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좋다
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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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있으면 뭐가 좋을까 

목욕탕 같이 가면 서로 등 밀어 줘서 좋고 

내가 하는 일 자기도 해 보겠다고 나설 때 마다 조금의 귀찮음과 동시에 생기는 흐뭇함 

백화점에서 분홍색 옷 원도 없이 사 볼거야

단발머리 하얀 얼굴 여자 아이 지나칠 적마다 '딸 낳으면 꼭 단발머리 해 줄거야 ' 했었지 

내 딸아이와 똑같은 치마를 입고 시장에도 가고  막대사탕도 입안에서 도올돌 굴려도 보고..  

십팔개월 반만에 걸음마를 해서 엄마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도 꼭 말해줄거야 나중에.. 

고고 기글스 비디오를 엄청 좋아했으며 우리말도 하기전에 영어를 흥얼거려서 

나를 감동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던 내 딸아....    

너를 낳으면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 이렇듯 참 많았었는데  

나의 게으름으로,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그게 그리 말처럼 쉽지 않더구나  그래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자꾸만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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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탄실이 - 나의 눈이 되어 준 눈높이 어린이 문고 44
고정욱 지음, 김동성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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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많아지면 눈물도 많아진다 했던가 

나이값 못하게 왜 자꾸 동화를 읽다 울게 되는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안개처럼 가슴을 아득하게  

하더니 주인공들은 끝내 나를 울려버렸다. 

  이 책은 시각 장애인 소녀 예나와 안내견 탄실이의 이야기이다. 

안내견이 되기 위해 탄실이가 버려야 했던 엄마라는 이름... 가정을 이루어 다복하게 살고 

싶다는 꿈이 무너져 버려 방황하는 탄실이... 

녹내장때문에 시각 장애인이 되어버린 예나 역시 자신의 꿈인 화가를 포기해야 했다. 

   

시각 장애인들이 데리고 다니는  안내견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별 생각없이 봐왔던 

그 개들이 안내견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훈련을 받아야 하고 인간처럼 중요한 것을 포기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애완견과는 달리 안내견은 함부로 쓰다듬어도 안되고 

먹이를 주는 것도 안된다. 주인이 누군지 몰라 헷갈려 한다는 중요한 사실도 알게 되었다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되어 눈앞이 한 길 어둠이었을 예나.. 화가의 꿈은 포기했지만 

자기처럼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는다. 끝으로 

탄실이와 예나는 5킬로미터 마라톤에 출전하게 된다.  연습도 더러 했지만 실제 탄실이와 

달리는 길은 쉽지 않다.  끝내

탄실이와 예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 자기 자신을 이겼음을 알고 가슴벅차 한다 

 

 자기가 처한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꿈을 찾으려 애를 쓰는 예나의 모습은  

참 눈물겨웠다. 자기가 원하던 삶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을 위해 산다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가슴 벅차고 행복한 일이라는 걸 깨닫는 안내견 탄실이... 

이제 길에서 마주치는 애완견이 예사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의 희생으로 

앞이 캄캄한 사람들에게 눈이 되고 길이되고 희망이 되기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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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5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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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난 '무녀리'라는 말의 뜻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무녀리 - 한배 새끼 가운데에서 맨 먼저 태어난 새끼, 너무 작고 약해서 제 구실을 못한다 

그래서 주인들은 태어나자 마자 무녀리로 태어난 돼지를 대부분 죽여버린다.  

 

돼지 윌버도 이런 무녀리였다. 태어나자 마자 눈도 뜨기 전에 죽을 운명에 처해졌으나  

주인집 딸 펀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게 된다. 펀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이제 어엿한 

돼지가 된 윌버.. .  맛있는 먹이와 좋은 잠자리.. 돼지로서는   세상 부러울 것 없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펀의 관심사가 자기에게서 남자친구에게로 옮겨질 무렵 

윌버는 거미 샬롯을 만나게 된다. 같은 헛간에서 살고 있었지만 평소에는 별로 관심두지 

않았던 샬롯.. 크리스마스 날 햄으로 만들어질 윌버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는 등.. 사람들의 

한끼 식사로 죽임을 당할 친구 윌버의 불안감과 초조함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그를 그 위기에서 구해내려고 갖은 머리를 다 짜낸다.  여러번 생사의 기로에서 돼지 윌버를  

