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60 - 아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말 한마디
오야노 메구미 지음, 서수지 옮김, 정유진 감수 / 책비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미운네살 아들을 키우다보니 한달에 한권 이상의 육아서를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육아서들은 대개 엄마의 마음을 위로해준다기보다는 아이의 입장에서 좋은 엄마가 되라는 식의 힐책하는 내용이 많아서 읽다보면 '아, 난 정말 나쁜 엄마인가보다.더 노력해야겠다.' 하는 반성만 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60>은 제목은 굉장히 자극적인 편이지만, 내용은 아들 키우는 엄마들을 무조건 힐책하거나 엄마가 교육을 잘 못 시켰다라는 식의 잘못 지적이 아니라 아들은 대개 이런 특성을 지니는데 엄마가 이해를 못해서 그런거니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라고 조언까지 곁들여주는 문제해결식 육아서라서 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목차를 보면, 아들을 둔 엄마라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올만한 대표적인 말 60가지와 그 말에 대한 짤막한 해답이 제시되고 있어요.

그래서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60>은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둘 책이 아니라, 그때그때 문제 상황에 봉착했을 때 읽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목차에 나온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60개를 보면서 제가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이 몇가지나 될까 세봤는데..

무려 35개.ㅠㅜ

이 중 절반은 저도 문제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말하고 나서 반성도 하고 다시 말하지 말아야지 했던 말도 있는데, 어떤 말은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인지도 모르고 그냥 습관처럼 내뱉는 말도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제일 먼저 눈길을 끌었던 말 - "발발거리며 돌아다니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

아들을 키우는 엄마라면 정말 조심성이 많은 아이를 제외하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 역시 미운네살 아들과 함께 외출을 하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날라다니는 통에 아들 잡으러 다니느라 진땀 흘리곤 했어요. 

얼마 전까진 외출할 때 미아방지용 끈이 달린 가방이 필수라고 생각할 정도로 꼭 메고 다녔을 정도랍니다.

그나마 2주전부터 어린이집에 다닌 후로 미아방지용 끈 달린 가방은 아이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원장선생님 말씀을 듣고 엄마 손을 꼭 잡고 다니도록 훈육을 해서 요즘은 가방없이 손잡고 다니는 중이지만요.

 

 

 

 

<아들을 성장시키는 엄마는 이것이 다르다!>의 저자 마쓰나가 노부후미는 책에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내아이들의 능력을 '남자의 본능'이라 말한다. 이 능력은 남자로서의 자주성, 자립성, 창조성, 지성, 행동력의 원천이 된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이 말에 공감하면서 어느 정도 자유를 주고 상황에 따라 분별력을 키울 수 있도록 훈육해야 한다고 알려주네요.

또한 파란색 대화창에 이렇게 말하는 건 어떨까?라고 좀 더 자세한 Q&A 답변을 제시하고 있어요~

 

 

 

 

그리고 읽으면서 가장 가슴이 뜨끔했던 말! "xx하면 xx해줄게!"

제가 하루 중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이 말 아닐까 싶어요.ㅠㅜ

워낙 고집이 세고 통제불능인 아들이라서 아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DVD를 당근으로 내세워서 하기 싫어하는 일을 자주 시키는데요.

말문이 트인 후로 "엄마, 마메모 DVD 한번 보고 이 닦고 옷입을게~" 하면서 아들이 거꾸로 저에게 협상조건을 내걸 때도 있을 정도에요.--;

여러 육아서에서 이런 당근 전법은 좋지 않다고 누누히 말을 하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말 버릇 중 하나였네요.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60> 저자 역시 당근전법(외적동기)이 아이에게 원하는 행동을 쉽게 하게 할 수는 있지만 그 행동을 유지하는 힘이 없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원해서 (내적동기)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p.29 따라서 아이를 다룰 때는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장난감, 간식 드으이 외적 자원으로 동기를 쉽게 불러일으키되, 점차 '우리 아들은 스스로 세수하는 아이','우리 아들은 스스로 방청소하는 아이' '우리 아들은 편식하지 않는 기특한 아이'라는 칭찬으로 내적 동기를 유발, 차차 장난감이나 간식 없이도 아이의 기특한 행동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번 제 마음을 후벼판 말 "덥석덥석 만지지 말라니까!"

어제 아들의 추석빔을 사주려고 단 둘이 NC백화점에 갔는데, 아들이 가판대 옷을 하도 만지고 끌어 내려서 이 말을 열번도 넘게 외친 듯 싶어요.ㅠㅜ

또 평소에 빵집에 가면 빵마다 만져보려하고 냉장고의 우유도 갖고 오고 케익 진열대는 얼굴을 하도 들이대서 유리창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오기도 하지요.--;

그래서 아들과 둘만의 데이트는 늘 욱~하고 화를 내면서 "내가 다시 아들 데리고 둘이 외출하나봐라~~" 하고 돌아오기가 일쑤라죠.

