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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타러 간 총각 ㅣ 비룡소 전래동화 25
장철문 글, 최용호 그림 / 비룡소 / 2013년 7월
평점 :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 + 오브제 기법으로 용이 숨어있는 강 표현하기
종이 판화 기법으로 만들어진 용이 표지부터 눈에 띄는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을 소개해드릴게요!
사실 전래동화는 권선징악 등 도덕심과 관련된 내용이 많고 한국 전래동화라도 현실과 거리감이 느껴지는 배경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도덕심이 발달하는 만5세 이후에나 천천히 읽어 주려고 생각 중이었는데요.
예전에 읽었던 [그림책족보]에서 p.24 (중략) 그러나 창작 그림책처럼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전래그림책은 4세에도 읽을 수 있어요~ 라고 쓰여 있어서 제가 먼저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을 읽은 뒤 축약해서 4살 종호랑 재미있게 읽어보았네요.
4살 종호는 표지의 용을 보자마자 자기가 아는 용이 나왔다면서 신나서 책을 폈다가 다소 어두침침한 배경의 초반부는 졸려하고 용이 등장하는 부분부터 흥미진진하게 책을 보더라구요. ^^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
장철문 글 / 최용호 그림
<복 타러간 총각> 이야기는 신에게 복을 구하는 '구복설화'로 복이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고 함께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어진다는 교훈을 주는 설화에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설화인데, 구전설화가 대다수 그렇듯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해서 원문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을 지은 장철문 선생님께서 '서천서역국'이라 불리는 신비한 공간을 '서쪽하늘 서쪽나라'로 고쳐썼고, 대개 설화 속 주인공은 이름이 없는데 총각 대신 '선재'라는 이름을 주었네요.
전 선재라는 이름이 그냥 나온 이름인가 했는데..
책 부록에 나오는 알고보면 더 재미난 옛이야기를 읽어보니 선재동자는 불화에서 부처님의 발 밑에 엎드린 소년으로 부처의 진리를 찾아 여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은 소년이라고 나오네요!
4살 종호와 함께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을 읽어 보았어요!
종호는 요즘 드래곤(용)에 이어 공룡에 조금씩 관심을 갖는 중이라서.. 표지의 용을 탄 선재의 모습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네요! :)
줄거리는 아주 단순해요.
너무 가난해서 매일 죽만 먹고 살던 선재와 어머니 앞에 왠 거지 할아버지가 밥을 얻어 먹으러 왔어요.
죽이라도 같이 나눠 드리던 어느날, 선재는 거지 할아버지께 어떻게 해야 잘 사냐고 물었고, 할아버지는 서쪽하늘 서쪽나라에 가서 복을 타면 잘 산다고 알려주네요.
선재는 서쪽하늘 서쪽나라로 가는 길에 하늘나라에서 죄를 짓고 내려와 신랑감을 찾는 외로운 여인과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아이들, 그리고 승천을 꿈꾸는 용을 만나 그들의 근심을 듣게 되지요.
마침내 서쪽하늘 서쪽나라에 도착한 선재는 죽을 먹으러 오던 거지 할아버지가 옥황상제 임을 알게 되어요.
옥황상제에게 그간 들은 다른사람들의 고민의 해결책을 듣게 되어 다시 지상에 내려온 선재는 용에게 여의주를, 아이들에게 꽃밭에 숨겨졌던 금괴를, 그리고 외로운 여인의 천생연분 짝이 되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대부분의 전래동화가 그렇듯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결말이 참 마음에 드는 복 타러간 총각이네요.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은 그림책 한장 한장 판화집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멋진 삽화가 눈에 띄는데요!
이 책의 그림을 담당하신 최용호 선생님께서 하드보드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종이의 높낮이가 다르게 칼로 오리고 찢어낸 후 롤러로 잉크를 올려 프레스로 찍고 채색하는 종이판화 기법을 사용해서 만드셨대요.
그래서 판화의 특징인 흑백 표현 외에 거친 종이 질감도 느껴지고 전래동화처럼 구수한 옛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 나도록 작업되어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을 더욱 마음에 와닿게 도와주는 듯 하네요!
승천하지 못하는 용에게 욕심이 많아서 그런거라고 옥황상제의 대답을 알려주자 용은 자신이 물고있던 2개의 구슬(여의주) 중 하나를 선재에게 주는 장면이 있어요.
