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의 방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0
데이비드 스몰 그림, 사라 스튜어트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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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0] 이사벨의 방 + 라면 박스로 바닷속마을 꾸미기

 

오늘은 종호 연령과 맞지 않지만, 두고두고 책장에 꽂아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읽고 싶은 그림책을 한권 소개하려고 해요.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0] 이사벨의 방이 바로 주인공인데요~

지난번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8] 아침에 창문을 열면도 그림은 잔잔해서 4살 아들도 보기 좋지만 그림책에 담긴 내용까지 완전히 이해하려면 초등학생은 되어야할 것 같았는데.. 이 책 역시 이사벨의 외로움과 향수에 대해 이해를 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듯 하네요.

하지만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덕분에 그림책이라고 영유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폭넓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0] 이사벨의 방

데이비드 스몰 그림 / 사라 스튜어트 글

 

 

1950년대 미국으로의 이민 물결이 붐을 이루던 시기,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간 멕시코 소녀 이사벨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언어 부적응으로 인한 외로움을 멕시코에 남은 루삐따 이모에게 편지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 <<이사벨의 방>>의 전체적인 줄거리랍니다.

 

이 책을 그린 데이비드 스몰과 글을 쓴 사라 스튜어트는 부부인데, <<이사벨의 방>> 전에도 함께 낸 작품이 여러권 있더라구요.

특히 <<리디아의 정원>>은 칼데콧 아너 상 및 크리스토퍼상을 받았고, 이외에도 <<도서관>>, <<한나의 여행>>도 함께 작품을 낸거라고 하는데.. 나중에 도서관에 가게 되면 꼭 한번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이사벨의 방>>은 저자인 사라 스튜어트의 친구인 애비 아세베스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라 그런지 화려한 수식어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고향에 대한 진한 향수와 낯선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이사벨의 심리가 절절히 마음에 와 닿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요즘 나오는 그림책은 표지 내면부터 시작하는게 유행인지 잘 모르겠지만...

표지 내면부터 멕시코에서 동이 트기 전 짐을 싸느라 분주한 이사벨의 집 모습이 보이고, 그림책에서 이사벨이 매번 편지를 쓰는 수신인 루삐따이모의 모습이 먼 발치에서 보여지네요.

 

 

동이 터오는데 먼 타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이사벨 가족과 그 가족을 배웅하는 이모의 모습.

아무런 글도 나오지 않지만 왠지 눈가가 시큰해지려고 하더라구요.

 

 

사랑하는 루삐따 이모를 두고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이 불만족스러운 이사벨의 심리가 그대로 묻어나는 그림으로 <<이사벨의 방>>은 시작해요.

이 책을 보기 전까지 데이비드 스몰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뭔가 화려한 느낌이나 아기자기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실제 이사벨이 내 옆집에 살고 있는 듯한 친밀감이 드는 그림을 보면서 절로 감탄이 나오더라구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사벨의 방>>을 읽으면서 느낀 진한 감동을 4살 아들과 공유할 수 없다는 것.ㅠ.ㅜ

아들이 사춘기는 되어야 아무런 말이 없는 이 페이지에서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사벨의 방>>은 그간 그림책에서 보던 것과 전혀 다른 스타일, 즉 편지로 글을 대신하는 서간체 문학에 속하는데, 총 12편의 편지가 나와요.

아직 영어가 서툰 이사벨이 멕시코의 루삐따 이모에게 영어로 편지를 쓰면서 이 낯선 언어를 연습하려고 한다고 첫 편지에 나와 있어요.

그래서 이사벨이 느끼는 멕시코에 대한 그리움과 미국에서의 낯선 생활에 대한 어려움이 아이의 눈으로 순수하게 비춰지고 있어서 더 그림책에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사벨은 커다란 상자를 구해서 자신만의 고요한 방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외로운 이민생활을 극복해 나가요.

맨 처음 구했던 냉장고 박스가 폭풍우로 엉망이 되어 식탁 밑에서 울면서 편지를 적어내려가기도 하지만...

멕시코에서처럼 생일 파티 음식 만드는 일을 하러 다니는 엄마를 따라 다니면서 새로운 상자 찾기에 나서게 되요.

 

 

이사벨은 얻어온 박스에 그림을 그리고, 종이접기를 하며 그 상자들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는데 열중하지요.

책을 다 읽은 후 부록에 나오는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을 위한 안내를 읽어보니..

이때 늘어나는 상자는 이사벨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삶에 도전하며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하네요.

 

 

매번 엄마를 쫓아 다른 아이들의 생일파티에 가도 그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하던 이사벨에게도 생일이 찾아오고 이사벨의 엄마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어줘요.

이사벨은 그간 모아온 박스로 꾸민 자신만의 고요한 방에 친구들을 초대하고 신나게 노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특히 이사벨의 고요한 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은 대문식 팝업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 감동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상자로 만들어진 집들은 책의 첫 시작에 나왔던 멕시코 집을 연상시키는 듯한 구조물로 이뤄져 있어서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

 

 

마지막 페이지는 새로운 학기 (미국은 9월에 새학기가 시작되요)가 시작되는 가을을 연상시키며, 첫 페이지와 달리 밝은 모습의 이사벨이 스쿨버스에 타면서 끝이 나요.

