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예담Friend) - 두려움과 불안을 자신감과 행복으로 바꿔주는 아들 교육법
창랑.위안샤오메이 지음, 박주은 옮김 / 예담Friend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예담]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창랑·위안샤오메이 지음 / 박주은 옮김

 

 

5살 아들을 키우면서 나날히 아들에게 느껴지는 심리적 괴리감을 채우기가 힘들어진다.

아무리 딸 둘인 집의 장녀로 태어나 여중, 여고를 졸업해서 사춘기 시절 남자들과의 만남이 단절된 상태였다고 해도,

6년간 친한 친구로 지내다 4년간 연인으로, 그리고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안다고 자부하면서 결혼에 골인한지 8년차 주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편을 이해 못할 때가 많은 나에게, 아들 역시 점점 남편의 발자취를 밟아가는 것 같다.

 

시중에 나온 많은 육아서, 특히 엄마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책들을 거의 한달에 한 권 꼴로 정독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육아서가 개인주의가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에서 출간된 책들이라 그런지 마음에 확~ 와닿기 보다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이웃님의 책 서평을 보고 반해서 읽게된 [예담]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는 같은 동양권(중국)에 사는 저자 창랑과 위안샤오메이가 지은 책이라서 그런지 좀 더 마음에 와닿는 내용들이 많다!

 

지난 주 친정 엄마가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 가셨다 입원을 하시게 되서 병 간호 하면서 틈틈히 읽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왜 이렇게 가슴이 뜨끔뜨금한 내용이 많은건지... 자꾸 눈시울이 붉어지게 되었다.

 

나름 아들을 잘 키워왔다고 자부하고 싶은데, 책에서 아들을 이해 못하고 잘 못 키우는 엄마의 사례에 내가 해당되는 것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인지!!!

이 책 저자가 잘 못 된거 아닌가 믿고 싶을 정도로 지적당한 사례들이 많아서 반성을 많이 했다.

 

 

 

 

 

아직 5살 아들에게서 '두 얼굴의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현재처럼 밀착 관리하면서 아들에게 엄마가 원하는 얌전하고 착실한 모범생이 되기를 요구하게 되면 머지 않아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많이 반성하면서 읽었다.

사실, 중,고등학교 시절 좋아하는 연예인도 하나 없었고, 라디오나 TV도 거의 보지 않은 채 책만 파던 모범생으로만 살아온 나로선 사춘기 이후의 아들을 어떻게 다뤄야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자꾸 내 기준에 아들을 맞추려고 들면 안된다는걸 알면서 쉽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ㅜㅜ

 

 

 

 

엄마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육아서를 읽다보면 저절로 남편에게 눈길이 가곤 한다.

남편도 시어머니의 아들이고, 시어머니의 육아관에 따라 현재의 모습으로 컸으니깐..

육아서를 통해서 남편의 어릴 적 모습은 어떻겠구나, 남자라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걸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고등학교 3년 내내 육성회장을 할 정도로 치맛바람이 셌던 시어머니 때문에 사춘기 이후로는 한동안 시어머니와 말도 섞지 않았다는 남편의 모습에서 과도한 모성애가 불러 일으킨 폐단을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

과유불급이라는 단어는 남녀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모성애에도 해당된다는 걸 이 책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육아서를 통해서 늘 배우게 된다.

 

 

 

 

이 부분 읽으면서 작년에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을 조금 흘렸다.

친정이 집에서 20분 거리라서 아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기 전에 자주 친정에 갔었는데, 아버지가 일을 쉬시는 날마다 아들을 데리고 놀이터나 뒷산에 자주 가셨었다.

그런데 아버지 성격이 좀 완고하셔서 4살 아들이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면 엄하게 혼내시고, 놀이터에 계시는 다른 할아버지,할머니에게도 인사도 꼬박꼬박 시키시고 음식같은 건 항상 나눠먹으라고 하셨었는데....

이제는 그런 외할아버지가 안 계시니 아들을 엄하게 혼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시골에 계신 친할아버지는 가끔 보는 사이라서 무조건 손주가 하는건 다 이쁘다고 칭찬만 하시니.. 가끔 만나면 버릇없이 구는게 보여서 속이 탈 때가 좀 있다.ㅠ.ㅜ

아버님은 아직 어린데 뭘 아냐고 오히려 나와 남편을 타박하시는데.. 왠지 이 부분을 아버님께 읽어드리고 싶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건 각 챕터별로 중요한 부분을 이렇게 여운이 남는 사진과 함께 짤막하게 정리해 놓았다는 점이다.

