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5
모리스 샌닥 지음, 세실 조슬린 그림,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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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읽어준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에 이어 모리스 샌닥세실 조슬린의 또 다른 역작, <어떻게 해야 할까요?>를 읽어 보았어요.

이 책은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두번째로 만들어진 예절 그림책으로 '기발하고 특이한 11가지 상황에 따른 행동 예절'을 알려주는 독특한 그림책이에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5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리스 샌닥 그림, 세실 조슬린 글 / 이상희 옮김

 

 

전작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가 파랑과 검정으로만 모든 것을 채색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는 노랑과 초록을 적절히 사용하여 전작에 비해 좀 더 밝고 유쾌해진 느낌을 주네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모리스 샌닥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기발한 고전적인 느낌의 캐릭터들은 표정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글을 몰라도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될만큼 그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어요.

 

 

 

 

전작처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도 역시 11개의 독특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반전에,반전을 거듭하는 행동예절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유쾌한 예절 안내서에요.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악당이 나타나서 나에게 올가미 밧줄을 씌운 후 끌고 나가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마의 머릿 속에서는 살려달라고 외쳐야 하나, 밧줄을 자르고 도망가야 하나, 잠깐만 기다리세요, 이 책을 마저 읽고 나갈게요 라고 위트있게 말해야 하나.. 아주 복잡복잡해지는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서는 아주 단순하게 "살금살금 조용히 도서관을 나가요"라네요!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야하니 맞는 말이긴 한데, 올가미 밧줄이 목에 걸린 채로 소리가 날까봐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어 나가는 주인공과 악당의 모습이 너무 웃기죠!!

 

그럼 42개월 종호의 대답은 어땠을까요?

종호는 "안돼요! 도와주세요!"라고 소리를 치고 몸에 걸린 밧줄을 풀어버릴거래요.--;

어린이집에서 유괴당할 때의 수칙에 대해 아주 잘 가르쳐준 것 같죠?

 

 

 

 

 

그럼 해적친구와 보물을 찾다가 막 보물 상자 뚜껑을 열려는 순간 점심 식사 종이 울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무시하고 보물 상자 뚜껑을 열어야 할까요? 아니면 누가 가져갈지 모르니 보물상자를 다시 묻고 밥을 먹어야 할까요? 아니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밥부터 먹어야 할까요?

이미 상상력이 바닥이 난 엄마의 머릿 속에서는 어떤게 더 논리적이고 맞는 해답일까 열심히 머리를 굴려 보는데, 주인공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죠.

바로 "밥 먹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요."라네요!!!

 

어린이집 5개월차인 42개월 종호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바로 "상에 앉아요."라네요.ㅋ

어린이집 생활을 자세히 모르지만 아무래도 식판에 식사를 덜어주면 모두들 상에 앉아서 먹게 되는데.. 그걸 이야기하는거 같아요.

 

며칠 전 친구네 놀러 갔을 때, 종호와 동갑인 친구네 아이에게도 슬쩍 이 내용을 물어봤더니, "기도를 해요."라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아이라서 그렇게 대답을 한 듯 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의 묘미는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어요~

공동생활을 하면서 지켜야할 에티켓들이 있고, 그 에티켓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모두 같이 배워나갈텐데.. 

살짝 비틀어진 같은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마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하는 대답은 천지차이라는거!!!

아마도 좀 더 큰 후에 이 책을 읽어주면 좀 더 기상천외한 대답이 나올지 않을까? 싶어서.. 종종 꺼내서 읽어주고 포스트잇에 아이의 대답이나 반응을 적어두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서도 42개월 종호가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서양 풍습이나 특수한 문화적 상황이 나와서 반응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경우도 있어요.

 

인디언 추장이 카우보이들을 초대해서 평화의 파이프를 빤다던지, 로빈후드의 부하가 숲속에서 책을 읽다가 보안관에게 잡혀가는 이야기 등은 배경지식이 없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지요.

사실 '평화의 파이프'는 엄마인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된 상식이라서.. 이걸 모르면 큰일난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배경지식을 쌓기 위한 '다독'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물론 배경지식이 없어도 상상력이 풍부한 42개월 종호의 유쾌한 대답을 들어볼 수 있는 스토리도 많아요.

중세 시대의 기사와 공주가 누구인지 몰라도, 비가 많이 와서 성이 떠내려갈 것 같다는 공주의 전화에 나갈 채비를 하는 기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 대한 물음에서..

머리를 긁적이면서 "비가 많이 오는데 어떻게 가요?" 하고 반문을 할 수도 있는거죠!

 

책 속 기사는 "밖에 나가기 전에 비 올 때 신는 고무 신발을 신어요."라면서 고무신발을 신고 있어요.

종호도 이 장면을 보니 레인부츠가 떠올랐는지.. "아, 맞다! 비가 오면 우비랑 레인부츠 신고 나가면 되지!" 하면서 웃더라구요.^^:

 

  

 

 

 

다른 사람들과 코끼리를 타고 가는데 한 아가씨가 올라탔어요.

그런데 앉을 자리가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에서는 "아가씨에게 자리를 양보해요."라고 하는데, 아직 lady first! 정신을 모르는 종호의 대답은..

"뒤로 가서 타세요." 네요. --;

  

 

 

 

 

서커스를 본 적이 없는 종호에게 읽어주기 살짝 난감했던 부분도 있어요.

 

너가 서커스단 곡예사가 되어 한줄타기를 하는데, 맞은편에서 줄타기 곡예사 아가씨가 걸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옆으로 비켜서 아가씨가 지나가게 해줘요."라는데..

종호는 곡예사가 뭔지, 한줄타기가 뭔지, 왜 비켜야 하는건지 이해를 당췌 못하더라구요!

 

종호는 곡예사 아가씨가 가진 우산을 보면서 "우산을 뺐으면 안돼요!"라고 내용과 완전히 다른 대답을 툭~

그러면서 서커스단 곡예사가 된 주인공을 보면서 "나도 방방이(트램폴린) 좋아하는데.. 같이 놀자!" 하면서 말을 거네요.^^:;

한줄타기 밑에 놓인 안전그물망을 방방이로 착각을 했나봐요!!

 

 

 

 

 

마지막 장의 공주의 생일파티 이야기도 엉뚱한 대답 퍼레이드는 계속 되었어요~

 

공주의 생일파티에서 모두 즐겁게 놀고 있는데, 굶주린 커다란 용이 나타났다고 집사가 알려줘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뜻 보기에 참 무서워보이는 상황인데, 친구들은 웃으면서 "파티 주인공에게 재미있게 잘 놀았다고 감사 인사 하는 걸 잊지 않아요."라네요!!!

 

그리고 종호는 용을 향해서 "혼자 먹는 거 아니야!"라면서 일침을 놓네요!^^:; 

 

 

 

 

이 책 역시 42개월 종호보다는 공동체 생활에서의 기본 에티켓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인디언, 카우보이, 해적, 기사 등의 캐릭터에 대해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쌓이는 6세 이후에 읽어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종호는 모리스샌닥의 그림이 너무 재미있는지, 계속 읽어달라고 또~또~를 외치긴 했지만, 엉뚱한 이야기 속에서 정중한 예절을 소개하는 이 책의 반전 매력을 이해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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