그리고 이사벨의 생일파티에 왔었던 친구들이 손을 흔들며 아는 척하는 장면을 통해 더 이상 이사벨은 이민자로서의 외로움을 가득 안은 채 지내는 외톨이가 아니라는 사실에 더 감동을 받게 되지요.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11개월간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나서 더욱 마음에 와닿는 그림책이었던 것 같아요.

이사벨같은 사춘기 소녀는 아니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기간 집을 떠나있었더니 처음에 향수병과 외로움이 정말 사무치게 몰려들더라구요.--;

그래서 이미 1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사벨과 같은 마음이 되어 울고 웃으면서 <<이사벨의 방>>을 읽을 수 있었네요!

 

:: 엄마랑 책놀이 - 라면박스로 바닷속마을 꾸미기 ::

 

 준비물 : 박스 (가급적 아이가 들어갈만한 큰 박스), 물감, 붓(페인트용 넓은 붓이면 더 좋음), 크레파스 같은 색칠도구, 풀, 색종이 

 

 

예전에 사용하던 유시덕의 만드는 천연물감 아트페인트가 남아 있길래 그걸 이용해서 박스를 꾸며보기로 했어요.

박스는 전날 이마트에 장을 보러 갔을 때 하나 들고 왔답니다.^^:;

일단 종호랑 책을 읽어본 후 박스로 어떤 집을 만들어보고 싶냐고 물었더니...

뜬금없이 "수족관!"을 만들고 싶다네요.

지난주 일요일에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다녀와서 그런지 수족관이 계속 생각이 났나 봐요.

 

 

하지만 물감 색깔은 언제나 자기 마음대로 칠해주는 4살 종호라죠.

연두색을 만들어서 페인트용 넓은 붓으로 열심히 칠해주고 있어요!!!

 

 

그래도 처음부터 다 섞어서 칠하는건 아니고 한가지 색깔을 다 바른 후 다음 색상을 칠해준터라 박스의 4면이 모두 다른 색깔로 칠해졌어요~

"수족관에서 물고기가 살려면 뭐가 필요할까?"

"바닷물~"

"바닷물은 무슨 색일까? 전에 엄마랑 제주도 갔을 때 바다가 무슨 색이었어?"

"파란색"

박스에 칠할 색 하나 고르는데도 종알종알 쉴 새 없이 떠드는 4살 종호라죠~

 

 

나중에는 파란색에 이어 빨간색, 그리고 보라색까지 등장을 했어요!!

페인트용 붓으로 칠하다가 롤러로 칠하다가 막판에는 바디페인팅으로 발바닥, 손바닥 모두 동원해서 칠해봤네요. 

 

 

하루 바싹 말린 후 수족관에서 바닷속마을로 주제를 변경해서 꾸며봤어요.

처음에는 다 붙인 동물 스티커북을 가져다가 물고기만 떼서 붙여봤는데 떼다가 자꾸 찢어지니깐 짜증이 났나봐요.

결국 색종이와 크레파스로 물고기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손으로 찢기도 하고..

서툰 가위질로 오려서 아래 수초도 만들어주구요~

 

 

 

엄마 따라 종이접기도 하면서 종호만의 공간, 바닷속마을 꾸미기 삼매경에 빠져 들었답니다!

아직 종이접기는 따라서 접을 수준은 안되서.. 엄마가 계속 힌트를 주면서 같이 해봤어요.ㅎ

 

 

중간중간 하다가 마음에 안들면 저렇게 자신만의 공간에 들어가서 시위도 하면서 말이죠!! --;;

(그런데 타조도 아닌데..왜 머리만 박고 있니????)

  

 

 

마지막으로 크레파스를 이용해서 색칠해주면 끝~~~

이때 크레파스로 조금만 힘을 줘서 칠해도 박스의 골판지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나는터라 굳이 꾸미지 않아도 멋진 물고기들이 완성되었어요!!

 

 

물감은 모두 4면에 칠했는데.. 3면까지 꾸미다 지쳐버린 종호가 옥상 풀장에 올라가 물놀이하자고 덤비는 바람에 3면만 꾸미게 되었네요!

꾸깃꾸깃 종이를 꾸겨놓은 것은... 다름아닌 해파리구요!

그 외 열대어와 복어, 가오리와 상어도 사는 멋진 바닷속마을이랍니다!!!

 

 

 

물론 만들자마자 10분도 안되서 <<이사벨의 방>>에 나온 친구들의 물놀이 장면을 보곤 혼자 수영복까지 챙겨 입고 나와서 빨리 물놀이하자고 난동을 부린터라 저리 박스 한구석이 찢어져 버렸답니다.

그래도 박스 버리지 말라고 테이프 붙여 달라고 한터라.. 아직까진 종호 방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 있네요.

 

아직까진 엄마 품이 더 좋을 나이 4살이지만...

조금 더 커서 자기만의 공간을 존중해 달라고 외칠 사춘기가 되었을 때 함께 읽어보고 싶은 그림책.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0] 이사벨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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