요즘 무슨 일을 하든 "내가 1등으로 할거야." "내가 1등이라 할 수 있어!"라는 말이 입에 붙은 5살 아들인지라 이제 건강한 승부욕에 대해 알려줄 시기가 왔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딱 맞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승부욕은 사람이 아니라 공부 또는 일에 대해 불태워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승리'란 어떤 일을 잘 해냈다는 뜻이지 모든 면에서 남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말은 굳이 아들 뿐만 아니라 알파걸이 대세인 요즘 시대에 딸에게도 꼭 해줘야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나 역시 학창시절에 불필요한 승부욕 때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던터라, 아들은 이런 성격을 닮지 않기를 바랬는데.. 요즘 점점 1등을 강조하는 아들을 보면서 노심초사 걱정이 많아진다.

 

 

 

 

남자아이는 왜 게임에 빠질까?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아들보다 남편 때문에 더 꼼꼼하게 이 부분을 읽게 되었다.

신혼 초에 매일 플레이스테이션으로 TV오락을 즐기느라 새벽 1-2시까지 안 자는 남편 때문에 엄청 부부싸움을 했었던 기억이 나서 읽어 봤는데, 아이의 경우 함께 합의서를 작성해서 그 합의서 위반에 따른 불이익을 주면 받아들이게 된다는 글이 있었다.

그런데 이건 아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지, 성인 남자까지 통용되는 해결책은 아니라서 그저 남편이 오락에 빠지는 심리 정도만 이해할 수 있어서 아쉬웠다.

 

 

 

 

사실 II. 문제는 아들이 아니다 라는 소주제를 읽는 순간부터 이 챕터는 다 기록해서 기억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성공보다 더 많이 만나게 되는 좌절이라는 것에 대해 엄마의 태도에 따라 아들의 태도도 바뀐다는 글은 마음 속에 많은 깨달음을 주게 되었다.

낙천적인 엄마 밑에서 큰 아들이 성공한다는 내용은 이미 다른 책에서도 많이 읽었지만, 작년에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설상가상 친정 엄마는 고관절 수술을 하시며 내 인생에서 어려운 고비가 연달아 왔을 때,  '이 또한 지나가리니.'라는 마음으로 버텨내다보니 많은 분들이 나에게 그 일이 있기 전과 후에 사람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그 전에는 다소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면 이젠 조금씩 낙천적인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똑같은 내용이지만 이번에 읽은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미운네살을 보내긴 했으나, 결혼하고 3년간 갖은 고생 끝에 얻은 아들이라 그런지 아직 아들에게 "내가 왜 너같은 녀석을 낳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해본 적이 없지만,

나 역시 시나브로 내가 원하는 모범생의 모습과 거리가 먼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얌전한 다른집 아들을 부러워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해 <서울대 엄마들>을 읽고 엘리트 엄마들의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갖고 살고 그런 점이 아들에겐 독처럼 작용한다는 걸 깨닫은 후에야 스스로 생각을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내 마음에 비수를 꽂는 내용을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에서도 보게 되니 아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마다 신경을 써서 조심해서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지고 싶은 욕구를 제어할 수 없는 아이 편은 읽고 또 읽고,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만들었다.

이건 5살 아들 뿐만이 아니라 남편에게서도 자주 보여지는 부분이라서 해결책이 무엇일까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결론은 '엄마는 아이의 요구 수준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면 거리낌 없이 거절해야 한다. 오로지 허영심과 경쟁심에만 뿌리를 둔 요구라면 아이가 아무리 끈질기게 요구해도 절대 들어주지 않는다. 다만, 왜 안되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였다. 

그런데 장난감을 시리즈로 모으고 싶어하는 아들에게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엄하게 돌아서도 아빠와 한 통속이 되어 몰래 장난감을 구입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어서 아쉬웠다.

즉, 이런 문제는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 모두의 문제일 수 있는데, 아들을 모른다는 이유로 엄마 탓을 하는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머리가 띵~하게 울렸던 부분은 엄마가 만들어준 친구는 아들의 친구가 아니다라는 부분이었다.

