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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종의 기원
찰스 다윈 원작, 사비나 라데바 글.그림, 박유진 옮김, 김정철 감수 / 달리 / 2019년 1월
평점 :

요즘 둘째 초롱양은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인형놀이를 좋아하기보다는 6살 위 오빠가 갖고 노는 토마스와 친구들 기차나 바퀴달린 자동차에 더욱 관심이 많아요.
집에 인형이나 주방놀이 세트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오빠가 책을 읽거나 레고 조립과 기차놀이, 곤충사육에만 관심이 있다보니 오빠 어깨너머로 같은 관심사를 공유해가는게 아닐까 싶네요.
책 서평과 전혀 관계없는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똘망군은 아기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다고 생각해왔는데, 문득 수의사가 전공이지만 전업주부로 살면서 동물 관련 책이나 다큐멘터리만 주로 보던 제 모습을 보고 똘망군이 좋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계기야 어떻든, 똘망군이 어릴 때부터 남들이 다 가는 해외여행은 한번 못 가도, 매 달 시간이 날 때마다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곤충체험전 등을 다니면서 좋은 경험들이 누적되어서 그런지 지금은 저보다 더 동물에 관심이 많아요!
아무래도 집은 좁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접 키울 수 있는 동물들이 제한적이다보니 현재 집에서 햄스터,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베타수컷과 수조 내에 키우는 달팽이가 전부인데요.
각 동물을 키우면서 관련 백과사전도 수 권씩 읽다보니 자연스레 생물 전체로 관심이 확장되었어요~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왕사슴벌레를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어디를 가야 자연 상태의 사슴벌레를 채집할 수 있을까? (식물), 왜 각 사슴벌레는 뿔의 모양이 다를까?,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의 공통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등등이에요~
특히 똘망군이 표본이라도 꼭 갖고 싶어하는 메탈리카 사슴벌레와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는 왜 우리나라에 흔한 넓적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와 많이 다르게 생겼을까까지 생각이 뻗치면서 저에게 이것저것 질문이 늘더라구요.
그때 기억이 난 책이 바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었는데, 유전이 뭔지, 생식이 뭔지 잘 모르는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에게 이 책을 읽게 한다고 이해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더 쉽게 쓰인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만난 책이 바로 달리 출판사에서 나온 <어린이를 위한 종의 기원>이었네요!
제가 똘망군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내용을 100% 담고 있진 못하지만 (사실 담고 있다고 해도 똘망군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지 못하겠죠!) 딱 초등학생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자연 선택적 진화론에 대해 자세히 다룬 책이라서 똘망군처럼 동물을 넘어서서 다양한 생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 초등학생에게 추천하네요~
<어린이를 위한 종의 기원>을 펼치면 앞뒤 면지에 다양한 곤충 표본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책 속에 그 그림들이 군데 군데 숨겨져 있어서 숨은그림찾기하듯 책에 등장하는 곤충들을 찾아서 이름을 알아맞추는 놀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요.
똘망군은 나비는 큰 관심이 없어서 오로지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와 골드스미스 쇠똥구리, 보석벌레, 지그재그 버섯벌레를 찾느라 한참 헤매고 다녔지만, 이젠 좀 컸다고 글만 읽으려고 하는 똘망군에게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실사가 아니라 굉장히 차분하게 그려진 일러스트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데 그 점 덕분에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진화가 무엇인지, 지금은 옳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라마르크의 용불용설 같은 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어린이 눈높이에 쉽게 다가올까 생각을 해보지만 제가 창의력이 떨어지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ㅠㅠ
그런데 이런 고민을 이 책에서는 짧은 글과 함께 딱 핵심만 짚어낸 일러스트로 표현을 하니 이해가 쏙쏙!!!
다윈이 영국 군함 비글호를 타고 세계일주 탐험을 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내용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들, '종(種)은 서로 아주 비슷한 한 무리의 개체를 가리키는 말이다.'를 시작으로 사육과 재배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이, 자연상태에서 나타나는 변이, 생존경쟁, 자연선택, 계통수, 학설의 난점 , 지질학적 기록의 불완전성, 더 없이 완벽한 기관, 이동, 생물의 유연성까지를 꼼꼼하게 다루고 있어서 한 권의 생물학 책을 읽는 기분이 들었네요~
마지막 장에서는 다윈의 자연선택적 진화론에 대해서 결론을 다시 한번 간략하게 정리해주니 누군가 찰스 다윈이나 <종의 기원>에 대해 묻는다면 어린이 수준에서 능숙하게 대답할 수 있게 적혀 있어서 정말 잘 만들어진 초등학생추천도서가 아닐까 싶어요! :)
그리고 제가 아쉬워했던 부분에 대해서 지은이 사비나 라데바 역시 같은 생각을 했었는지 추천도서 목록으로 피터 시스 지음 <생명의 나무>, 조너선 트위트와 캐런 루이스 지음 <우리 조상 물고기>, 믹 매닝과 브리타 그란스트룀 지음 <다윈 선생님이 본 것>도 실었는데, 찾아보니 국내에서 번역되어 판매되는 건 피터 시스의 <생명의 나무>만 있는 듯 싶어요.ㅠㅠ
똘망군 뿐만 아니라 저도 어떤 책인지 너무 궁금해서 조만간 도서관에서 빌려볼 생각인데 잘 찾아봐야겠어요.

어쨌든 똘망군은 "비둘기는 생김새가 너무 달라 다른 종 같지만 모두 다 바위비둘기의 후손이다."라는 말에 집에서 키우는 애사슴벌레와 왕사슴벌레, 넓적사슴벌레는 생김새, 특히 뿔 모양이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같은 조상을 가졌을까 궁금하다고 열심히 검색하더라구요~ㅎ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 나타나는 변이에서 다윈이 갈라파고스핀치라는 새의 부리의 모양과 크기가 달랐던 점에 대한 글을 읽고, 사슴벌레는 뿔의 모양이 왜 각각 달라졌을까 이유를 찾아보고 싶다고 혼자 고민하더라구요.^^;;;
똘망군의 이번 겨울방학 숙제가 왕사슴벌레 관찰일기 였는데, 이런 고민들이 관찰일기 속에서도 드러나는 것같아서 비록 답을 찾진 못해도 좋은 교육 기회가 될 것 같네요.

똘망군은 어릴 때 봤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꼭 갈라파고스 제도에 한번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말버릇처럼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발견한 대형 땅거북 이야기에 푹 빠져서 여기에도 갈라파고스제도가 또 나온다고 완전 좋아하더라구요.^^
생물의 유연성(類緣性)은 여전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러번 과천과학관과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봤던 손 뼈 그림이라 그런지 익숙하다고 예전과 달리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어린이를 위한 종의 기원>에서는 <종의 기원> 이후 많은 과학자가 연구를 거듭하여 다윈의 생각 중 잘못되었다고 밝힌 최신 과학 정보도 따로 싣고 있고, 진화에 대한 오해도 차근차근 밝혀줘서 더욱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유전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똘망군이 했었던 "원숭이가 인류의 조상인가?"라는 질문도 다루고 있어서 똘망군이 이 책을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어린이를 위한 종의 기원>은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추천도서지만, 똘망군처럼 과학 중 생물에 특히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