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틀려도 좋아! 책 읽는 우리 집 11
엘리노아르 켈러.나아마 펠레그 쎄갈 글, 아야 고든-노이 그림, 박대진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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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 읽고 펜 가는대로 자유롭게 그려보기.

 

 

"엄마, 이거 지워줘~ 선이 옆으로 삐져 나갔어!!"

"엄마, 이거 엑스 표시하고 다시 그릴래~ 선이 너무 굵어서 이상해!"

 

오늘도 아들이 스케치북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지켜보다 욱~하고 화를 내려던 것을 겨우 겨우 참네요.

연필이 아니라 색연필이나 싸인펜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자기 뜻대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지워 달라고 하거나, 아니면 거의 막바지에 선 하나 잘 못 그었다고 엑스 표시를 친 뒤 다시 그리기를 서너번..--;

그래도 뜻대로 안되면 "엄마, 같이 그리자~"라거나 "엄마가 개구리 그려줘!!!!"라면서 꽁무니 빼기도 여러번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러번 타일러보지만 점점 완벽주의 성향을 띄는 아들을 보면 저의 못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화가 나기도 하네요.

 

그러다 읽어보게 된 [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는 제목부터 답답한 엄마의 마음을 뻥~뚤리게 도와주네요!

 

 

[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

엘리노아르 켈러 · 나아마 펠레그 쎄갈 글

아야 고든 노이 그림 / 박대진 옮김

 

 

 

 

사탕, 천, 신문지, 모루 등 다양한 재료가 콜라주 양식으로 버무려진 비행기를 탄 소녀의 모습이 참 인상적인 표지에요!

[핀카스] 선정 2013 최우수 동화 일러스트 수상작이라서 그런지 대충 그린 듯 하지만 아이도, 엄마도 참 마음에 드는 그림이 특징인 [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에요.

 

하지만 완벽주의 성향의 아들은 제목부터 마음에 안 드는지 표정이 영 불만족스러운 거 같아요. --;

 

 

 

 

나는 유치원의 아낫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정받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해요.

그래서 피아노를 치는 예쁜 여자아이를 그리기로 했어요.

검은색과 하얀색이 연달아 나오는 피아노 건반을 그리던 중 그만 선이 밖으로 나갔어요!

 

잠시 다시 그려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아니, 잠깐! 삐뚤뺴뚤 틀려도 좋아!" 라면서 뻗친 선을 긴 꼬리로 갖는 얼룩말로 변신시켜요!

 

 

 

 

멋진 얼룩말을 타고 사탕나라에 가서 사탕을 가져오기 위해 주머니가 달린 말로 탈바꿈해요~

조심스럽게 주머니를 색칠하다 또 선이 삐져 나가고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릴까 고민을 하게 되죠!

 

 

 

 

하지만 "아니, 잠깐! 삐뚤뺴뚤 틀려도 좋아!" 라면서 삐져나간 선을 비행기 날개로 탈바꿈 시켜요~

비행기로 바뀐 말 위에서 여자아이는 조종석에 앉아 하늘을 날고 있고, 주변에 새들이 반갑다고 인사를 해요.

그러다 까맣고 무시무시한 독수리를 만나게 되고, 독수리 날개 끝을 색칠하다 선이 또 밖으로 나가버리죠.

 

 

 

 

밖으로 빠진 선은 해적이 타고 있는 배가 되었는데, 해적이 하늘에는 빼앗을 것이 없다고 너무 소리를 친다고 지워버리기로 해요.

그리고 비행기 날개를 떼어내어 여자아이 등에 붙여주고 구름 그네를 타는 모습으로 승화시켜요!

 

제목과 달리 내용은 점점 네버엔딩스토리처럼 재미있게 이어지니깐 아들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 피네요~

항상 조금만 선이 삐뚤뺴뚤 나가도 지워달라고, 종이를 구기거나 엑스표시를 하던 자기 모습은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자기도 주인공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큰소리도 빵빵 치네요!

 

 

 

 

처음 피아노를 치는 소녀를 그리겠다는 생각과 달리 구름그네를 타는 소녀의 모습만 남았지맘ㄴ, "이 그림은 내가 바라던 그대로야!"라면서 행복한 나의 모습으로 끝을 맺어요!

 

어쩌면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고, 상상력이 활발하게 작동하는 시기라서, 문자보다 의미 해석이 자유로운 그림을 좋아하는 5-6세 유아들에게 이 책의 주인공은 곧 내 자신을 의미하기에 더욱 재미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책을 읽고나니 뭔가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5살 아들이에요~

[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와 함께 도착한 미니스케치북을 꺼내 들고 어떤 그림을 그릴까 고민을 잠깐 하더니만 무수히 많은 점을 찍어 대고 있어요!

 

"엄마, 아빠랑 어젯밤에 본  밤 하늘을 그릴거야! 별이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어~"

 "그래? 아빠 말이 직녀성도 봤다는데? 직녀성은 어디에 있었을까?"

"어, 여기에 있었어! 앗! 잘못 그렸다. 엑스표시 해야겠어!"

 

평소 버릇대로 또 엑스표시를 크게 하고 다시 그림을 그리려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그대로 점과 점을 이어 선을 그리기 시작하네요!

 

 

 

 

"엄마, 점끼리 이으니깐, 이건 찍찍 쥐고, 이건 공룡이야! 공룡이 쥐를 잡아 먹으려고 해!"

 

엄마 눈에는 아무리 봐도 그냥 의미없는 점의 연결인데 아들은 쥐와 공룡의 얼굴이라면서 공룡 얼굴에 이빨도 그려 넣어야 한다고 난리가 났어요!

 

 

 

 

"엄마! 공룡이 쥐를 잡아 먹으려고 하는데 입에서 바람(파란색)이 불었어~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서 쥐가 하늘로 날아가 버렸대!"

 

점점 스케치북은 어지럽혀지고 엄마는 자꾸 눈쌀이 찌푸려지는데 차마 "그만해~~"라고 말은 못하고 계속 아들의 네버엔딩스토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듣고 있었어요.

 

 

 

 

그러다 공룡은 방귀를 뀌었는데, 방귀가 너무 세서 커다란 바위가 하늘로 슝 날아가고~

혼자 방귀 뀌는 소리 흉내를 한참 내다가 갑자기 "썸보트립~썸보트립~" 이러면서 요즘 흘려듣기 중인 <We're going on a bear hunt!>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처음 이야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We're going on a bear hunt!> 내용대로 갈대밭을 지나, 강을 건너고, 숲을 지나서 눈보라를 뚫고 동굴에 도착하는 긴 여정을 중얼중얼 외치기 시작하네요!

 

"엄마, 여기에 갈대가 바람에 춤을 추고 있어! 여긴 강이라서 너무 추워 빨리 지나가야 해! 또 여긴....."

 

색연필과 싸인펜을 이리저리 끄적거리면서 자기 이야기에 심취해서 엄마에게 설명하느라 바쁘네요.ㅎ

 

 

 

이렇게 [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를 읽고 점으로 시작해서 <We're going on a bear hunt!> 독후활동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

 

완성된 그림을 다시 봐도 솔직히 아들의 이야기가 없다면 무슨 그림인지 추상화로만 보이지만 말이죠!

그래도 [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 덕분에 좀 더 자신있게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하려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은 종종 읽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이가 다소 완벽주의 성향을 보이며 실수를 용납하지 못할 때, 좀 더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그림책,  [북스토리아이] 삐뚤빼뚤 틀려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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