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귀 아이세움 저학년문고 4
선자은 지음, 윤태규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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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초등학교 입학실날, 똘망군이 제 손을 꼭 잡고 속상한듯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엄마, 아는 아이가 한 명도 없어. 나만 친구가 없나봐.ㅠㅠ"
6살 겨울, 이사를 하면서 3년간 다닌 어린이집도 옮기고, 7살을 새로 뽑는 유치원도 없어서 집에서 먼 곳으로 다니다보니 같은 초등학교로 배정이 된 친구가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나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다들 다른 반이라서 똘망군이 친구가 없다고 엄청 힘들어하던 기억이 나네요.
해가 바뀌고 2학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친한 친구는 없다고 매일 투정부리는 아들~
그런 아들을 위해서 같은 반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놀이터에서 모임도 갖고, 아들이 같은 반 친구이든, 방과후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든, 누군가 데려오면 집에서 실컷 놀게 해줬더니 조금씩 친구관계에 대해서 안정적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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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친구관계가 꼭 매일 만난다고해서, 매일 함께 노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저절로 쌓이는 것은 아니잖아요~
서로 간에 다름을 깨닫고, 조금씩 자신의 것을 양보할 줄도 알고, 서로 간에 비밀공유도 하면서 조금씩 쌓이는게 우정 아닐까 싶은데요.
슬슬 친구관계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한 권 있어요.
바로 저학년추천도서 아이세움 저학년문고 04 <화장실 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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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여리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겁도 많고 소심한 성격이라 평소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해요.
어릴 적부터 죽마고우인 현서는 항상 똑똑하고 당차서 여리는 부럽지만 단 하나 뿐인 친구가 자기를 떠날까봐 걱정되서 말을 편하게 늘어놓진 않아요.
그런데 어느 날, 친오빠는 여리에게 학교 음악실 앞 화장실에 귀신이 산다고 알려줘요.
그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학교에서 화장실 가기가 두려워진 여리~ 하지만 학교 등교길에 화장실이 급해서 어쩔 수 없이 오빠가 말한 화장실에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화장실 귀'를 만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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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화장실 귀는 자기는 귀신이 아니라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요~
자기랑 나누는 이야기는 밖에서는 들리지 않는다고 하면서 여리를 달래고, 여리는 처음에는 그런 화장실 귀가 무서워서 음악실 근처에도 오지 않다가 하나 둘 자기만 아는 비밀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전래동화 한 구절이 머릿속에 막 떠오르듯 조금씩 마음에 쌓아둔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니 여리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신도 이렇게 말을 잘 할 수 있구나 깜짝 놀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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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여리가 화장실 귀에게만 하던 이야기들이 실제 소문으로 아이들 사이에 퍼지게 되고, 죽마고우 현서랑 여리만 알던 비밀 역시 다 탄로나죠.
이 일로 현서는 여리에게 절교를 선언하고 여리는 화장실 귀를 의심하면서 너무 힘들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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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평소 여리를 괴롭히던 같은 반 친구 우진이가 화장실 앞에서 축구연습을 하다가 여리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퍼뜨린거죠!
그래도 그 일로 인해 현서와 여리가 절교까지 하고나니 미안해져서 여리와 현서에게 사과를 하고 둘은 다시 절친으로 돌아가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참, 화장실 귀가 있던 음악실 앞 화장실은 철거되고, 과연 화장실 귀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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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상물정 다 알아버린 엄마 입장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서로 오해해서 절교까지 했는데 저렇게 사과 한번으로 화해하는게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드네요.ㅋ
그래도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 9살이라 그런지 똘망군도 어제 놀이터에서 놀다가 심하게 싸워도 오늘은 또 하하호호 웃으면서 노는걸 보니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금새 풀리고 친구관계를 형성하나보네요.^^

 

암튼 학기 초에 공개수업에 갔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나눠주신 프린트물을 보니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특별한 절친 없이 두루 사귀는 시기라고 하더라고요.
아이 성격상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아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만 다른 아이와 함께 놀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다른 아이들과 자주 다퉈서 함께 놀지 못하는 것이라면 부모님의 개입이 조금 필요하다고 쓰여 있던게 생각나네요.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하더라도 저학년추천도서 <화장실 귀>같은 인성동화를 읽고나서 실제 자기 상황에 비춰서 이야기를 나눠본다면 친구관계 고민은 더 이상 없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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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이세움 저학년문고는 초등 저학년추천도서답게 책을 읽고나서 진행하면 좋을 독후활동카드가 들어 있어요.
요즘 학교에서 인성을 강조하다보니 단순히 내용이해로만 끝나는 독후활동이 아니라 사고확장에서 여리처럼 친구를 오해하거나 싸운 일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에 대해 적어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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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시로 책의 감상을 적어보는 시간도 있는데 쓰기 싫어해서 관둘까 하다가 짧게라도 적어보라고 하니깐 정말 짧은 4줄짜리 동시로 끝~ㅎ
그래도 읽어보니 내용이해는 완벽하게 한 듯 싶어요.ㅋ
다만 책 내용은 해피엔딩인데, 똘망군의 동시는 오해가 그대로 쌓여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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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 코너를 보니 전에 똘망군이 재미있게 읽었던 <화장실에서 3년>과 <학교가 살아 있다!>처럼 화장실, 귀신, 학교, 비밀과 관련된 책을 찾아서 더 읽어보라고 확장독서를 제안하네요.^^
요즘 똘망군이 학습만화에 빠져서 우리말책 읽기를 조금씩 소홀히 하고 있었는데, 이런 주제식 독서 접근이 참 마음에 드네요.^^
간만에 아들 손 잡고 도서관에 가서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한번 골라서 읽어보자고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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