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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 -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의 진짜 생활습관
시바타 히로시 지음, 이소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중앙books] 고기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
시바타 히로시 지음 / 이소영 옮김
가끔 책을 고르다보면 며칠 내내 원하는 주제를 다루는 책을 찾아서 검색 후 구입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의 서평에 반해서 책을 찾아서
구입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뜻하지 않게 서점에 갔다가 제목에 꽂혀서 책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 읽은 책
[중앙books] 고기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가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어요.
갑작스럽게 더워진 요즘, 작년에 입었던 반팔 티셔츠를 꺼내서 걸쳐보니 도드라지게 굵은 팔뚝과 허리가
심각하게 다가오더라구요!
그래서 며칠 전부터 식사량을 줄이고 좋아하는 커피나 빵같은 간식류를 줄이는 것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고기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니~ 귀가 솔깃해서 책을 읽어보게 되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단순히 고기를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채식 무효론을 외치는 책이 아니라,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의 진짜 습관에 대해서 언급하는 건강서에요!
저처럼 30대 중반을 넘어선 사람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들리는 잔소리일 수도 있지만, 환갑을 훌쩍 넘긴
시부모님이나 친정 부모님께 추천하면 좋은 그런 건강서지요.
일단 책은 3가지 파트로 나뉘어서 건강하게 장수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통계 결과와 의학 논문들을
이용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일단 1. 잘못된 상식이 건강을 말아 먹는다. 에서는 장수, 건강,
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착각을 조목조목 자세히 따지고 있어요.
이 책의 제목과도 연관이 되지만 '소식해야 오래 산다.'는 말이 평균
수명이 30세가 채 되지 않던 아주 오래 전, 농사를 장려하고 육식을 억제하기 위해 나온 우민사상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에 살짝
당황스러웠어요.
저 역시 이 말이 진리라고 생각해서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마른 사람이 오래
산다.'라는 말 역시 미국 생명보험협회에서 1935-1954년 20년간 보험 가입 대상자를 분석했을 때 보험 가입시 마른 사람이
오래 산다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마침 미국에서 비만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막 시작되었을 때라 이 연구가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후 1954-1973년 20년간 가입자를 분석해보니 마른 사람보다 중등비만, 즉 적당히
통통한 사람이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처음에 나온 결과가 워낙 영향력이 커서 잘 알려지지 않고 있대요.
그래서 서양에서는 대략 BMI 25-29에 해당하는 사람이, 일본,중국,한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BMI
24~27의 경우 가장 장수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주석을 보니 한국인의 평균 BMI는 남녀 모두 25정도라고 나와 있는데, 제 BMI지수를
체크하면서 보니 BMI 25가 과체중과 비만의 경계로 표시되고 있어요.
또 '나쁜 콜레스테롤은 병의 원흉이다?'라는 내용을 읽을 때는 다소
놀랬던게 수의사 면허를 가진 저 역시 LDL,VLDL은 해로운 콜레스테롤, HDL은 이로운 콜레스테롤로 나누어서 생각했었는데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반박을 하고 있어요.
물론 100%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총 콜레스테롤, HDL, LDL을 불문하고 수치가 중간 그룹인
사람의 사망율이 가장 낮았다고 하네요.
또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자살이 많아진다, 즉 우울증에 잘 걸린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HDL의 수치와는 상관없고 LDL 수치가 낮을 수록 우울증 위험이 더 높아졌다고 하네요.
물론 의학 논문이라는 것이 실험 수립과 통계치를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긴 하지만 며칠 전에도 시아버지께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은 가급적 드시지 말라고 조언을 했던게 생각이 나서 조금
창피해졌어요.
1. 잘못된 상식이 건강을 말아 먹는다. 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빈혈 치료에는 철분제가 좋다?는 내용이었는데, 지난 달에 친정엄마가 위궤양으로 의심되는 심한 출혈로 Hb수치가
5이하로 떨어져서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었거든요.
퇴원하실 때 의사 선생님에게 꼭 액체 철분제를 처방해달라고 해서 잘 챙겨드시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이
책 내용을 보니 고령자는 혈중의 철이 부족해도 저장철(혈청 페리틴)이 많아서 철분제를 먹으면 철분 과잉 상태가 된다고
하네요.
물론 여기 나온 내용은 친정 엄마와 달리 약간의 빈혈 상태의 고령자에게 불필요한 철을 투여하면 소화기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으로 나온거지만 친정 엄마에게 앞으로 꼬박꼬박 철분제를 잘 챙겨 먹으라고 한 터라 많이 걱정이
되었네요.
그 외에도 우리가 흔히 들어본 건강과 장수에 관한 미신들을 속속 파헤치고 있어서 1장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읽어보면 좋을 건강상식 모음집 같았어요.
2.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의 진짜 생활습관에서는 본격적으로
장수하려면 고기를 먹고, 위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맞물려 영양실조가 우울증을 부른다는 이야기, 그리고 적당한 운동을 강조하며 걸음이 빠른 사람이
오래 산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중학교 가정 시간에 시험 기출문제라고 열심히 외웠던 고기의 특별한 기능 표도
제시되더라구요!
그런데 트립토판이나 카르니틴,카르노신 등은 아미노산 종류를 외우면서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나는데,
아난다마이드는 처음 보는 물질이라서 검색을 해보니, 대마초를 피울 때 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카나비노이드의 일종으로 러너스 하이 (달리기를 30분
이상 지속했을 때 쾌감을 느끼는 것)나 초콜릿 중독같은 경우에도 이 물질이 생성된다고 하네요!
[중앙books] 고기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를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의 저자가 타겟독자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장년층과 장수를 염원하는 고령자로 삼은 터라, 30대 중반의 내가 읽기에는 다소
진부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다는 거에요.
그 중 하나가 신선한 채소를 많이 섭취해서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대부분 치아가 부실해서 저작기능이 많이 저하된 고령자의 경우에는 충분한 영양섭취를 위해서 기름을 두르고 불에 익히는 중국식
조리법을 권한다는 내용이에요.
그래서 2장부터는 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읽기 보다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앓고 계시는
시부모님과 당뇨와 선천성 심장병으로 고생하시는 친정엄마에게 건강 상식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꼼꼼히 읽어 내려갔어요.
특히, 세 분 모두 평균 이하 체중으로 마르신 편이라서 저영양 예방을 위한 식생활 지침
14가지는 뽑아서 시댁과 친정 냉장고에 하나씩 붙여 드리고 싶을 정도였네요!
3. 슈퍼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는 요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와 노년층의 경제문제,그리고 우울증에 관해서 다루고 있어요.
그런데 이 부분은 이미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알기도 하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실제 제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라서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더라구요.
[중앙books] 고기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22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책이지만 건강 상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쉽게 쓰여진 건강서에요.
이 책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50-60대 장년층분들이 읽어보시면 특히 도움이 되실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이 책을 시골로 귀향하셔서 당뇨 치료에 여념 없으신 시부모님께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려구요.
시어머니가 워낙 고기류를 싫어하셔서 거의 채식 위주로만 식단을 짜시는데, 얼마 전에도 의사 선생님이
고기를 먹으라고 했다고 믿을 수가 없다고 저에게 불평을 늘어 놓으셨거든요.
저도 고기를 드시라고 권유하지만 늘 싫은 소리만 하시는데 이 책을 함께 보여드리면 건강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챙겨 드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