 

p.56 그에 비해 남자아이는 뭐든지 손으로 만져서 확인하고 싶은 요국가 가득 한데다 손끝이 무뎌 힘 조절이 잘되지 않고 덤벙대는 데는 아주 선수다. 그래서 남자아이는 잘 익은 토마토를 손으로 누르면 어떻게 될까, 쌓아둔 사과더미에서 사과 한 개를 빼내면 어떻게 될까 등의 생각을 실제로 저지르고 본다. 아무래도 제 손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모양이다. 거리에 나가면 매력적으로 빛을 내뿜는 물건들이 즐비하다보니 손으로 만지고픈 충동이 속에서 마구 용솟음쳐 온몸이 근질근질. 이렇게 솟구치는 호기심을 억누르는건 아이에게는 상당히 버거운 과제다.

 

 

 

이렇게 말하는건 어떨까?를 보니 제가 평소에 많이 써먹은 방법이 나오는데요.

단 하나 "어떤건지 궁금한데도 꾸욱 참았구나. 물건을 소중하게 다뤄줘서 고마워~"라고 칭찬하는 것만 뺴고 말이죠.

그러고보니 저는 칭찬에 너무 인색한 육아를 해온 듯 해서 반성을 했네요.

 

 

 

 

그리고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하면서 더 큰 문제로 다가온 말 "너는 어떻게 네 생각만 하니!"

2주간 어린이집 적응하면서 어린이집 안간다고 우는게 가장 큰 문제였던지라 다른 문제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막상 어린이집에 적응하고나니 이젠 외동으로 혼자 커서 모든 장난감은 다 내꺼라고 생각하는게 문제가 되더라구요.ㅠ.ㅜ

물론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친구들 대부분이 외동인지라 비슷한 상황이지만, 다들 어린이집에 다닌지 수개월이 지난 친구들이라서 더 이상 친구의 장난감을 함부로 뺏거나 놀이기구를 독차지하는 상황은 없거든요.

하지만 그간 어린이집은 커녕 문화센터도 다녀본 적 없어서 이런 사회생활이 처음인 제 아들에게는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인 것 같아요.

 

p. 116 아들아이가 어렸을 때 워낙 저 밖에 몰랐던지라 이 녀석이 자라서 남의 손가락질이나 받지 않을지 가슴을 졸였던 시기가 있었다. 남들이 화를 내거나 싸움으로 번질게 불보듯 뻔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다니는 통에 "죄송합니다.""미안합니다."라며 연신 주위에 고개를 조아리고 다니다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곤 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들의 모습을 볼 떄마다 내 교육 방법에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다 '막무가내 독불장군파'가 다수임을 알고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아, 이 페이지 읽으면서 어쩜 내 이야기다!!!! 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던지...

정말 미운네살 된 후로 집 밖에 나서면 "죄송해요.""미안해요." 이 말을 수십번도 넘게 하고 다니는 터라 아들과 함께 하는 외출이 썩 즐겁지 않게 된지 오래인 듯 싶어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건 어떨까?에 나온 대사는 늘 하는 말이라서 그닥 마음에 와닿진 않았어요.

그래도 아들 키우는거 유난히 티내는 것 같아서 늘 우울했는데..  여기 나온 저자의 체험담을 읽으면서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하는 동질감이 느껴져서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네요.

 

 

 

그리고 아이에게 매일 밥먹듯이 이야기하지만 잘못 되었다는걸 인식하지 못하고 했던 말.. "'죄송합니다' 먼저 해야지!"

저는 미안해요,고마워요 같은 말을 너무 자주 쓰는 버릇이 있는지라.. 친한 친구들, 심지어 남편까지도 그 말을 안하면 좋겠다고 할 정도거든요.--;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신세를 지는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늘 말을 하게 되는데 육아를 할 때도 그 성격이 그대로 반영이 되다보니 이 말을 자주 하곤 했어요.

 

그런데 저희 애는 공격성향이 강한 편인데다 호기심이 많아서 꼭 싸우지 않더라도 다른 아이를 울리는 일이 종종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도 모르게 "'미안합니다' 먼저 해야지!"하고 화를 내곤 했는데.. 이 글을 읽고나서 살짝 미안해지더라구요.

 

p.155 남자아이에게 사과는 패배를 인정하는 행위라고 한다. 조금이라도 우위에 서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 그들에게 어떤 의미에서 사과는 굴욕적인 행동인 것이다. 잘못을 하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원칙은 분명 중요하지만, 남자아이에게 사과는 넘기 힘든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건 어떨까?에 나온 지문을 보니 상대아이와 내 아이에게 말하는건 평소 하던 말이라서 크게 눈에 안 들어왔지만, 전 항상 마지막 말을 잊고 사는 듯 해요.

"앞으로는 조심하자~"  내 아이의 잘못도 있지만 문제가 생길 상황인데 피하지 않은 상대 아이의 잘못(?)도 인정해주는 식의 마무리라서 내 아이의 마음에 크게 상처주지 않는 말인 듯 싶더라구요.

 

그 외에도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60>에 나온 말들 대부분이 아들을 둔 엄마라면 정말 공감 100%라고 생각되는 말들이라서.. 아들을 둔 엄마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집에 아들과 관련된 육아서가 6권이나 되지만..--;; 이 중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아들의 상태를 인정하고 엄마도 죄인이라는 생각이 안 들도록 쓰여진 육아서는 <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60>이 유일한 듯 싶어요.^^;;

 

내용도 쉽고 간결하게 쓰여 있어서 2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니 추석 때 오가는 차 안에서 간만에 독서타임 가져보는 것도 괜챦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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