구해낸 샬롯.. 그러나정작 제 목숨이 사그라들고 있는 것도 모른다. 자기 알들을 윌버에게 

부탁하고 눈을 감는다. 혼자 남겨진 윌버는 샬롯의 알들을 지키기 위해 헛간 안의 다른 

동물들에게 자신의 먹이를 양보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태어난 거미새끼들에게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너희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말해주게 된다 

 

   친구의 아픔을 보고도 눈을 감아버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내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혹 내게 엉겨 붙을까하는 두려움 등의 이유로 말이다. 우정이라는게 사람의 영혼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끼게 된다.  엄마의 입원으로 지쳐서 병실 문 밖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친구 옆에 같이 쭈그리고 앉아 있어 주는 것.. 그것이 참다운 우정이라는 걸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걸을 힘도 없어 병실 앞에 앉아 있는 친구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우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친구가 앉은 옆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 주는 것 .. 

그것이 친구에게 더한 위로가 되리라..  더불어 나는 어떤 친구인가를 되묻게 된다 

친구의 친절을 받기만 원하는 건 아닌지.. 내 마음을 먼저 내 보이기가 두려운 건 아닌지.. 

내가 먼저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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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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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입부에는 그저그랬는데 뒤로 갈수록 재미가 있고 빨려들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세 도깨비가 현대판 선비와의 내기를 위해 해답을 찾다가 책읽는 재미에 빠져드는 장면에선 

참 흐뭇햇다  세종대왕의 부탁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서점을 찾아가는 모습,

 도서관 꼭대기에 도깨비가 살 수 있도록 집을 마련해주고 

도서관 이름도 '책 읽는 도깨비'로 명명한 선비의 배려..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하나도 새로울 것 없는 도깨비를 내세워 이렇게 색다른 책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책 속에서 진리를 찾아가는 도깨비들을 통해 독서가 왜 필요한지 어떤 점이 좋은지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느끼게 해줘서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었다

 '책 읽는 도깨비' 도서관에 나도 가보고 싶다  옆에 아무도 없지만 왠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때

누린내가 날 때, 책장이 저 혼자 스르르 움직일 때 도깨비들이 내옆에 앉아 책을 읽고 있구나.. 

싶으면 왠지 자꾸 가보고 싶지 않을까.. 

   글 초반에 잘 나와 있지만, 도깨비들이 가진 돈들이 잔린고비 영감의 돈을 훔친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서관을 건립하는 좋은 곳에 쓰여지긴 했지만 그 돈은 정당하지 못한 돈임에 

틀림없다. 혹시 우리 아이들이 좋은 곳에 쓰여지면 어떤 식으로 돈을 벌어도 괜찮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구두쇠 영감의 뒷방에 숨겨진 돈들이 더 나은 건설적인 방향으로 

쓰여지는  것이 좋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도둑질이 정당화 될 수는 없는 법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과 연계하여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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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네 집 꽃밭 민들레 그림책 2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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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오소리 아줌마가 데굴데굴 날려 가다가 

어느 학교 운동장 둘레에 예쁜 꽃밭을 발견하고서 집에 돌아가 오소리 아저씨와 함께 

꽃밭을 가꾸기로 했어요. 오소리 아저씨가 괭이로 밭을 일구는 곳곳에 패랭이꽃, 잔대꽃,용담꽃,  

들이 피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요.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오소리네 주위에는 

예쁜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더군요 덤으로 겨울이면 하얀 눈꽃까지... 

 

 있는 그대로의 정원이 얼마나 훌륭한지..  

  일본식 정원이나 유럽식 정원처럼 많은 돈 들이지 않아도 

자연과 벗 할 수 있음을 우리 조상들은 일찍부터 잘 알고 있었죠 

  요즘 미국 버몬트 주의 타샤 할머니의 자연주의 정원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알고보면 자연주의 정원- 일부러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정원을 말하잖아요  

여기 오소리네 집 주위에 지천으로 펼쳐진 야생화 꽃밭이 아마 같은 개념이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힘.. 미처 몰랐던 걸 깨우치게 하는 힘.. 

이것이 권정생 선생님 동화의 매력이 아닐까요 

책 제일 첫장을 넘기면 메모식으로 흘려놓은 오소리의 특성.. 정승각 그림작가의 서비스...

불투명 수채화 같은 그림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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