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이 필요해! 아이세움 저학년문고 5
임정자 지음, 이선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30년 전에는 초등학생인 제가 읽을만한 책이 많지 않았네요.
조금 더 큰 후에는 추리소설과 의학 스릴러물에 푹 빠져서 편독을 하느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문학소녀와 거리가 멀었구요.
그런데 요즘은 정말 좋은 초등저학년추천도서가 많아서 똘망군이 부럽기까지 한대요!
특히 교과서 수록도서 <내 동생 싸게 팔아요>와 <고슴도치 우리 엄마>처럼 재미있는 책을 많이 지은 임정자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제 나이도 잊은 채 '맞아, 맞아! 나도 이럴 떄가 있었어~'라고 이야기 속에 푹 빠져 들게 되네요.
오늘 소개하려는 <내 편이 필요해!>는 임정자 작가님의 신작으로 어제 저희집에 도착한 따끈따끈한 책인데, 집에 오자마자 똘망군과 서로 읽겠다고 쟁탈전(?)까지 벌일 정도로 정말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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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공개수업 및 학부모총회에 갔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팜플렛을 한 장 씩 나눠 주셨는데요.
다들 초등학교 2학년이 되니 학업에 대한 고민 다음으로 학교생활, 특히 친구 만들기에 대한 엄마들의 고민에 대한 답이 적혀 있었네요.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친구 만들기에 관심을 갖지 않는 아이도 많고, 혼자 노는 아이가 무조건 잘못 된 것은 아니니 지켜보면서 왜 혼자 노는 지에 대해서 살펴보는게 중요하다는 글이었는데, 그 글을 읽고 똘망군의 친구 관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덜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아직도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고민이 많다면 재치있는 입담으로 아이들의 친구 관계를 풀어낸 임정자 작가 신작 <내 편이 필요해!>를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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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필요해!>의 주인공 하라는 6살 때 엄마가 할아버지에게 잠깐만 맡아 달라고 부탁한 뒤 떠나서 할아버지 손에서 크며 가족의 부재 속에서 자라요.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아직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학습장애에,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서 씻지 않으니 머릿니까지 달고 다녀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죠.
그런 하라지만,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에 가서 승민 샘을 만나 사진을 찍히는 것도 좋아하고, 승민샘이 들려주는 책을 보고, 간식을 먹는 시간은 더더욱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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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기다리던 간식시간이 되었는데, 하라의 어깨에 머릿니가 하나 툭 떨어지고 아이들은 더더욱 하라가 지저분하다면서 따돌림을 하네요.
그리고 그 날, 집에 돌아온 하라에게 "나는 하라 편이야!"라고 외치는 머릿 속 육발장군이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처음에 똘망군이 이 책을 읽을 때는 슬쩍 들여다보면서 '육발장군이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머릿니의 대장(?)이었네요.ㅋ
그런데 삽화가 얼마나 유머러스한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머릿니를 아주 유쾌하게 그려내서 한번도 머릿니를 만나보지 못한 아이들도 겁먹지 않고 읽을 수 있게 도와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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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자기에게 관심없는 할아버지도, 매일 학교생활을 힘들게 하는 반 아이들의 따돌림도, 그리고 담임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하라의 시선에서 담임선생님 이야기는 없는 것을 보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 생활 속에서 하라를 조용히 도와주는 건 반친구 성은이 뿐이에요.
성은이도 조부모님과 아빠, 그리고 여동생 정은이와 사는데, 할머니가 아프시다고 집안일도 척척 해내는 소녀가장인데 아이들은 아무도 성은이를 무시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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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머릿니 사건으로 아이들의 따돌림은 더욱 심해지고, 하라의 머릿 속 육발장군은 기세등등하면서 네 편은 나 뿐이라고 하라를 힘들게 해요.
도서관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떠돌던 하라에게 도서관 승민 샘이 찾아와서 같이 가서 연극 준비하자고 특별히 오늘 간식은 치킨이라고 알려주자 하라는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서요.
그런데 연극에서 원래 호랑이는 성은이 혼자였는데, 성은이가 호랑이 두마리하면 된다고 하라를 끼어준거에요.
