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이긴 날 문학동네 동시집 1
김은영 지음, 박형진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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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늦는 날이면 

   동생과 둘이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 

  

   마른 멸치를 넣고 

   물을 끓인 다음 

   달걀을 풀고 

   끓여서 먹는다 

 

   동생은 

   뜨겁고 매운 라면을 

   밥그릇에 얹어 먹으며  

   누나는 라면 박사야 한다 

 

   동생은 모른다 

   엄마가 끓여 주던 대로 

   내가 흉내내어 끓인다는 것을 

 

   엄마 떠난 뒤 

   나는 라면 박사가 되었다. 

                                                          p.57 <라면 박사> 전문 

       <선생님을 이긴 날> 동시집에는 유독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녹아있다. 엄마가 집에 

안 계시고부터 찌개를 먹어면서도, 라면을 끓이면서도, 할머니의 울음속에서도, 엄마 대신 하 

시는 아빠의 잔소리 속에서도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고 자꾸 눈물이 난다. 어느날 부터 엄마대신 

엄마의 흉내를 내며 동생에게 라면을 끓여주며 '라면 박사'가 되어 버렸다. 

  '엄마', 인간이 태어나면서 제일 먼저 배우는 말이랬지.  가만히 있어도 불러보면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말... 머리가 굵어지면서는 안 보면 걱정되고 보면 그 초라해져가는 모습에 화가나는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억겁의 인연으로 만난 사람 '엄마'  제발 돌아와줘요 예전 그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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