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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만약...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12
존 버닝햄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9월
평점 :
''만약에... 물고기가 널 한입에 꿀꺽 삼키려 한다면.....''
이 부분만 되면 딸애는 이불을 뒤집어 쓴다. 두 눈만 쏙 내놓고서는 자기는 절대 물고기 밥이
아니라고 물고기에게 말 좀 해달란다.
'만약에... '라는 글로 시작하는 이 책 내용은 어른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이요
말 같지 않는 소리로 일축해 버릴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코뿔소 엉덩이 밑에 내가 깔린다면..
타고 다닐 수 있는 돼지나 책 읽어 주는 코알라를 갖게 된다면? 등 개구쟁이들의 기발한 상상
들을 작가는 죄다 모아 한권의 책으로 펼쳐 놓았다.
세상의 모든 발명과 발견은 첨엔 이렇게 엉뚱한 생각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지금도 아들은 옆에서 내게 묻는다. "엄마, 지구의 땅 전부 엄마가 가진다면 뭘 하실거예요"
"제발 그런 것 좀 묻지마라"며 아들의 말을 일축해 버리는 나.
이성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것- 그것이 상상력인 것임을 잘 알면서도
아이들 엉뚱함 때문에 성가실 때가 많다. 나의 이런 행동들이 내 아이의 상상력을 뭉개버리는
데 한몫을 하는 데도 말이다. 나도 좋은 엄마는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