 함께 봐도 느끼는게 참 많은 멋진 그림책이에요!

 

 

 

 

"종호야, 빈집이 무슨 뜻일까?"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야."

 

다소 어려운 단어였는데 5살 아들의 대답에 깜짝 놀랐네요!

표지에 빛이 들지 않아 깜깜하지만, 활짝 열린 방문 안에 누가 있을까 상상해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네버랜드 우리걸작그림책 43 [빈집]은 온갖 세간살이를 다 싣고 이사가는 장면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요.

 

저자 이상교님의 에필로그를 읽어보니 맑은 가을날,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빈집 구경을 가게 되면서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는데~ 아마도 그 빈집이 왜 생기게 되었을까? 상상하면서 나온 도입부 같아요.

 

홀로 남은 집이 바라보는 아이와 강아지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구조의 이삿짐 차가 떠나가는 그림이에요~

구비구비 고갯길을 돌고 돌아 먼 곳으로 이사를 가는 듯 다소 어지러우면서도 복잡한 산세가 느껴져서 한참을 쳐다보았어요.

 

 

 

 

오막살이여도 내 집이어서

제일 좋은 우리 집이라고

자랑삼을 땐 언제이고,

 

다락, 툇마루, 문지방,

댓돌이 울더란다.

미닫이문이야 속으로 울었겠지.

 

아직 우리 전통문화와 관련된 책을 읽어준 적이 없어서, 다락,툇마루, 댓돌 같은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아들이지만 그런 단어를 알려주지 않아도 휑하니 아무도 없는 빈집 그림만으로도 그 느낌이 공감되는 것 같아요.

 

"엄마, 이 집은 너무 쓸쓸하겠다! 친구가 아무도 없어서 말이야."

 

쓸쓸하다는 단어는 또 어디서 들은건지, 요즘 5살 같지 않은 단어를 사용해서 엄마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아들인데요!

 

아이와 어른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을 하다보니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어요.

 

 

 

 

아무도 없을 것 같았던 빈집에, 찬 기운만 감돌던 빈집에, 드디어 새로운 친구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네요!

열려있던 대문으로 빼꼼히 쳐다보던 길고양이 한마리가 "그래서 말인데 예들아, 우리 모두 함께 살러 가자." 라면서 다른 길고양이 친구들을 불러내기 시작했어요!

 

똑같은 대문에, 똑같은 고양이이것만,

밖에서 집 안을 쳐다보는 뒷모습은 (위사진) 참 어둡고 으스스한 느낌이 가득 드는데, 대문 뒤로 고개를 내밀고 집 안을 쳐다보는 앞모습은(아래사진) 참 따듯하고 화사한 느낌이 들도록 그려졌네요.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더욱 궁금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동네 사는 모든 길고양이들은 죄다 모인 듯, 북적북적 빈집은 간만에 활기를 되찾네요.

앗, 길고양이 뿐만 아니라 강아지와 참새도 한 몫 거두네요!

서로 서로 앙숙이라 불리는 개와 고양이도, 고양이에게 한끼 식사일뿐인 참새 역시 빈집에서는 모두 사이좋은 친구가 되나봐요!

 

 

 

 

들깨야, 엉겅퀴야, 도깨비바늘아,

우리가 살러 가자.

 

동물 친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들꽃 식물들도 빈집에 함께 살러 왔네요~

앞 면지에 그려져 있던 빈집은 갈색 모노톤으로 그려져서 참 황량하고 쓸쓸한 느낌 뿐이었는데,

동물친구들과 식물친구들로 북적거리는 빈집은 따듯하고 온기가 가득한 느낌이네요. ^^

 

 

 

 

표지에 어두컴컴하고 아무도 없을 것 같던 방 안에 귀여운 길고양이 한마리가 다시 등장하면서 끝을 맺어요.

'빈집'하면 '폐가'가 떠오르면서 어두운 분위기의 그림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렇게 고양이의 등장만으로도 분위기가 반전되서 누구나 와서 쉬고 갈 수 있는 온기가 가득한 집이 되었네요.

 

 

 :: 독후활동 - 바닷속 빈집을 상상해봐요! ::

 

 

 

집에 있는 종이접기책을 보고 집을 접어 보았어요.

그런데 다이소에서 구입한 색 4분지가 약간 코팅된 종이라서 제가 뒤집어서 다시 접어 주었네요.--;

 

 

 

 

스케치북에 붙여준 뒤 5살 아들이 상상하는 빈집을 그려보자고 했어요~

이 빈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이야기도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네요!

 

 

 

 

그런데 요즘 TV애니메이션 옥토넛에 빠져 지내는 아들인지라, 난데없이 바닷속 빈집을 상상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네요.ㅠㅜ

 

오징어가 사는 빈집에 소용돌이가 생겨서 글자들을 아구아구 먹고 있대요.

그러면서 ㄱ,ㄴ,ㄷ~ 이러면서 아는 한글 다 적어넣고, 나중에는 A,B~ 이러면서 알파벳까지 잡아 먹는다고 마구 낙서를 하네요.

 

 

 

 

지켜보는 엄마 표정이 심상치 않자 나름 오징어와 가시복, 해초 등을 그려 넣으면서 바닷속 빈집을 그리고 있는 중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네요.

 

만4살이 지난 후부터는 자기 주장이 점점 강해져서 엄마표 활동을 할 때도 거의 아들 고집대로 엉망진창 그림이 되어가곤 하는데 오늘의 빈집은 특히 그 경우가 더 심한 것 같아요.

 

 

 

 

독후활동의 마무리는 책 제목 '빈집'을 적어 넣으면서 끝~~~

그런데 빈집에 창문이 없으니 동물친구들이 들어가기 힘들겠다면서 굳이 창문 그림까지 다닥다닥 붙여서 그리고 있어요.^^:;;

 

 

 

 

자기가 상상하는 빈집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 중인 아들이에요~

 

엄마는 책처럼 깊은 산골 어느 작은 빈집을 상상했는데, 아들은 포부도 당차게 바닷속 빈집을 그렸네요!

소용돌이도 살고 있는 빈집이라서 엉망진창이지만 (왠지 정리가 안된 저희집 거실을 보는 듯한 느낌!) 그래도 바닷 속 동물 친구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빈집이래요~

 

마치 난파선을 보고 있는 듯한 빈집이지만 나날히 발전해가는 아들의 상상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이 책은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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