그리고 치킨 먹고 나서 공기놀이를 할 때도 은근슬쩍 하라를 끼어서 함께 놀며 친구 만들기를 힘들어하는 하라를 도와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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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늘 놀이터에서 놀다가 대판 싸우고 "엄마, 나 쟤랑 다신 안 놀아!"라면서 씩씩거리고 집에 왔다가도 다음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친구가 놀자는 말에 뒤도 안 돌아보고 놀이터로 뛰어 나가는 똘망군의 시선에서는 여자친구들의 짝만들기가 조금 이해가 안가는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매년 학기 초마다 "엄마, 우리 반에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어."라고 풀이 죽어 있던 똘망군의 모습이 어쩌면 하라의 모습과 조금 닮은 면이 있는 듯 싶어서 읽어보라고 했는데, 성은이가 무심한 듯 하라를 챙기는 모습에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면서 자기 주변의 성은이가 누굴까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책 속에서 성은이가 하라를 아이들 따돌림 속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장면이 있었다면 좀 더 해피엔딩이 되었을 것 같지만, 사실 현실 속에서 그렇게까지 나서주는 친구는 보기 힘든 것 같아요.
대신 아이들이 대놓고 하라를 괴롭힐 때도 담담하게 "이 처음 보냐? 그냥 떡볶이나 먹어.", 다들 하라를 흉볼 때도 "남 애기 그만하고 먹기나 해." 등 조용히 차단해주는 성은이 덕분에 더 길게 따돌림이 지속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듯 싶어서 정말 다행이다 안심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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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에서도, 성은이가 동생 정은이와 함께 목욕을 하러 가다 하라를 만나는 장면에서도 담담하게 함께 씻으러 가자고, 머릿니전용샴푸도 같이 쓰면 된다고 쿨하게 말해주는 성은이의 모습에서 왠지 엄마 눈에는 막 광채가 나는 듯 싶네요.ㅎ
똘망군 주변에도 저런 친구가 딱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도 함께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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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저학년추천도서로 딱 좋은 미래엔 아이세움 저학년문고는 책을 읽고 난 후 간단히 독후활동을 즐길 수 있게 독후활동 카드가 들어 있어요.
내용이해/사고확장/표현/부모님과 함께 네가지로 나뉘어서 독후활동이 진행되는데, 똘망군이 요즘 학교에서 일기쓰기를 거의 매일 하는 터라 '표현' 영역은 하고 싶지 않다고 우겨서 빼고 진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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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확장'에서 여러분에게도 '내 편'이 있나요? 누구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써 봐요. 라는 문제에 대해 '엄마, 나는 자식이니까.'라고 쓴 똘망군.
웃기기도 하지만 학교생활에서 내 편이라고 부를 친구 만들기가 아직 안된 건가 싶어서 엄마의 머릿 속은 복잡해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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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책읽기 후 함께 침대에 누워 불을 끄고 도란도란 똘망군의 학교생활 이야기, 친구 이야기, 아파트 친구 이야기 등을 하다보니 평소보다 좀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네요.
그래도 다른 초등 저학년 남자아이보다는 학교나 친구 이야기를 자주 하는 똘망군이긴 하지만, 여전히 제가 잘 모르는 일도 많이 있더라구요.^^;;;
특히,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형이랑 누나가 놀이터에서 골목대장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 편가르기, 같은 아파트가 아니면 놀이터에 못 오게 이방인 낙인찍기 등을 자행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깜놀!
그래서 요즘 똘망군이 놀이터 나가기 싫어했구나 싶어서 뒤늦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대신 내일부터는 놀이터 죽순이가 된 초롱양과 함께 같이 나가서 대놓고 아이들 놀이에 끼어들진 못하겠지만 든든한 내 편이 뒤에 있다는 안정감을 주기로 약속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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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임정자 작가님의 신작 <내 편이 필요해!> 덕분에 똘망군과 불 끄고 침대에 누워서 무려 1시간을 수다떨었더라구요.ㅎ
조금 더 크면 아빠엄마보다는 친구가 최고라면서 진짜 내 편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겠지만, 그때까진 오늘처럼 수다떨면서 학교생활 이야기, 친구 만들기 이야기 함께 주고받으면 좋겠네요!
글자가 큼직해서 읽기도 편하고, 삽화도 재미있는 초등저학년추천도서 <내 편이 필요해!> 초등 1,2학년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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