늴리리 방귀 비룡소 전래동화 26
차승자 지음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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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전래동화 26 늴리리 방귀

차승자 글,그림

 

 

 

 

 

p. 24 전래 그림책은 아무리 빨라도 4세부터, 보통은 5세부터 읽는 것이 좋아요. 그 이유는 만5세 이후에야 비로소 도덕심 발달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전래에는 권선징악 등 도덕과 관련된 내용이 많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창작 그림책처럼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전래그림책은 4세에도 읽을 수 있어요.

 

평소에 글밥이 좀 많은 창작 그림책을 읽어주면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종호 때문에 전래동화는 6살 때나 들여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닥 노출을 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황경숙님의 <그림책족보> 중에서 위의 내용을 읽고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전래 그림책을 찾다가 읽어주게된 <비룡소> 늴리리 방귀는 4-5살 어린 아이들도 좋아하는 방귀라는 소재를 가지고 쓰여진 전래동화라서 그런지 글밥이 다소 길고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나무꾼이나 신령님 등)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보네요!

 

 

 

 

p. 165 좋은 전래 그림책 고르기

(중략) 첫째, 그림이 풍부한 표현을 담은 한국적인 그림이어야 해요. 우리 나라의 전통적 분이기를 잘 살렸는지, 또 역사의 한 시대를 잘 표현했는지 살펴 보세요. 전래 동화는 문화를 익히는 책이므로 한국적 맛이 살아 있어야 해요. 둘째, 문장을 보세요. 문장에서 옛 문체의 구수한 느낌이 나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야 읽는 맛이 나거든요. 겨울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정감있고 리듬감 있는 문체가 좋아요.

 

역시 황경숙님의 <그림책족보> 중에서 5~7세 지식 정보 흡수의 최적기에 읽는 그림책 챕터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비룡소> 늴리리 방귀를 살펴 보았어요!

 

 

 

 

일단 조선시대 부녀자들이 외출할 때 머리부터 덮어쓰는 장옷이나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집에서 쓰던 관인 3층정자관,조선시대 후기 사대부 부인의 머리 형태인 얹은머리 같은 일반복식부터 나무꾼이 지고다니는 지게부터 서낭나무의 모습까지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삽화가 참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신령님의 모습이 엄숙하거나 무섭다기 보다는 절 내에서 흔히 보는 산신도의 산신령이 좀 더 해학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로 그려진 듯 싶어서 아이들이 보는 전래동화의 삽화로 만족스러워요!

다만, 대개의 산신도를 보면 산신이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산신으로 추앙받던 호랑이와 시중을 드는 동자와 함께 등장하는데 그런 점도 반영되었으면 좀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문체 역시 엄마가 술술 읽어주기 편하게 적절히 리듬감있는 문체로 작성되어 글밥 긴 그림책은 질색하는 43개월 아들도 즐겁게 받아들이더라구요!

 

 

<비룡소> 늴리리 방귀는 양반 딸의 불치병(?)을 고친 후 그 집 사위가 되는 머슴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한 전래동화에요.

가난한데다 신분이 낮은 나무꾼 총각은 우연히 양반인 이진사댁 외동딸을 보고 좋아하지만 신분의 차이 때문에 결혼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밤낮으로 신령님께 빌어서 이진사댁 외동딸이 늘 오줌을 누는 곳에 단지 씨앗3개를 심고, 그 소원을 이루게 되는 해학과 재치가 넘치는 전래동화에요!

 

 

 

 

나무꾼이 심은 씨앗 3개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뉠리리 쿵덕 쿵더쿵! 방귀를 뀌는 이진사댁 외동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몰라요~

다박다박 부지런히 걷기도 해보고 살살 까치발로 걷기도 하고 엉덩이를 손으로 막으면서 걷기도 하는 모습을 만화식으로 화면이 4분할되어서 표현한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는 것 같아요!

 

 

 

 

화면을 분할해서 표현하는 방법은 나무꾼 총각이 서낭나무에서 간절히 소원을 비는 모습을 4계절로 나타낸 모습이나 나무꾼이 3일간 하나씩 씨앗3개를 제거해서 더 이상 걸을 때마다 늴리리 쿵덕 쿵더쿵! 방귀를 뀌지 않게되는 모습을 차례대로 보여주는 삽화에서도 돋보이는 듯 싶어요!

 

 

 

 

이런 전래동화를 많이 읽어주지 않은 터라 매 페이지마다 43개월 종호에게는 모르는 단어들이 등장해서 "엄마, 이게 뭐야?"하고 묻느라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는건 다소 아쉬웠어요.

하지만 이것도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주다보니 모르는 단어들이 점점 줄어 들어서 전래동요 부르듯 줄줄~ 책을 읽어 주게 되었네요.

 

 

 

 

그간 전래동화는 너무 이르다는 편견으로 늘 치우곤 했는데, 비룡소 전래동화 <뉠리리 방귀>를 시작으로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쉬운 전래동화를 골라서 읽어줘야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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