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2
에이미 헤스트 글, 홍연미 옮김, 헬린 옥슨버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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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사냥을 떠나자>로 매일 밤 잠자리 책읽기 시간을 즐겁게 해준 헬린 옥슨버리의 그림을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바로 에이미 헤스트가 글을 쓰고 헬린 옥슨버리가 삽화를 넣은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이 바로 그 주인공이랍니다!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그림책 232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헬린 옥슨버리 그림, 에이미 헤스트 글 / 홍연미 옮김

 

 

이 책은 <찰리가 온 첫날밤>의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아직 이 책은 읽어보지 못해서 헨리가 사랑스러운 강아지 찰리와 어떻게 만났는지 너무 궁금해지네요.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은 손자 헨리의 편지로 처음 알게된 존재 '찰리'와 할아버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표지만 봐도 장난꾸러기 헨리와 사랑스러운 강아지 찰리, 그리고 낯선 눈으로 강아지 찰리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책의 내용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있어요!

 

 

 

 

그림책의 시작은 손자 헨리와 할아버지의 편지글로 시작을 해요.

그리고 왼쪽은 편지글이 오른쪽은 그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자유분방한 헨리의 편지 쓰는 모습과 여러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 듯한 흔적이 남아있는 할아버지의 편지 쓰는 모습이 참 대조적으로 보이죠~

그리고 할아버지의 깔끔하게 정리된 서재나 할아버지의 편지 속 내용에서 할아버지가 헨리와 다르게 동물과 교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찰리와 함께 할아버지를 마중하러 가는 날, 눈이 쌓여서 할아버지의 여행가방을 실어 오려고 커다란 썰매도 끌고 가지요.

하지만 기차역에서 오랫동안 기다려도 기차는 오지 않고 기차 역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어요.

 

예전에 김은하의 <우리 아이, 책 날개를 달아주자>라는 책에서 좋은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일치하는 책이라고 들었는데..  헬린 옥슨버리가 삽화를 넣은 모든 작품들은 이런 글과 그림의 일치가 아주 잘 되어 있는 작품들이라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그림책이랍니다!

 

위 그림만 봐도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할아버지에게 빨리 찰리를 보여주고 싶은 헨리의 기다림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 싶어서 한참 바라보게 만드네요.

 

 

 

 

드디어 기차가 도착하고 할아버지가 기차에서 내렸어요.

헨리의 편지대로 헨리는 모자가 달린 코트를 입고 손을 힘차게 흔들고 있고, 할아버지는 커다란 여행 가방을 갖고 오셨네요.

 

 

 

 

할아버지와 찰리의 첫 만남의 시간..

그림만 봐도 할아버지와 찰리의 짧은 탐색전이 그려지고 어색함과 긴장감만이 감돌고 있죠.

글에서도 '찰리는 "왈!"하고 한 번 짖더니 미소를 지었죠. 하지만 할아버지는 미소를 짓지 않았어요.'라고 찰리에 대한 할아버지의 경계심을 표현하고 있어요.

 

 

 

 

 

할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할아버지의 모자가 벗겨져서 하늘로 날아가버려요.

그리고 찰리는 세찬 눈보라 속으로 할아버지의 모자를 찾으러 달려가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요.

 

열심히 책 이야기에 귀 기울이던 4살 종호는 찰리가 진짜 없어져버린 줄 알고 눈이 동그래져서 찰리 어디 갔냐고 걱정을 하면서 물어봐요.

그리고 헨리와 같은 마음으로 "찰리~ 찰리~" 허공에 대고 외쳐보네요.

 

 

 

 

다행히 찰리는 할아버지의 초록색 모자를 물고 돌아왔어요.

처음 만났을 때처럼 할아버지와 찰리 사이에 정적이 흐르고..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먼저 말을 걸지요 .

"여기 있었구나." "만나서 반갑다, 꼬마 친구야."

 

자신의 모자를 찾아준 찰리에게 드디어 할아버지가 마음의 문을 여는 말이지요.

 

  

 

 

그날 밤 찰리는 할아버지 침대로 폴짝 뛰어 올라 서로의 눈을 통해 교감하지요.

그리고 찰리와 할아버지는 같은 침대에서 서로 잠이 들었어요.

 

그림책은 주로 영유아들이 보는 책이라고 치부하기 쉽지만,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같은 그림책은 어른이 함께 봐도 느끼는 바가 많지요.

 

그동안 전 그림책을 보면서 눈물이 난다거나 마음이 떨리는 감동을 받은 적은 없었는데..

10월에 친정 아버지를 갑자기 떠나 보내고, 지난 주에 친정 아버지 49제를 다녀왔더니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을 읽을 때마다 친정 아버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생후 한달된 요크셔테리어를 이모께서 선물해주셔서 키우게 되었거든요.

처음에 "개랑 사람이 어떻게 한 집에서 사냐?"고 화를 내시면서 당장 갖다 주라고 하셨던 친정 아버지였는데..

하루,이틀.. 시간이 흐르고 친정 아버지가 퇴근하고 돌아오셨을 때 제일 반겨주고, IMF 때 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다 정리하고 실업자가 되어 집에 계실 때도 아버지 곁에서 제일 재롱을 부리던 존재가 바로 그 강아지였어요.

 

털이 참 예뻐서 '뭉치'라는 이름을 가졌던 강아지였는데..

나중에는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의 찰리처럼 뭉치도 친정 아버지랑 같은 이불에서 뒹굴기도 하고, 친정 아버지처럼 같이 코까지 골면서 자서 제가 매일 "류뭉치는 아빠 닮아서 코까지 골아요~" 하면서 놀리기도 했지요.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땐 개밥 외에는 절대 주지 말라는 엄마 몰래 햄이며, 고기며 일부러 바닥에 떨어뜨려서 뭉치 먹으라고 주시고, 소파에 앉아 TV보실 때 아빠 다리를 뭉치에게 양보하고 같이 야구 중계를 즐기기도 했어요.

13년동안 한솥밥을 먹던 뭉치가 죽었을 때 동생 다음으로 제일 슬퍼했던건 다른 아닌 친정 아버지였죠.

 

뭉치가 죽은 후에도 길거리에서 요크셔테리어만 봐도 '뭉치'같다고 속상해하시던 친정 아버지였던지라..

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결국 남편이 종호에게 책을 읽어주었답니다.

정말 좋은 그림책인데 제 감정이 너무 많이 투영되어 그림책 소개가 덜 된 듯 싶어서 아쉬워요.

 

저도 아직 전작인 <찰리가 온 첫날 밤>을 못 읽어봤지만, 글의 내용이나 작가만 봐도 아주 기대가 크네요.

집에서 동물을 키우고 싶어하거나, 새로온 동물을 처음 맞이할 때 <찰리가 온 첫날 밤><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같이 읽어주면 참 좋을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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