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 야트막한 산이 있습니다. 걸어서 올라도 삼십분이면 충분하지요.
그 작은 산에도 여러 생명들이 목숨줄을 의지해 삽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하루 왼종일
조잘대는 작은 새들이며 한번 씩 푸드득 날아 올라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꿩이며 딱딱딱
나무 찍는 소리는 나지만 아무리 찾아도 찾기 힘든 딱따구리... 꽝 마른 상수리나무,
열매를 쪼아먹는 새들 때문에 늘 발 밑이 새까만 쥐똥나무, 추운 줄도 모르고 빼꼼 고개 내밀
었다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개나리 노란 꽃망울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얼마전 부터는 주머니에 쪼개진 콩을 한웅큼씩 넣고 산길을 걷습니다. 길을 걷다가
양지 바른 쪽, 새들이 잘 모여 놀 것 같은 곳에 콩을 뿌려줍니다. 새들도 없는데
"꼬꼬야 먹어라" 꼭 한마디 말도 곁들입니다.
그렇게 뿌려놓은 콩을 그 다음날 먹었나? 안먹었나? 확인해보는 것.... 그것도 산길을
걷는 내내 작은 즐거움이 되더군요
이제 그만 날이 풀렸으면 합니다. 그래서 산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이 덜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