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김용택 동시집
김용택 동시집, 이혜란 그림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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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동시집이다. 앞서 읽었던 <콩, 너는 죽었다>가 기교면에서 아주 살짝

기성 시인 냄새가  났다면 이번 <너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아이들에게 완전 동화된 느낌이 

든다. 읽는 내내 아이들의 보드라운 마음결이 소록소록 배어나오는 듯 하다. 

 

오늘은 밤에 학예회를 했다. 

그런데 

할머니도 아빠도 안 왔다. 

할머니는 콩 타작하느라 안 오고 

아빠는 밤에도 공사 일 하느라 안 왔다. 

강욱이는 할머니도 오고 

엄마도 오고 

아빠도 오는데, 

나는 한 명도 안 왔다. 

연습을 하다가 눈물이 나와  

수돗가에 가서 세수를 하며 

혼자 울었다. 

          -중  략-  

선생님이 나를 꼭 껴안았다. 

선생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다가 

눈물을 닦으며 선생님을 봤더니, 

선생님도 운다. 

나는 더 슬퍼져서 

선생님을 꼭 껴안고 크게 울었다. 

우리 둘이 울었다. 

                                                          p.76  <선생님도 울었다> 

      이 동시를 읽는  행간 곳곳에서 나의 유년시절이 떠 올라 가슴이 뭉클했었다.  초등학 교

  입학식때에도 막내동생 낳는 바람에 옆집 친구 엄마따라 학교엘 갔었다. 엄만 가을 운동회에도 

  점심 때맞춰 오셔서 밥만 먹여놓고는 내 손에 백원짜리 하나 손에 쥐어주고는 얼른 들일하러 

 가셨지. 오후에 내가 참가한 행사가 많았었는데 엄마가 없다고 생각하니 달리기며, 매스게임 

 이며 이런 것들이 다 시들했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동시속에 아이는 선생님이 꼭 안아주셔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누군가 내 옆에서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싶으면 서러운 

 흐느낌끝에 살짝 웃을 수 있지 않을까. 나이 사십이 다 되어 괜히 눈물을 찔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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