사실 나는 남편의 교우관계가 마음에 안 들 때가 종종 있었던터라 좀 더 나은 인간관계를 아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이 아예 없었던건 아니었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 점만 봐도 역시 엄마들은 아들은 물론 남자의 세계를 모른다.'는 말로 일축하고 있으니, 정말 놀랠 노자다!

 

따라서 아이에게 좋은 친구를 만들어주겠다는 엄마의 포부는 '엄마의 친구'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될 때가 많다. 어리더라도 아들은 남자다. 엄마가 만들어준 친구가 자기와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잠깐 동안 어울리면서도 금방 알아낸다.

 

마지막 결말부분을 읽으면서 역시 이건 나의 욕심이었어.라는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솔직히 아이의 첫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어린이집에서 아들의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일부러 어린이집 엄마들과 많이 연락하고 집으로 초대도 하곤 하는데, 아들은 엄마의 노력과 상관없이 자기가 놀고 싶은 친구하고만 논다.

결국 남는건 엄마의 친구일 뿐이지, 아들의 친구는 아니다.

이건 앞으로 아들이 커가면서 더 크게 느껴질 부분인데.. 나 역시 이 책의 초반에서 말했듯 넘치는 모성애를 아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III. 아들의 인생에 힘이 되는 가르침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글귀는 바로 '편하게 키우면 책임은 부모에게 돌아온다'는 말이다.

사실 이 내용은 요즘같은 무한 경쟁시대에 아들이나 딸이나 큰 차이가 없지 않나 싶다.

모든지 오냐오냐하면서 키워주다보면 아들이든 딸이든 자생력을 잃고 가만히 앉아서 모든걸 누리려고만 하기 쉽다.

아이가 인생을 살면서 좌절과 역경을 딛고 꿋꿋이 버텨낼 수 있도록 하려면 아들이든, 딸이든 결핍을 감수하면서 자라게 해야 한다는 말이 옳은 것 같다.

 

 

 

 

엄마가 대신 책임지지 마라는 다른 책에서도 읽었던 내용이라서 지키려고 하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내용인 듯 싶다.

나처럼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은 용납이 안되는지라 5살 아들에게도 이 점에 대해선 엄하게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5살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다 친구를 물거나 다치게 했을 때 나는 머리로는 아이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잘못을 뉘우치게 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먼저 상대방 아이 부모에게 연락해서 죄송하다고 사죄하는 일이 자주 있다.

물론 내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바로 아이에게 사과를 먼저 시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신 책임지게 되는데 이미 5살 아들이 '내가 잘못해도 엄마가 대신 해결해줄거야.'라는 사고가 머릿 속에 깔린게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책임감이란 어려서부터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경험을 통해 익히는 것이다.'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는 자기 일에 책임질 수 있도록 아들을 키워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챕터인 IV 엄마만이 아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에 나오는 내용들은 사실 다른 육아서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긍정적인 암시로 아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라, 아이의 독립을 위해서 다 챙겨주지 마라(때로는 게으른 엄마가 되라), 가화만사성 (아들에게 올바른 여성관을 심어줘라), 아들의 관심사를 찾아내서 성취감을 느끼게 격려하라, 집안일을 거들게 하라, 경제관념(특히 절제)을 심어줘라 등이다.

그런데 다른 책들에 비해서 좀 더 자세히 다루고 있는 분노 조절력은 어릴 때부터 길러 주어야 한다 부분은 특히 자제력이 부족한 5살 아들에게 너무 필요한 부분이라서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아이가 자기 불만을 엄마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자꾸 주다보면 익숙해진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나 역시 성격이 급한터라 아들에게 말로 표현하는 기회를 자꾸 차단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다른건 몰라도 이 부분만큼은 고쳐보려고 요즘은 아이가 짜증을 부리거나 거칠게 떼를 쓰면 "왜 속상한지 울지(떼쓰지) 말고 이야기 해봐. 엄마가 들어줄게."라고 말할 기회를 주려고 노력 중이다.

 

<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는 그간 읽었던 엄마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육아서들과 비슷한 부분도 많긴 했지만, 아들이 점점 커가면서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에 대해 콕~ 잘 찝어내고 있는 듯 해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된 육아서이다.

 

아들을 키우면서 왜? 라는 질문이 많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서 밤잠 이루기 힘든 날이 지속된다면 꼭 한번쯤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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