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자위가 빨갛게 짓무른 저녁을 눕히고

산이 말없이 어두워지는 시간,

어떤 이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어떤 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노을을 바라보기도 하겠지요.

밥벌이의 고단함도

하루 왼 종일 들끓던 마음도

잠시 멈추고

이제는 허리 펴고 쉬어도 된다...

다리 뻗고 누워도 된다...

신이 우리들에게 하시는 ‘허락’ 같아서

산 넘어 사라져 가는 노을을

단단한 그 무엇으로 그림처럼 고정시켜놓고

나는 자꾸,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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