놀이터에서 종종 초등학생 형아들이 구슬치기, 딱지치기 하는걸 봤던 종호는 여의주가 그 구슬인가 싶어서 "엄마, 나도 용한테 구슬 달라고 하면 안돼?" 하면서 묻더라구요.
아직 4살 종호에게 [비룡소 전래동화] 복 타러간 총각의 교훈까지 이해시킨다는 건 무리였지만, 전래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용이나 옥황상제와 관련된 의미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처음 읽어본 전래동화치고 참 괜챦은 전래동화였던 것 같네요.
:: 엄마와 함께 즐거운 책놀이 ::
오브제 기법으로 용이 숨어 있는 바다 표현하기
준비물 : 오브제 기법에 사용할 다양한 생활용품 (노끈, 뽁뽁이, 조개껍질, 나무스틱, 빨대 등), 목공용본드, 투명테이프, 물감, 붓, 파레트
* 오브제 (Objet : 불어)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작품에 쓴 일상생활 용품이나 자연물 또는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하여 작품에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상징적 기능의 물체를 이르는 말.
(네이버 국어사전 참고)
4살 종호와 책놀이를 하기 전에 어떤 장면이 제일 생각나느냐고 물었더니 서슴치 않고 용이 등장하는 장면을 펼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 책의 기법처럼 종이판화기법을 따라해볼까? 했는데 구불구불 느낌을 주는 골판지가 집에 없어서 다른 방법을 찾다가 오브제 기법을 활용해서 용이 숨어있는 바다를 표현해보기로 했답니다!
며칠 전에 [열려라 MI미술관] 마법의 책 (마르크 샤갈) 편을 읽었는데.. 그때 배운 초현실주의와 관련된 오브제 기법을 활용해보면 좋을 듯 싶더라구요~
일단 재활용품 상자를 뒤져서 오브제 기법에 쓸만한 다양한 물품들을 꺼내봤어요.
지난 일요일이 재활용품 버리는 날이라서 죄다 정리했더니 그닥 쓸게 없더라구요.ㅠ.ㅜ
일단 목공용본드를 주고 짜보라고 했더니.. 물감 짜내듯 엄청나게 짜내더라구요.--;;;
그래서 나무 젓가락으로 덜어가면서 사용을 했답니다. 하하.
일단 바다처럼 넓은 강가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끈으로 경계선을 그리고 이번 여름휴가 때 안면도에서 주워온 조개 껍데기로 강 모래사장을 표현했어요.
그리고 원래 뽁뽁이에 물감을 묻혀서 판화처럼 찍어내서 강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종호가 목공용본드를 너무 많이 짜낸 터라 그냥 뽁뽁이까지 붙여 버렸네요.
원래 나무스틱은 붙일 생각이 없었는데.. 종호가 강을 건너려면 다리가 있어야 한다고 열심히 붙이더라구요. --;;
그래서 이왕 붙이는거 알록달록 예쁘게 붙이라고 했더니 5개 붙이곤 끝~이라네요!
조개도 좀 더 붙여주고~~
어제 아빠가 수박 사올 때 들고온 수박 포장용 노끈도 투명테이프로 붙여서 강가에 물결도 만들어주네요!
그리고 물감으로 강과 강가를 색칠해주네요~
조개는 굳이 색칠하지 않아도 되는데.. 알록달록 꾸며주고 싶다고 해서 놔뒀더니 점점 색이 섞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어요.ㅎㅎ
종호랑 물감놀이 후 옥상 풀장에서 물놀이를 즐겼거든요.
물놀이 마치고 내려오니 어느새 물감이 다 말랐길래.. 수박 포장용 노끈에 달려있던 빨대 두개를 잘라서 용의 뿔처럼 붙여 주었답니다. ^^
처음 의도와는 많이 다른 작품이 되었지만.. 4살 종호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서 나온 작품이라 종호도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이 작품을 보면서 나지막히 읖조리길.. " 용아, 나는 라바가 보고싶어. 엄마한테 라바 보여달라고 해주면 안돼?"
앗, 전래동화의 부작용일까요?ㅎㅎ
한순간 모든 소원을 다 들어주는 용이 되어버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